행복 I
(아버지와 아들)
땀을 뻘뻘 흘리며 늦게까지 일하는 환경미화원 아저씨 곁으로 소년이 다가왔다.
“어떻게 왔어?”
“배달 나왔어요. 아버지, 이것좀 잡쑤고 하세요.” 아들이 내민 것은 피자 한판이 었다.
“나 - 생각없어”
“아니에요 아빠 드리려고 하나 더 해온 거란 말이에요.”
아버지는 대답대신 뒤굽이 다 해져 너덜거린 자식의 신발을 바라보고 한숨을 뱉더니
“정말이니? 고맙다.”
아들은 피자 한쪽을 아버지와 씹으면서 처음으로 효도가 이런 거구나 하면서 뿌듯해 했다.
돌아가면 하루 종일 호통만 치는 지배인이 쥐꼬리 월급에서 반품을 제할 생각도 났지만….
“애야, 오토바이 쌩쌩 달리지 말고오.”
“조심 할께요.” 아들은 오랜만에 아버지 입김에서 나오는 치즈향에 혼자서 해죽거리며
다시 멀어져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