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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에 월백하고.

권혁민 2 775
오늘은 거래처를 들러 일을 모두 마치고 바로 근처에 위치하고 있는 그 배밭을 다시 찾았다.

여전히 부지런한 주인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들을 만나 인사하고 노래를 듣고 잘 익은 작년배를 좀 사가려하니 설날에 모두 팔았다고 한다.

대신 배즙을 한상자 사서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 저녁을 먹고 사 온 배즙을 한봉 따서 한 모금 쭈-욱 들이켜 본다.

1년전의 그리움이 배즙의 달콤함으로 내 혀끝으로 알알이 느껴 지는데.........


(1년전 회상)

내가 매주 월요일이면 가서 배우는 성악반에는 환갑을 훨씬 넘긴 여사님도 한분 계시고

이제 막 결혼한 미혼같은 처자도 있었다.

어느날.

점심을 먹으러 가는 내 차 안에서 배꽃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오고 그 여사님께서 다정가 (이 조년시)

를 낭송하기에 이르고..........

梨花(이화)에 月白(월백)하고 銀漢(은한)이 三更(삼경)인 제.
一枝春心(일지춘심)을 子規(자규)야 알냐마난.
多情(다정)도 병인 양하여. 잠 못 드러 하노라.

그래서 난

그 여사를 위해 아주 특별한 이벤트를 기획하게 되는데.....



*******일명/배꽃 아래에서 노래수업.*********


하얀 배꽃이 만개한 과수원에서 피아노 대신 전자 오르간을 놓고 깎은 배를

예쁘게 한상 차리고 따스한 차를 한잔씩 서로 나누며 4월을 노래 한다.

목련꽃을 노래하고 모란꽃을 노래한다.


주인 할아버지와 할머니께는 구면이 있어 쉽게 배밭에서 노래 하는 것을 허락을 받았고

혹시 비가 올 날을 대비해서 과수원 옆에 카페까정 사전에 교섭 해놓는 치밀함까지도 보였다.

드디어 4월 중순경(4/20).

그날은 배꽃은 만개하여 과수원을 온통 하얗게 뒤 덮었다.

그러나 황사가 너무 심해서 과수원 배꽃 아래서는 못 부르고 바로 옆 카페에서 노래를 대신 불러

야만 했다.

올 4월에는 나는 섬진강가에서 아마도 "섬진강" 부르고 있을게다.

내일에는

그 여사님께 전화라도 한통 드려서 섬진강에 같이 가자고 기별을 넣어 볼까?

새로운 추억의 노래를 한번 더 불러 보자고 권해 봐야지.

(부천 남동구청 지나 소래방향으로 3~400미터 우측에 배밭이 하나 있지요.그 옆에 "향수"라는 카페도 하나 있지요.)








2 Comments
바 위 2007.02.23 02:36  
  哀告 要 ~


봄 紅顔 너무고와 자꾸 만 보자나니

순이가 보이누나 그 음성 보고싶다

이제는 불러도 애달퍼 솔바람에 물으리라


고맙습니다...
노을 2007.02.23 13:30  
  그 배밭에 가고 싶다....
권혁민님은 이벤트의 대가이신 것 같아요.
주위 사람들이 얼마나 즐거우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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