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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의 단상

장미숙 4 780
사과의 단상
- 장미숙(초원)

줄어드는 식구에 먹새도 줄었다
나무상자 구석에 쭈그러진
사과 하나를 깎아 보았다
온 몸에 주름이 깊어가도록
얼거나 상하지 않고
자신을 지켜냄이 기특하다
시드른 사과는 싱그러움은 사라졌어도
단맛과 과향이 더욱 깊다
사과를 먹는 동안
풋풋한 소녀의 얼굴
영근 눈빛을 떠올린다
꿈을 불어 띄우던
빨간 풍선이 날아간다
주름진 얼굴 그윽한 눈빛에
배어든 우주의 향기가
수분 거둔 사과에서도 물씬 풍긴다
자신을 적절하게 소진하면서
썩지 않은 사과의 살
잘 늙어 가는 사람의 속을 닮았다.

(2006년 4월호 문예사조 연재시)
4 Comments
송인자 2006.05.06 08:25  
  반갑습니다.^^
저도 문예사조를 통해서 등단했답니다.
수분 말라버린 사과의 새큼 달짝지근한 향과
인생에 대한 관조가 느껴지는 좋은 시군요.
감사합니다. ^^
장미숙 2006.05.06 12:42  
  송인자선생님! 이렇게 반가울수가..
왠지 낯이 익다 생각되었거든요~
글로라도 이렇게 자주 뵙자구요.
정말 감사해요~~
자 연 2006.05.06 18:40  
  선생님
그 너그러운 사과맘을
챙겨 주심이 너무 곱소이다


고맙습니다 ~~~
장미숙 2006.05.09 11:24  
  자연선생님!
눈길에서 벗어나 있는 소재들을 찾아
살려주는 작업에 힘을 실고 싶습니다.
늘 좋은 마음으로 감상해 주시니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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