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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바다
사은
(211.♡.192.199)
자유게시
1
870
2003.11.11 01:37
침묵(沈默)의 바다 / 사은
내가 얼마나 낮아저야 당신의
그 자리에 닿을 수 있을까요
고요한 새벽 바다ㅡ
당신 앞에 말없이 앉았어도
바람 소리만 내 귓전에서
세월을 호흡하듯 윙 윙 거리네요
내 맘이 얼마만큼 고요해져야
당신의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요
예배당에 홀로 앉아 묵상하는
침묵의 바다 위로ㅡ
모래 같은 상념의 먼지들만 아픔처럼
서투른 나의 묵상의 자리에 쌓이네요
내가 얼마만큼 당신의 침묵 속으로
침전(沈澱)해야
당신을 닮은 조약돌이 될 수 있을까요
나는 지금 침묵의 깊은 바다에서
당신의 순수(純粹)를 호흡하고 싶어요
찰거머리 같은 성난 파도에 닳고닳아서
나는 조약돌처럼,
당신의 침묵 속으로 자꾸만 안기고 싶어요.
2002년 늘 푸른 제주에서 謝/恩/金/光/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