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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가 잘 어울리는 예술가.

권혁민 6 883
이분만큼 모자가 잘 어울리는 분이 또 계실까?

KBS홀에서도,
대전 예술의 전당에서도,
서울시내 지하다방에서도,

항상 자그마한 중절모자를 쓰고 계신 단아한 모습.
아무리 찾아봐도 흐트러짐을 발견 할 수가 없다.
그리운 금강산,압해도,추억,영혼의 바다,천년의 그리움등 주옥같은 가곡을
작곡하신 최영섭선생님.

그분을 월요일 저녁시간에 서울의 한복판에서 정우동님과 함께 만났다.
9월달 가곡교실의 초대 작곡가로 선정되어 그분의 곡중에서 어떤 곡을?
어떤 성악가들이 초대? 사전에 만나 서로의 의견을 조율하는 예비모임이었다.
이번 달은 아무래도 추석 명절이 함께하는 달이기에 4째주 월요일이 아닌 세째주 월요일(9/17)에 열린다.
한해가 다 지나 갈수록 원로 작곡가님들의 연세가 올라가고 기력도 점점 쇠잔하여 간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그분들이 심혈을 기울려 만들어 놓으신 가곡들이 이제 막 세상에서 많이 불리워지고
그 곡들이 빛을 볼만하니 한 두분씩 먼 세상으로 떠나가시니 이는 참으로 안타깝고 애석할 노릇이다.

선생님의 말씀중에서-

-가곡의 산증인이랄수 있는 정말 몇분들(김규환,김동진,김연준)을 빼놓고 어느 모임에 내가 행여라도 나타나면 이젠 최고 원로 대우를 받으신다고.
-그분들이 그나마라도 의식이 살아있고 거동이 가능할 그때 한번이라도 더 모셔다가
음악회나 연주회를 함이 좋을성 싶은데.....
-난,괜찮아요.일부러 객석을 꽉 채우려고 억지 관중동원일랑은 아예 하지 마세요.있으면 있는대로 오면 오는대로 합시다.그딴거 이젠 다 필요없어요.그냥 나의 노래가 좋아서 오는 사람이라면 그것으로 난 만족해요.난 충분히 행복하답니다.

선생님을 모시고 깡된장집으로 가서 선생님께서는 해물된장을 정우동님과 전 깡된장을
맛있게 비벼 먹으며 모자를 벗으신 님의 얼굴을 보았다.

하얀 서리가 내린 겨울 금강산 봉우리다.
너무나 맑아서 밑이 다 훤이 다 들여 보이는 구룡폭포밑이다.
그래도 연신 싱글벙글 미소를 지어주시고
목소리의 톤은 항상 반음쯤 들떠 있으니 만년소년이시다.
그 음성은 언제들어도 좋은 정감이가는 금강산.
그산을 울리는 작은 메아리였다.

목적지까지 모셔다 드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
정우동님과 전 약속했다.

님들이 먼 곳으로 떠나시기 전에 서둘러 그분들을 한번이라도 더 모시기로 하자.
거동이 힘들면 차를 가지고 가셔 직접 모시고 오고가고 하자고.
한분씩보다 두분씩 아니면 세분씩이라도 더 모시어 보자고.

우리 곁에 항상 머물러 계실줄 알았던 고운님들.
님들은 물들면 떨어지는 가을 낙엽처럼.
맺히면 뚝뚝 떨어지는 처마끝 물방울처럼.
저리도 쉽게 날아가고 떨어지니

입맛 있을 그때 밥한끼라도 더 대접하고
밥맛 있을 그때 영광굴비라도 구워 살한점 더 올려드리고
그분들께서 만든 노래 그분들 앞에서 함불러 드리는 게

우리 내마노가 앞으로 해야할 당면과제이고, 지속적으로 해야 할 선한사업이 아닐까?
노래로 실천하는 효(孝)이고,
예술인을 대접하는 예(禮)이고,
넓은 의미에서는 충(忠)도 될거라고.

모자로 시작한 이야기가 결말이 이상하게 지어졌네요.
모자가 잘 어울리는 최영섭선생님은 작곡가시고
작시자 중에서는 여성분이 한분 더 계시지요?
그분의 성함은?
.. ... 


 
 
6 Comments
노을 2007.08.30 13:29  
  9월 내마노 가곡교실에
그 모자가 잘 어울리는 분
최영섭 선생님을 초대하신다는
이야기인지요?
해야로비 2007.08.30 13:50  
  참 고운 마음으로 긍정적으로 우리 가곡을 위해 애쓰시는 권혁민님....
정우동국장님과 늘 동행하며, 좋은 열매 맺기에 앞장서시는 님에게 같은 내마노회원으로서 감사를 드립니다.

최영섭님과 함께 모자가 잘 어울리시는 시인은....늘, 우리 가곡부르기에 오시는 이난오시인님 아니신가요?
정우동 2007.08.31 00:14  
  노을 이복희님이 바라는 대로 다음 달 9월에는
그리운 금강산이 트레이드 마크인 최영섭 선생님을 모실꺼고
해야로비 한은숙님 말대로 이난오 시인일듯 싶은데 혹
혜원 김명희 시인일수도 있다싶은데 두분 시인께서는 그냥
자기라고 생각하고 즐거우시기를 바랍니다.

그저께 만나본 최영섭선생님은 모습에서 풍기는대로
역시 紳士이셨습니다.
나같이 한미한 젊은 사람을 대접한다고 토마토쥬스를 주문하고
대금까지 먼저 지불해 놓으셨드랬습니다.
그리고 말씀중 우리가곡의 산 증인으로
위에 말한 원로작곡가 김동진 선생님들 외에도
살아 계신 분중 최고령이신 아흔 여덞 살의 김성태 선생님과
오랜 회원인 이정유님의 스승 박찬석 선생님도
선배로 대접하여 빠뜨리지 않고 깎듯이 챙겨 모셨습니다.
권혁민 사장 말마따나
최 선생님은 孝悌 禮節 忠心을 중히 여기는 한국의 선비요
우리모두가 본 받아야 할 좋은 매너를 가진 서양신사 입니다.
자 연 2007.08.31 02:43  
  세상사 도모함중 이런거사 뜻스러워
신사는 자연이고 모자는 망건이라
걸처진 가락 탄 줄기 가을빛을 타누나

일도 즐김도 취함도 아무나 몬하니
신명이 날때 한텀 올려 모두 놓으시구료
수고로움 즐겨하시니 팔자소관인줄 안다오

고맙습니다
송월당 2007.08.31 10:13  
  권혁민님 수고를 아끼지 않고 내마노를 위해 헌신하는 모습에 늘 감탄이에요.
귀한 일에 좋은 결과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행복할 9월이 기대 됩니다.
장미숙 2007.08.31 18:59  
  항상 환한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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