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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랐어요

규방아씨(민수욱) 6 750
나 예전엔 몰랐습니다
내가 힘들때
아무말없이 옆에있어주고
내가 아파할때
가만히 손잡아주던 그 따뜻한 손을...



그때의 기억이 너무나 좋아
저도 누군가 힘들어하거나 아파할때면
가만히 손잡아주는 버릇이 생겻습니다


나 예전엔 몰랐습니다
시집오고 얼마안되어서일인데
저녁날씨가 꽤나 추웠었어요
그날도 어둠이 내린 저녁이였는데
바람이 너무 심하게 불더니
온들에 비닐들을 날려버렸어요


비닐하우스안에는
작고 여린 참외넝쿨이 자라고 있는데
다 얼어죽게 생겼었지요


바람앞에 우리 인간은 정말 나약한존재랍니다
한두명으로는 어림도 없기에
너무나 처참하기에
어떤집은 아예 복구 엄두고 못내고 엉엉 이불뒤집어 쓰고 울고 있었지요


그래도 일년농사인데 망칠 수 있나요
싸워서 이기고 봐야죠
해서 일단 한곳으로 모여 힘을 모아 바람과 싸워 비닐을 덮어놓고
또 다른곳으로 옮겨 비닐을 덮고 했었는데


영하의 기온속에 바람까지 불어대었으니
머리카락은 먼지섞인 바람에 의해 강력스프레이 뿌린것 저리가라고
몸은 덜덜 떨리고
발은 얼어붙었으며
손은 곱아서 비닐을 잡을수도 없는 지경에 이르렀죠


그때 학교갔다온 시누가
새색시인 저에게 오더니
목도리를 풀어 감아주었어요.
그때의 따스함 정말 잊을수가 없음입니다


그리고 이웃에 할머니
큰 주전자에 물을 팔팔끓여 들고 나오셔서
우리 모두들에게 한잔씩 주었어요
그때의 그따뜻한 물 한모금
눈물나도록 고마웠답니다


지금 생각해봐도
나라면 그때 그상황에 그렇게 할 수 있는 지혜와 사랑이 있었을까 싶으네요


우리가 책속에서
그리고 강의를 들으면서도 참 많은 지식을 얻지만
살아가면서 얻는 아니 배우는 참 교육이야말로
나의 재산이 아닐까 합니다


어떤 상황속에서
내가 처해야 하는 말과 행동들....
오늘 저녁 그때만큼 날씨는 차갑지 않았지만
돌풍이 불어 또 비닐하우스들을 날려버렸어요


노란 참외가 추워 감기들기전에 빨리 복구하느라
온들이 차불빛으로 가득했답니다
복구작업을 하고 돌아오면서 그때 그 일들이 생각나네요
6 Comments
꽃구름언덕 2007.03.28 23:51  
  규방아씨님! 안그래도 뉴스보고
성주참외가 무사하길 원했는데 또 바람이 극성을 부렸네요.
참외감기 안들었는지 궁금해요. 하지만 늘 따뜻한 이웃들로 인해
어려움속에서도 용기를 가지게 되믈 감사해야지요.
아무일 없이 맛난 성주참외먹길 기원할께요.
Schuthopin 2007.03.29 00:20  
  규방아씨 힘내세요..
오늘 돌풍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에 규방아씨 생각이 났었는데요......
이글을 보니 찹찹하네요..
그래도 힘내시고 용기 잃지 마시길 빕니다....

노을 2007.03.29 09:53  
  자연이 늘 찬미의 대상만은 아니라는 것 요즘 새삼 깨닫습니다.
그 변덕스러운 자연현상을 딛고 캐내는 참외에 온갖 애환이 서려 있으니
그리도 달고 시원한 모양입니다. 그냥 맛있게 먹기가 송구스러울 것 같아요. 그래도 꿋꿋하게 다시 시작하시는 그 모습 정말 아름답습니다.
멀리서 손을 잡아드리는 심정으로....
고광덕 2007.03.29 12:09  
  오늘도 돌풍이 예상된다니 다시 한번 살펴 보시기 바랍니다.
자연과 함께 살아야 할 수 밖에 없지만 그래도 아쉽네요.
힘내시기 바랍니다.
하모니 2007.03.29 14:39  
  살아갈수록 눈물나도록 고맙고 따스한 일이
있다면 이 또한 행복한 일이겠지요.^^*
돌풍속에서 복구작업 하시면서 겪으셨을
일들이 리얼하게 전해져 오네요.
규방아씨의 따스함을 느낄수 있는 그 마음도....
오경일 2007.03.31 13:01  
  보내주신 참외 맜있게 잘 먹고 있습니다.
돌풍에 피해 보신줄도 모르고 먹는데만 신경 쓴것 같아 죄송합니다.
힘네세요.
규방아씨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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