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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부른 결혼식 축가

열린세상 4 1628
내가 부른 결혼식 축가

지난번에 내가 신부로부터 요청을 받고 선뜻 부르기로 했던 노래는
1968년도엔가 나왔던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에 나오는 노래의 한글 번안가요였다.
번안가요의 제목은 [로미오와 줄리엣]인지 지금도 모른다.

그런데 인터넷에서 검색하여 보니
[A Time For Us]도 있고 [What Is A Youth?]도 있었다.
노래를 들어 보니 후자인 [What Is A Youth?]이었다.

계속 컴퓨터로 원어로 된 노래를 들어보며 음정을 바로 잡았다.
행여 목소리도 잠기지 않도록 나름대로 꽤 신경을 썼다.
정말 무대에 선다는 것은 큰 부담이 가는 일이구나 짐작이 갔다.

아내와 더불어 일찍 예식장에 가서 사회자와 의논하였다.
내가 노래를 부르는 것은 주례의 말씀에 이어 하게 된다고 한다.
차츰 다가오는 압박에 입 속으로 조그맣게 미리 불러도 보았다.

오늘 주례인 유시춘 선생의 주례 말씀이 끝나고 내가 나섰다.
호흡을 가다듬고 무반주로 마이크도 사용하지 않고 불렀다.
목소리도 확 트인 기분이 아니고 조금 답답했지만 끝마쳤다.

내가 부른 노래 가사는 아래와 같다.

사랑이란 무엇인가 불길처럼 타버리는 꿈이런가.
흘러가는 세월 속에 장미처럼 사랑 피고 지네.

눈 감아 기다린 세월은 저 멀리 사랑도 저 멀리
가버린 세월을 찾아 단 하나 사랑을 찾아
청춘을 헤매어 왔네, 아득한 인생길.

흐느끼고 노래하며 외로움을 달래면서
달콤한 사랑을 그렸다네, 쓰라린 후회를 모르면서.
꽃다운 청춘을 잃었다네, 사랑을 모르고.

(사랑이란 무엇인가 불길처럼 타버리는 꿈이런가)
흘러가는 세월 속에 장미처럼 사랑 피고 지네.

내가 부른 노래의 영어로 된 가사는 아래와 같다.

What is a youth? Impetuous fire.
What is a maid? Ice and desire.
The world wags on, a rose will bloom...
It then will fade; so does a youth, so does the fairest maid.

Comes a time when one sweet smile a season for a while...
Then love's in love with me.

Some they think only to marry,
others will tease and tarry.
Mine is the very best parry,
Cupid he rules us all.

Caper the cape, but sing me the song,
Death will come soon to hush us along.
Sweeter than honey... and bitter as gall,
Love is a task and it never will pall.
Sweeter than honey and bitter as gall,
Cupid he rules us all.


젊음이란 무엇인가? 격렬한 불꽃같은 것.
처녀란 무엇인가? 얼음과 욕망 같은 것.
세상은 돌고 도는 것. 한 송이 장미가 피어나면 이내 시들고 마는 법.
젊은이도 세월이 흐르면 늙게 되고 어여뻤던 처녀도 할머니가 되고 마는 법.

달콤한 미소가 한동안 제 시절을 만나는 그런 시절이 오게 되면
난 사랑에 빠지게 된다네.

어떤 이들은 오로지 결혼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어떤 이들은 졸라대고 꾸물거리는 법.
내 나름의 방법이 바로 가장 좋은 법.
큐피드의 사랑을 따를 수밖에 없으리.

망토를 펄럭이며 내게 노래를 불러다오.
죽음이란 쉽사리 다가와서 우리를 침묵케 하리니
꿀보다 더 달고 쓸개처럼 쓴
사랑은 하나의 과업, 따라서 결코 물릴 수 없는 것.
꿀보다 더 달고 쓸개처럼 쓴
큐피드의 사랑을 따를 수밖에 없으리.
4 Comments
심우훈 2008.11.14 13:53  
축하드립니다
저도 이노래 무척이나 좋아해서
노래하고 싶었지만...A Time For Us
악보만 구할수 있었습니다

로미오와 줄리엣 영화보면서 눈물 흘린 기억이 생생합니다...
열무꽃 2008.11.14 14:18  
아름다운 신부여,
그대는 진정 축가를 부를 줄 아는 자를
알고 있었군요.
다음에는 열린세상님의 주례와 축가가
있겠습니다.
고진숙 2008.11.14 14:58  
열린세상님은 작시와 성악을
동시에 해내고 있는 생활인입니다.
능력을 한창 발휘할 중년으로서
지내온 날들보다 앞날이 더 밝음을
예고해 주는 바를 많이 보아 오고 있습니다.
大器晩成의 영광이 기다리고 있음을 예감합니다.

결혼 축가로서 선곡을 잘했고
멋있는 가사입니다.
What is a youth? Impetuous fire.
젊음이란 무엇인가. 활활 타오르는 불길.
송월당 2008.11.15 10:59  
열린 세상님 참 멋진 선곡을 하시고
노래 부르시는 모습 또한 신랑 못지 않은 인물에
얼마나 모두 좋아했을까 싶네요.
가사도 잘 올려주시어 내용도 잘 보고..
부르신 노래 녹음하셨으면 함께 들려주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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