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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인사

음악에빠져 1 1303
낙엽이 말했습니다;

나도 한때는 푸릇한 연초록의 신록이었어.

  많은 사람들이 날 보며 웃어주었지.

나도 한때는 녹음이 되어 대지를 덮었었어.

  햇빛을 가려주고 나그네에게는 바람을 선사했었지.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늙고 병들어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사람들의 발에 밟힐 날만을 기다린단다.

 

그 말을 들은 나그네는 말했습니다;

아니야 넌 여전히 아름다워. 여전히 산과 들을 채색옷으로 덮어주고 있잖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네 장관에 감탄하는데.

 

그러나 결국 낙엽은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이왕이면 예쁜 아이들의 발에 밟히면 좋겠지.

  까르르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내 바스락 소리가 어우러질테니.

이왕이면 연인들의 발에 밟히면 좋겠지.

  그 사랑이 나를 통해 대지로 녹아들어갈테니.

예쁜 소녀의 책갈피가 되는 것도 좋을꺼야.

  책읽는 소녀의 눈망울을 항상 바라볼 수 있을테니까.

누군가의 편지지가 된다면 정말 멋질꺼야.

  사랑의 언어의 전달자가 될 수 있을테니까.

 

하지만 동네 할아버지는 낙엽을 쓸어다가 마당 한켵에서 불태워버렸습니다.

아 나의 삶은 이렇게 끝나는구나. 싱그러운 녹음도, 푸르른 신록도, 아름다운 채색옷도...

 

그때 아이들이 다가와 즐거운 웃음으로 불을 쬐며 말합니다

아이 따뜻해~

 

그제서야 낙엽은 미소를 짓습니다.

나의 마지막은 너희들의 웃음과 함께하는구나

마지막까지 너희들을 위해 불살라줄께.

 

그렇게 그렇게 낙엽은 사라져 갑니다.

바스락거리는 웃음소리로 인사를 하며...
1 Comments
Samuel 2011.12.03 02:23  
이렇게 행복한 마음을 가지고 살다가 갈 수만 있다면 더 바랄것이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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