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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엄마

규방아씨민수욱 4 751
따르릉~

여보세요? 아들이 전화를 받았다

고기는????

이모가 사러갔는데요....

알았다...지금간다....

 

 

몇일전부터 배추를 사서 다듬고 배추에 소금간을 하고

씻어 건지고 치대기까지

일흔한살의 엄마가 하기에는 힘이 달리고도 달릴터인데

 엄마라는 이름으로 잘도 버틴다

 

 

저녁이 되어 자식들이 오기전에

엄마는 또 바쁘다

이웃들에게 김장을 맛보이기 위해 하나씨 갖다 나르고

또 모여노시는 장소에 김치에 밥까지 해서 갖다 나른다

 

 

그러자 어느새 자식들이 모여든다

냉동실에 준비해둔 소주가 나오고

김이 모락 모락 나는 돼지고기가 접시에 예쁘게 담겨나온다

 

 

아삭 ~

한입 깨물기만 해도 달싹함이 입안을 가득 메우는 배추쌈에.....

막 담근 굴이 들어가 더 시원한맛을 내는 김장김치 죽죽~ 길게 찢어내놓는다

 

 

가득채운 소주잔 높이 들고

쨘~ 건배하고

캬~  그래 이맛이야~

내뱉는 그 소리에

엄마의 얼굴은 행복의 미소가 가득하다

 

 

야들아 밥도 지금주까?

햅쌀로 뜸을 막들인 하얀쌀밥을 퍼다가 안겨주면서

많이 무라.....

오늘만 무라....ㅎㅎ

 

너도 한잔

나도 한잔

오늘은 나도 한잔줘봐라....ㅎㅎ

 

 

몇일간의 강행군에 피로에 치져 쓰러질만도 하거늘

그저 좋기만 한가보다

늦은 시간이 되어 집을 떠나는 자식들 손에

보따리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고

매서운 칼 바람이 부는 아파트 베란다를 연신 드나드신다

 

자식들의 손에는

김잘을 담은 여러개의 통들에 반찬까지.....

 

 

지금은 저렇게 웃고 계시지만

오늘 하루 주무시고 나면

내일은 앓아누우실텐데....

 

 

다음날

조금 거들었다고 내가 이리 아파 하루종일 끙끙 거리고 있는데

엄마는 어떨까????

 

 

나는 이리 누워 끙끙거리지만

울엄마

끙끙거리고 누워있을 시간도 없을텐데....

 

 

우린 이렇게 김장잔치도 했어요...

님들은 하셨나요????
4 Comments
여우이모 2007.12.05 13:23  
돌아가신 엄마 생각나요.~~

나도 시집간 딸한테 저리 해야 하는데

날라리친정엄마에요. 난~~ㅎㅎ

모쪼록 효도하세요. 부모님 돌아가시고 나면

후회뿐이에요. (박성숙)
수패인 2007.12.05 17:24  
요즘도 참외농사 준비에 여념 없으시죠? 내년엔 규방아씨표 참외맛 꼭 보도록 할께요.
농사지으시는 분들 뵈면 늘 고맙고 미안한 마음 입니다.
열무꽃 2007.12.06 10:08  
에고 부끄러버라,
내는 아직 직장 핑계로
육십이 다 되도록 김장 한 번
안 담겨 보았네요.
도민성 2007.12.06 11:34  
잘 지내 셨나요!!건강하게 올해 마무리 잘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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