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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부랑 할머니

옹달샘 4 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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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매와 참새


시. 강희창

논길을 홀로 가는 꼬부랑 할매
걷다가는 쉬고
쉬다가는 걷고
보일듯 말듯
안스러워 벼이삭 흔들며
남풍이 따라 갑니다
허리펴고 쉴 때마다 낟가리 위로
불쑥 올라오는 허수아비 얼굴
햇볕이 따끔따끔 쏟아집니다

볼록한 가슴을 빗질하던 참새
온몸을 털며 진저리 칩니다
물끄러미 보다가
갸우뚱 갸우뚱
골똘이 생각에 잠깁니다
멍하니 딴 생각도 해보다가
다시 할매 얼굴 쑥 내밀자
퍼뜩 떠올리는 원래 생각
미루나무 잎이 일제히 떠듭니다






"2002 샘터10월호" 이달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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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노을팜 2007.08.31 12:17  
  옹달샘 팬입니다.
제 정서에 맞는 그림과 글, 음악 잘 감상하고 있읍니다.
자주  도둑질(?) 하곤 한답니다.
가곡을 듣던 중 불쑥 튀어나오는 엘비스 음성이 과거를 추억하게합니다.
언제나 님의 글을 기다리고 있을겁니다.
규방아씨(민수욱) 2007.08.31 15:51  
  가을 들판의 정겨운 모습이군요...저희집 나락논은 이제 벼이삭의 몸무게로 인해 살짝 아주 살~~~짝 고개를 숙이고 있더군요....
갈....거두어 들인다는 의미의 갈.....한편은 풍성함이 있지만 한편은 또 모두 떠나보내게 됨의 쓸씀함이 있는 갈.....좋은날 되십시요
장미숙 2007.08.31 18:38  
  강희창시인님!
이 곳에서 처음 시인님의 시를 보면서
다른 분이 시인님의 시를 옮겨놓은 줄 알았습니다.
정겨운 시와 함께 고향쪽 시인님을 여기서 뵈니 더욱 반가워요.
언제 가곡부르기 행사에서도 뵈면 좋겠어요~
옹달샘 2007.09.04 10:53  
  ㅎㅎ
관심에 감사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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