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24시 편의점, 그 종교 같은
24시 편의점, 그 종교 같은 / 사은
편의점에는 없는 게 없어요 한 밤중에 내게 필요한 건 다 있어요
응급실 환자처럼 수혈이 필요할 때
나는, 지친 환자 마냥 24시 편의점으로 실려가죠
그리고 희망을 수혈 받는답니다. 그래서 편의점인가 봐요
그러는 편의점에서도 김밥부스러기 같은 봉투 값 20원은 받는답니다.
24시 편의점엔 형광 불빛이 종교처럼 너무 밝아요
그곳에 가면 금방 내 마음이 환해지거든요
이 도시의 유일한 등대는 24시 편의점이랍니다.
어둔 밤에 길을 잃은 사람들이 그곳에서 길을 묻기도 하니까요
김밥 같은 것, 삶은 달걀 같은 것, 때로는
뜨거운 국물로 언 속을 풀어 주는 사발 면 같은 것이
배고픈 사람들에게는 위안이 될 때가 있답니다. 먼데 있는 친구보다
그래서 나는 밤에 시를 쓰다 출출해지면 24시 편의점으로 가지요
여전히 편의 점 불빛이 밝네요. 이 허기진 세상에서
내 배를 채워주는 것은 편의점의 김밥이거나
사발 면이거나 어묵인지도 몰라요 ―
나는 저 밝은 편의점 속에서 이 어둔 세상으로 나오면서
누군가의 허기진 외로움을 채워줄 그런 시(詩)가 쓰고 싶어졌어요.
2004년 새해 첫 시 늘 푸른 제주에서 사은 김광선 시인 목사
편의점에는 없는 게 없어요 한 밤중에 내게 필요한 건 다 있어요
응급실 환자처럼 수혈이 필요할 때
나는, 지친 환자 마냥 24시 편의점으로 실려가죠
그리고 희망을 수혈 받는답니다. 그래서 편의점인가 봐요
그러는 편의점에서도 김밥부스러기 같은 봉투 값 20원은 받는답니다.
24시 편의점엔 형광 불빛이 종교처럼 너무 밝아요
그곳에 가면 금방 내 마음이 환해지거든요
이 도시의 유일한 등대는 24시 편의점이랍니다.
어둔 밤에 길을 잃은 사람들이 그곳에서 길을 묻기도 하니까요
김밥 같은 것, 삶은 달걀 같은 것, 때로는
뜨거운 국물로 언 속을 풀어 주는 사발 면 같은 것이
배고픈 사람들에게는 위안이 될 때가 있답니다. 먼데 있는 친구보다
그래서 나는 밤에 시를 쓰다 출출해지면 24시 편의점으로 가지요
여전히 편의 점 불빛이 밝네요. 이 허기진 세상에서
내 배를 채워주는 것은 편의점의 김밥이거나
사발 면이거나 어묵인지도 몰라요 ―
나는 저 밝은 편의점 속에서 이 어둔 세상으로 나오면서
누군가의 허기진 외로움을 채워줄 그런 시(詩)가 쓰고 싶어졌어요.
2004년 새해 첫 시 늘 푸른 제주에서 사은 김광선 시인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