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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치맛자락

별헤아림 7 864
붉은 치맛자락
권선옥(sun)

넓은 세상 먼지로 떠돌다
밟혀서 부스러진 낙엽으로 떠돌다
숨어들 곳을 고양이처럼 찾아든 시기
문득 그 어머니를 떠올려 본다.

농가의 깊은 밤
희미한 호롱불 아래
흐트러진 옷매무새로
흐느끼는 여자의 멍든 눈물
이불을 뒤집어 쓴 갑갑함에
숨죽이며 입 호흡하던 아이

울고 있던 그 설움 북 바친 자리에
어울리지도 않는 시선 걸고
어른이 된 아이
같은 방향으로 노을을 본다.
엄마의 치맛자락 같은 발그레한 노을
놓칠까 조바심하던 그 따뜻함이어라.
해는 저물어 밤이 와도
더 깊은 울먹거림에 매달리는
엄마의 붉은 치맛자락

슬픈 유년의 기억을 접은 채
분노의 술잔을 거푸 기울이다
그 아버지의 고장 난 트럭을 몰아 본다.
삐걱거림이 어딘가에서 멈추긴 멈출 것이다.

짙은 나뭇잎색으로 가린다.
봄볕에 돋아나는 여린 마음으로
사랑이 아름답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은
혐오스러움이 오히려 애착으로 다가드는
그 무엇임을.

<2006. 5. 31.>
7 Comments
김경선 2006.06.01 09:44  
  아름다운 영화를 보았습니다.
알 것 같기도 하지만
실천하지 못한 순간은
자꾸 지나가기만 합니다.
장미숙 2006.06.01 12:48  
  시를 읽는 내내 답답한 가슴으로 눈물이 흘러듭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 슬픈 역사를  누가 알리오?
별..시인님께서 깊은 시로 표현해 주심이 감사해요.
이 시를 감상하는 독자를 위하여
시제목 아래에 부제를 달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별헤아림 2006.06.01 13:38  
  조금은 혼란스럽지요?
제목을 '내 안의 위안부'로 적었다가 바꾸었습니다.
시 안에 언급되지 않은 단어이기도 하고,
우선 듣기만 해도 가슴이 답답한 단어라는 생각에서 언급하길 꺼리게 됩니다.
또한 위의 시 내용이 총체적이기보다는 범주가 한 가족사로 한정되어 있기도 하구요.
위 시는 5연으로 되어 있습니다.
1연과 마지막 5연은 시적화자인 '나'가 그대로 시를 쓴 사람입니다.
이야기를 꺼내고 마무리 역할을 담당한 셈이지요.
2연은 관점의 주체가 객관적인 한 아이,
2연과 3연은 아이가 된 어른의 관점에서 등장하는 사람이 셋입니다.
어른이 된 아이, 그 아버지그리고 또 한 사람의 객체를 의식 속에 담았습니다.
 
에버그린 2006.06.01 16:02  
  별~님!
좋은 시 잘 감상했습니다.





수패인 2006.06.01 17:24  
  시는 정말...나발보다 훨~어려워요...어렴풋이 감은 오건만...
별헤아림 2006.06.01 21:55  
  에버그린님
감사합니다. 오타정정했습니다.

슈패인님
저는 각종 나팔을 다 불어 보아도 바람소리만 납니다.
나팔이 불량이 아니라 제 입이 불량입니다.^^*
바 위 2006.06.06 03:27  
  좋은 날 다홍치다 끌리는 소리 여운

한 참을 생각하니 곱 기도 하고 할사

살면서 이일 저일은  에이는듯 아리다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