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야, 넌 지금 어디에
아가야, 넌 지금 어디에
바다/박원자
아가야!
지난 해 3월
넌 머리에 수건을 쓴
알프스소녀 하이디처럼
내게 왔었지
동녘하늘의 샛별처럼
초롱거리던 네 눈
마치 자석처럼
날 따라 다녔지
어느 날부터
샛별 같던 네 눈은
자꾸만 흐려지고
내려앉기 시작하더구나
해바라기처럼
나만 보던 네가
고개를 숙이고
구토를 하면서
네 세상은 자꾸만
작아지고 있었지
어느 날
갑자기 봤던 수학 시험
혼자서 백점을 맞아
날 기쁘게 했던 아가야
소풍날 넌
김밥 도시락을
내게 주며
맛있게 잡수세요
그 날 봄바람이
꽤 쌀쌀했는데
그 지친 몸
힘들지 않았더냐
꼭두각시 춤
지친 몸 이끌고
식은 땀 닦으며
하늘거리던 아가야
학급 대표선수 뽑는다고
달리기하다 넘어져
다시 일어나
안간힘을 다 쓰다
결국은 포기하던 아가야
그 푸르른 5월에
병원에 갇히더니
1년 후에 중환자실로
날 부르더라
백설 공주처럼
다시 살아날지도 모르니
하얀 드레스에
유리관에 꽃을 많이 넣어
뚜껑을 닫지 말라던 아가야.
천사가 널 데리러 오면
하루만 더 있다 가게
애원하겠다더니
넌 그 힘도 없었느냐
네 앞에 차려진
맛있는 진수성찬
거들떠보지도 않고
끈 달린 반나의
옥빛드레스 입고
멋진 화관 쓰고
미스코리아처럼
날 보고 웃더라
네모난 액자 속에 갇혀
또 하나의 검은 휘장이
둘러진 줄도 모르고...
이제 한줌의 재가 되어
산으로 갔느냐
바다로 갔느냐
아가야!
넌 지금 어디에 있느냐
**** ******* ***********
이 아이는 2002년도에 제가 맡았던 아이로
2003년 6월 2일 하늘나라로 갔고
그 해 7월에 쓴 글로 단암님의 글을 보고 생각나 올렸습니다.
아직 피어나지 못한 채 하늘나라로 간 어린 영혼들이
천국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길 빕니다.
바다/박원자
아가야!
지난 해 3월
넌 머리에 수건을 쓴
알프스소녀 하이디처럼
내게 왔었지
동녘하늘의 샛별처럼
초롱거리던 네 눈
마치 자석처럼
날 따라 다녔지
어느 날부터
샛별 같던 네 눈은
자꾸만 흐려지고
내려앉기 시작하더구나
해바라기처럼
나만 보던 네가
고개를 숙이고
구토를 하면서
네 세상은 자꾸만
작아지고 있었지
어느 날
갑자기 봤던 수학 시험
혼자서 백점을 맞아
날 기쁘게 했던 아가야
소풍날 넌
김밥 도시락을
내게 주며
맛있게 잡수세요
그 날 봄바람이
꽤 쌀쌀했는데
그 지친 몸
힘들지 않았더냐
꼭두각시 춤
지친 몸 이끌고
식은 땀 닦으며
하늘거리던 아가야
학급 대표선수 뽑는다고
달리기하다 넘어져
다시 일어나
안간힘을 다 쓰다
결국은 포기하던 아가야
그 푸르른 5월에
병원에 갇히더니
1년 후에 중환자실로
날 부르더라
백설 공주처럼
다시 살아날지도 모르니
하얀 드레스에
유리관에 꽃을 많이 넣어
뚜껑을 닫지 말라던 아가야.
천사가 널 데리러 오면
하루만 더 있다 가게
애원하겠다더니
넌 그 힘도 없었느냐
네 앞에 차려진
맛있는 진수성찬
거들떠보지도 않고
끈 달린 반나의
옥빛드레스 입고
멋진 화관 쓰고
미스코리아처럼
날 보고 웃더라
네모난 액자 속에 갇혀
또 하나의 검은 휘장이
둘러진 줄도 모르고...
이제 한줌의 재가 되어
산으로 갔느냐
바다로 갔느냐
아가야!
넌 지금 어디에 있느냐
**** ******* ***********
이 아이는 2002년도에 제가 맡았던 아이로
2003년 6월 2일 하늘나라로 갔고
그 해 7월에 쓴 글로 단암님의 글을 보고 생각나 올렸습니다.
아직 피어나지 못한 채 하늘나라로 간 어린 영혼들이
천국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