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왜 이렇게 졸릴까요
원작성자 : 노 을
원작성일 : 2007-03-27 16:5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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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졸음이 쏟아질까요. 밥 먹고 커피도 마셨는데...
정말 나른한 오후 시간입니다.
도저히 작업을 할 수가 없어 딴 짓 좀 해야 쓸 것 같습니다.
이럴 때 어젯밤에 들은 홍일중 선생님의 휘파람 소리라도 들려오면 잠이
달아날지 모르겠어요. 휘익~
늘 아침마다 집 근처에서 울어대는 휘파람새가 저를 따라온 줄만 알았어요.
휘익~~ 휘익~~
‘여자 출연자에게만 불어주세요?’ 했더니 시침 뚝 뗀 엄숙한 얼굴로 그러시더군요.
‘아 나는 여자 출연자한테만 불어줍니다.’
‘아니 그럴 수가...’ 하려던 참에 ‘그것도 아마추어한테만...’ 하고 덧붙이시더니
다시 언제 그랬냐는 듯 앞만 바라보십니다. 아마 옆모습에 자신이 있으신 모양입니다.
아무리 좌석에 편히 앉으시라 해도 통로의 간이의자에 엇비슷하게 앉아계시는 바람에
그 멋진 휘파람 부는 모습을 그것도 두 번씩이나 보게 되었지요.
가운데 손가락과 엄지를 맞대어 고리를 만든 다음 입에 넣고 힘껏 바람을 부니
날카로운 휘파람 소리가 나오더군요. 반백의 수염과 무표정한 얼굴이
그 익살스러운 휘파람과 묘한 대조를 이루어 더 재미있었습니다.
민승연님, 송월당님의 솔로는 그렇게 홍시인님의 열렬한 호응으로
박수갈채와 더불어 더욱 흥겨운 여운을 남겼지요. 휘파람이 얼마나 분위기를
고조시켜주는지 새삼 놀랐습니다.
무슨 일인지 좌석이 꽉 찼어요. 옹색함이 즐겁다고 느껴진 일은 처음이었습니다.
어제 출연자들의 팬들이 몰고 온 훈풍이 아니었나 합니다만
어찌되었던 좌석이 꽉 찬다는 일은 보암직하고 가슴 뿌듯한 일이 아닐 수 없더군요.
뜻밖의 아는 얼굴도 만나고 오래 궁금해 하던 세라피나님도 만나 정말 반가웠어요.
임긍수 선생님의 ‘그대 창밖에서’를 유난히 좋아하는 요들님이
늦은 퇴근에도 불구하고 부랴부랴 달려왔는데 노래 한 번 못 불러보고 돌아간다고
많이 아쉬워했어요.
우연히 옆자리에 앉으신 분이 임긍수 선생님 부인이셔서 소곤소곤 정담도
나누었습니다. 참 소박하고 맑은 인상이어서인지 늘 알아오던 사람처럼
그렇게 편하고 친밀할 수가 없었지요.
어제는 오히려 순서들이 너무 빨리 지나간 듯 하여 어딘지 허전해서
어느 때보다 아쉬움이 컸던지 돌아가실 생각들을 못하고 삼삼오오 모여계시고
사진도 찍느라 바빴지만 장소를 빌려 쓰는 입장의 한계가 절실한 시간이기도 했답니다.
그러니 뒤풀이라도 해야 할 판이지요. 못다 푼 흥들 다 석기시대에서 푸셨겠지요?
모처럼 걸음하신 김영선 선생님, 시민대학 가곡교실 가족들, 그밖에 처음 오신 분들
모두 즐거우셨는지 모르겠어요.
바람이 방향도 없이 불어대며 간간이 빗방울도 이마에 선뜻선뜻 부딪치는 봄밤,
저만치 앞에서 정치근 선생님 혼자 가시는데 긴 백발과 굽은 허리가 눈에 시렸습니다.
아름다운 시를 쓰시는 분의 뒷모습이 왜 그리 고적하게 보이는지요.
3월 가곡교실에 다녀가는 밤은 그렇게 깊어 갔습니다.
어제 일을 더듬어 보노라니 이제 졸음에서 좀 해방이 됩니다. 농때이 그만 부리고
다시 일을 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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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규호 (2007-03-27 20:02:48) x
지하철 안에서 옛적에나 봄직한 러브 씬을 연출하는 젊은이들은 모두 어디가고 어리 흿끗한 사람들로 가득 메워졌다는 것이 못네 아쉽긴했어도 그래도 정겨운 분들 만나 기쁜 밤이였나 봅니다.
예쁜 후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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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들 (2007-03-27 20:31:11) x
눈물이 날 정도로 반가운 얼굴들
제 눈에 다 담아 오지 못한것 같아 아쉬움이 크네요.
노을님 덕분에 좋은분께 인사도 드리고,
제가 참석하지 못한 시간이 오래 되어서인지
새로운 분들과 인사를 못 나눈 분들도 많았구요,
요들하는 전성룡님 뵐수 있어서 영광이었고요...
정우동 선생님껜 항상 죄송한 마음이구요..
언제부터인지 내마노人들은 보고싶다는 말이 어울리고
자꾸 생각나고,,, 멀리서 뵈올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항상 고마운 내마노,, 사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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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로비 (2007-03-27 20:36:34) x
멀리 충주에서 떡을 해 오시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애쓰신 오경일님께 감사드립니다. 시간을 마춰 도착하시려면, 떡이 식을것 같다고...대신 심부름을 부탁 하셔서 준비한 떡이....그리고, 프로그램이 모자라는 즐거운 사고가 생겼습니다.
초대성악가로 오신 류현열선생님...몇년전, 구립합창단에서 오디션 받고, 몇개월 함께 활동했던 기억이 새삼스럽도록 반가웠습니다.
공연장의 좌석이 모자랄 정도로 꽉 채워...아직, 3월이건만, 덥다는 소리들이 여기저기서 들렸습니다.
이난오시인님께선...다음달의 떡을 미리 주문해 주셨구요.
감사할 일들이 많았던...3월의 가곡부르기였습니다.
포근한 후기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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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일 (2007-03-27 22:42:19) x
노을님 임긍수 선생님이 작곡을 하시면 사모님이 먼저 불러 보시고
평도 해주신답니다.
잉꼬 부부신가봐요.
지났으니까 하는 말인데 한가마니 할걸 그랬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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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처녀 (2007-03-27 23:29:14) x
노을님 후기 참 맛깔 납니다.
제 이야기도 유랑인과 하셨다고요?
불참 괘씸죄에 걸렸지요 ?ㅎㅎ
오경일님이 떡을 하셨군요 .
안보아도 화기애애한 모습이 눈에 들어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