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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역

송문헌 5 1554
1.
기차가 떠나고 나면 시간이 멈추는 곳
끝없이 내달리는 철길에,
겨울 햇살이 권태로움으로 마냥 조는
산골오지 거기에 정선의 작은 역
*선평역이 있다

증산에서 구절리 까지 45km
철길은 산 첩첩 물 첩첩이다
타고 내리는 사람이 있어 간이역은
오늘도 역으로 서 있고
만남과 떠남이 엇갈리는 동안
먼 거리를 달려온 기차는 플렛폼에서
끌고 온 철길을 풀어놓는다

2.
서둘러
어둠이 겨울산골에 숨어들면
잠든 철길을 깨우는 것은 늘 
새벽 2시가 넘어 들어오는 밤 기차다

어둠을 헤치고 다시 기차는 떠나가고
간이역은 철길을 비추는 가로등 불빛만 남는다
타고 내리는 손님이 있든 없든 기차는
그렇게 들어오고 떠나간다

길 떠나는 사람
돌아오는 사람들이 잠시 쉬어 가는
단 몇 분을 위해 간이역은 아직 남아 있고
고향과 그리움과 꿈을 찾아 떠나는 이들을 위해
선평역은 오늘도 소리 없이 흔들리고있다


*선평역 : 사북 증산역에서 정선 구절리로 가는 정선선의 기착지 역



5 Comments
오숙자.#.b. 2004.01.31 21:28  
 
 
詩는 가장 행복하고 가장 善한 마음의,
가장 善하고 가장 幸福한 순간의 記錄 이라고
쉘리는 말하였지요,
그러나 역설적으로 가장 苦惱 의 순간의 記錄 이라고도
말 할 수 있습니다.
그래요,
창작 하는사람들은 어떤 형태로든
창작을 통하여 자신을 건축한다고 봅니다.

선생님의 시
<간이역>을 통해
꿈과 그리움이 일깨워지네요
.....

오가는 사람들의 하많은 사연을 안고
간이역은
떠나는 기차 기적소리에
오늘도 아무 말이 없다... 
꽃구름언덕 2004.01.31 23:39  
  선생님의 이를 읽고 정선선을 떠올려 봅니다.
저도 똑깥이 선평역을 지나쳤었는데.......

다시 정선선을 탈때는 좀더 깊이 사유하고 생각하며
간이역을 바라보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장미숙 2004.02.01 14:37  
  기차가 떠나고 나면 시간이 멈추는 곳~
오가는 사람이 있는동안은 의무를 다 하여야 하는
시골의 작은 간이역을 선생님께서 보여주셨어요.
살아오고 살아갈 철로 위에 흔들리는 생각을 세우고
잠시 나의 간이역에서 역활을 점검해 봅니다.
애나/박 신애 2004.02.02 08:33  
  아직도 철거되지 않고 남아 있는 간이역...
칙칙폭폭...빠아 앙~~희뿌연 연기를 날리며
멀리서 다가오는 추억의 기차!
소리 없이 흔들리는 그 그리운 추억을 다시 떠올려보며
송선생님의 시에 머물다가 갑니다 평안 하세요
송문헌 2004.02.06 10:23  
  달랑 한 량만 매달고 기웃뚱 내달리는 정선선을 타고가면 눈을 뜨고 있어도 아득한 유년의 시절로 돌아가게 됩니다. 오지의 간이역을 찾아 가거나 때론 산중의 절을 찾아 하루 묵는다거나 그리고 문득 시골서 농사짓는 유년의 친구녀석이 아직 살아있나 달려가 볼 때가 있습니다. 더러는 이러는 나를 별나게 생각하지만 소외된이들 덜 갖은이들의 곁에가면 사람을 느낄수있어 평안해지기 때문일 겁니다. 영악하지 않은... 오숙자교수님, 꽃구름님, 장미숙님, 애나님, 모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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