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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타짜들이 박 터지는 고스톱 진풍경

김형준 6 897
쥐가 찍찍 대고 울고 있었다. 고양이들이 고스톱판을
벌였나 보다. 하늘에선 주먹만한 우박이 마구 떨어져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 댔다. 잿빛 구름도 무언가 불길한
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분위기를 새벽녘부터 암시해주었다.
고양이들이 피워 대는 담배 연기로 방안은 아무런 공기
정화를 성취해 내지 못한채 죽음의 장소로 변해가고 있었다.
웃고 떠드는 소리는 그저 내부에서 느껴지는 것이고,
나그네들의 발걸음을 더욱 빨라지게 만드는 위협과 공갈,
잔인함이 그 괴기한 고성의 소리에 짙게 깔려 있었다.

두 팀으로 나뉘어져 있는 고스톱판에 자세히 보니 고양이만
놀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하이에나도 있었고, 여우도 있었다.
아! 늑대도 한 마리가 보였다. 겉으로 보기엔 유유상종의
형세를 이룬 것 같지만 형형색색의 징그러움을 느끼게 하는
그들의 마음 속에는 서로에게 칼, 총, 대포를 겨누고 있는
것이 보였다. 눈으로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느껴지는 감정이
그랬다. 판돈으로 놓여져 있는 것도 단순한 돈이 아니었다.
귀한 보석들과 땅문서, 첨단 기술 설명서, 장기 양도서,
신체 포기 각서, 등등... 일반 사람들이 보기에는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을 상 위에 올려 놓고 게임을 벌이고
있는 것이었다. 자신들의 것이 아니라 약한 다른 이들의
몸과 생명, 재산을 빼앗고 빼앗기는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었다. 그들에겐 약한 자들은 전혀 고려의 대상이
아니었다. '약육강식'의 정글 법칙만이 존재하였을뿐
도덕이라든지 법률이라든지 인륜이라든지 하는 것들은
이들에겐 단지 자신들을 쓸데 없이 구속하는 귀찮은 것
들로 인식되었다. 자신들은 다른 어떤 이들보다 뛰어나고
선택을 받은 엘리트라는 망상에 사로 잡혀 전혀 다른
종류의 규칙 아닌 규칙을 적용하여 난타전을 벌이고 있었다.

주도권을 잡은 고양이들은 한 패를 이루고 있었다. 비록
몸집은 하이에나, 늑대보다 작지만 숫자에서 우세를 이루자
텔레파시를 이용해서 서로의 패를 알려 주며, 각 테이블에서
다른 선수들보다 훨씬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었다. 보이지
않는 주최측이 되어 자신들이 원하는 방식대로 게임을
계속해서 운영해 나가고 있었다. 이들이 놀고 있는 모습은
CCTV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중계가 되고 있었다. 때론
청취자들 중에 일부를 골라 게임에 참여시키는 일도 있었다.
허나 그것은 극소수에 불과 할 뿐 진정한 의미의 충분한
권리를 주는 것이 아니었다.

나와 친한 사람, 나에게 잘 보이는 사람, 나에게 뭔가
도움이 될 것 같은 사람에게는 게임에 참가할 기회를
매 번 제공하지만 그리 별 볼 일 없어 보이는 어수룩한
이들은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는 악수를 청하는 듯
제스처를 보일 뿐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뺨을 마구 갈겼다.
청취자들이 'foul play (반칙)'을 아무리 외쳐 대도
들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권력을 자신들이 쥐었으니
자신들이 일방적으로 기준을 세워 밀고 나가겠다는
으름짱이다. 아무런 공지를 하지 않고도 이미 만든 규칙을
막 어기고 있어도 아무에게 규제를 받을 일도 없을 뿐아니라
오히려 그 옆에서 손을 막 비벼대는 사람들이 '깔깔'거리며
너무도 좋아하는 모습에 도취가 되어 버려 양심은 완전히
마비가 되어 버린 것이다. 독재자는 너무나도 나쁘다고
입으로는 말하지만 자신들이 그런 추악한 독재자의 양상을
점점 더 꼴불견으로 이루어 가고 있음을 깨닫지 못했다.

게임의 룰은 다 무너져 내리고 카오스(Chaos '혼돈')이
세상을 휩싸기 시작했다. 가진 자들이 지키지 않는 규칙을
무턱대고 못 가진 자들에게만 적용을 하려 하는 그 괘씸한
발상 자체가 너무나도 우스꽝스러운 것이었다. 아무리
거대한 건물이라도 조그마한 코너 스톤들이 깨지기
시작하면 불시에 무너져 내릴 수 있다는 것은 아는 사람은
다 잘 알고 있는 상식이었다.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힘을 가진 자들이 그 유지 수단이 규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결국 폐물이 되어 애물단지가 되는 것이다.

나만 볼 줄 알고, 다른 이들의 맘을 미리 헤아리지 못하는
고스톱 판에는 늘 살기가 등등 할 수 밖에는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른 이들을 위해 게임에 참가하는 숫자를 줄이기
위해 늘 자제하는 데 주최 측에 가까운 사람들만 고스톱
게임에 매 번 참여시키고, 그것도 VIP 플레이어 대접을
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야단 법석을 떨어대니 쥐새끼들이
썩었을 때 나는 악취가 게임장을 덮치기 시작하고 있었다.
허나 그런 냄새에 일단 익숙해 진 권력자들은 그것이 오히려
향수같은 좋은 냄새라 느껴지나 보다. 돈에 중독된 자들이
돈의 냄새에 미쳐버리는 것과 마찬가지 형국을 초래하는 것이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고스톱 판이 계속 벌어지면
많은 사람들은 맘이 상해 중계 방송을 더 이상 보지 않게 된다.
다른 방송국에서 보다 멋진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경우
얼른 맘을 바꾸게 된다. 그것이 바로 정글의 법칙이다.
아니면 자신들 구미에 더 맛는 새로운 고스톱이나
보다 더 재미있다고 느껴지는 게임을 개발해서 새로운
게임 문화를 형성해 나가려고 하게 될 것이다.

바다 이야기가 바다에 관한 노래를 부르는 것이 아니듯이
고스톱이 반드시 돈 몇 푼 따지고 밤 새 짜고 치는 것이
아님을 우리는 알고 있다. 짜고 치는 고스톱 판에 끼어
패가 망신을 하거나 건강을 다 버리지 말고 그 보다
공정한 규칙을 가지고 있고, 보다 덜 독재적이고
보다 많은 이들을 기쁘게 하기 위해 노력하는 그런
게임에 참여하거나 청취를 하는 것이 더 유익한 것이
아닌가 싶다.

규칙은 일단 한 번 지키지 않는 경우, 특히 주최측이
깨버려 자기네들 편의대로 하려 하다간 그 효력을
즉시 상실해 버리기 일쑤이다.

노는 것이 무한정 자유스러워야 하나,
그나마 모두를 위한 규칙을 유지해야 하나,
아님 힘 가진 사람 변덕대로 춤을 추어야 하나.
6 Comments
김형준 2007.06.14 20:03  
  괴물들은 자신들이 소름 끼치게 생겼다는 것을 잘 모른다.
아마 그들도 새끼들이었을 때는 사랑스럽게 보였을 것이다.
자꾸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다 보니 생긴 모습도 그런
잘못된 욕심을 쫓아 점점 더 괴상한 모습을 띠게 되는 것이다.

남을 괴롭히려 하거나, 나만을 위해 살려고 애쓰는 것을 보면
참 안타깝다. 왜 다른 이들이 보이질 않는 걸까.
그런 사람들이 바다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생트집 고스톱판을
장악하고 있으니 어찌 그리 좋은 동네라고 말할 수 있으랴.
김형준 2007.06.15 10:57  
  괴물들은 말한다. '이젠 우리들의 세상이야!'라고.
과연 그러할까. 모든 것은 돌고 돈다. 돈 많이 도는 것이
아니라, 권력도 그러하고 그외 모든 것이 그러하다.
공평하지 않다고 하던 사람들의 자녀들도 때론 큰 출세를
하여 또 다른 사람들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규칙이라는 것은 모든 게임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만들어 놓은 규칙은 다시 합의에 의해 고칠 때까지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일을 진행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가장 공평하게
순조로이 이끌어 나갈 수 있는가에 대해 늘 고민해야 한다.
생각이 짧았다라는 말은 충분한 변명이 될 수 없다.
그런 경우 이젠 그런 일을 그만 두던지 자신들 보다
더 민주주의적 사고를 가지고 있고, 전체의 균형을
잘 고려할 수 있는 이들에게 늘 먼저 자문을 구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것이다.

권력의 맛은 의외로 큰 가 보다.
조금씩 그 달콤함에 빠져 밑 없는 검정 수렁에 빠져 간다.
안타깝다.
김형준 2007.06.16 22:26  
  참 신기하다. 잘못해서 발각이 되면 큰 일이 날 줄 알면서도
도박에 중독이 된 사람처럼 끊임없이 줄타기를 하고 있다.
왜 그러는 걸까. 무엇을 다루는 사람이기에 저리도 불쌍한
행동을 해야 하나. 어느날 갑자기 나타나 쓸데없는 이야기를
끊임없이 해대고 있다. 무릎 꿇고 비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남을 괴롭히는 사람은 결국 하늘의 벌을 받게 마련인 것을
자신의 위에 하늘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기고 만장해서
자꾸만 남에게 실례를 하는 것이다.

참 불쌍한 사람이다!
곧 잡힐 일을 왜 하고 또 하나.
용서에도 한계가 있다는 것을 잘 모르는 것 같다.
김형준 2007.06.17 03:50  
  보지 않으니까, 듣지 않으니까 마음이 태평양이 되어 간다.
잔잔함 속에는 무서운 파도가 쉬고 있음이 분명하지만
잠시이지만 깔려 있는 적막이 소나무 숲 밑에서 휴식을
취할 때 느끼는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 주고 있다.
때론 다시 궁금해진다. '무엇을 하고 계시는 걸까?'

아픔은 그렇게 시간과 더불어 치유가 되어 가고 있다.
만남은 또 그 생채기에 소금을 뿌리는 결과를 가져 올까.
아님 보다 성숙된 만남의 길을 열어 보다 아름다운
관계를 이루어 낼 수 있도록 허락해 줄까.
김형준 2007.06.18 11:11  
  참가하는 모든 사람이 만족할 수 있는 규칙을 가진
게임은 그리 많지 않을 수 있다. 각자 가진 장점이
다르기 때문인 경우도 있다. 허나 규칙이라는 것은
참가자들이 공평하다고 느낄 수 있는 수준의 것이어야
한다. 그렇지 아니하고 일부 참가자들에게는 보다
많은 편의를 제공하고, 그 외 다른 이들에게는
처음부터 차별 대우를 하는 듯한 인상을 비치는 것은
매우 나쁜 것이다.

최선을 다 하는 것은 좋으나
귀를 열어 놓고 의견들을 수렴하여
보다 나은 게임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지혜가 필수적이다.
김형준 2007.06.23 01:31  
  왜 우리 인간들은 서로에 대한 배려가 그리도 부족한 걸까?
새로운 것을 시도할 때, 혼자만이 아닌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때, 과연 그렇게 하는 것이 사람들을 기쁘게 하는
것일까 아니면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것일까를 신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깨어있고 지혜있는 사람들의 행동이 아닐까?

왜 그렇게 하는 것일까? 무엇을 얻기 위해서?
난 아직도 그 해답을 계속해서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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