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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보름 저녁놀, 그리고 보름달

해아래 6 820






대보름 저녁놀, 그리고 보름달

2004. 2. 5




2004.2.5-1.jpg


내 기침소리가 거슬렸는지
직원들에게 떠밀려
일찍 사무실을 나섰다

가로엔 봄을 기다리는 겨울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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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이 이른 시간인데도 길은 꽤 붐볐다
집 근처 남부순환로에 들어섰을 때
건물들은 벌써 저녁놀에 상기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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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을 돌려 백미러를 보았다
백미러 속에 가득 들어 찬 저녁놀,
재네들을 그냥 보낼 수 있을까,
U턴을 했다
지름길을 두고 우회하는 길로 가려...






2004.2.5-4.jpg


평소에는 눈에 띄지 않았던
건물 사이 빈틈에도
저녁놀이 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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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주차장, 서쪽 하늘에도 불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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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유리창마다 옮겨 붙은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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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바빠졌다
늘 그렇듯 노을은 금세 사라지기 때문..
집으로 들어가 코트도 벗을 짬 없이
북쪽으로 난 서재 창을 열고 서쪽을 향해
카메라를 들이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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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은 부지런히 타올라 주었다
선심 쓰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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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로 갔다
여전히 서쪽 하늘은 붉게 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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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둘러 저녁을 먹고 베란다로 나가
매봉산 위에 둥실 떠오른 대보름달을 맞았다
멀리 타워팰리스 불빛과 겨루기라도 하듯
있는 힘을 다해 빛을 뿜는 보름달






2004.2.5-11.jpg


갑신년 정월 대보름달,
정말
소원을 말하면 이루어질까..



6 Comments
정우동 2004.02.06 09:19  
  소원은 이루어 질껍니다.
이해를 보내고 乙酉年의 이 보름달이 뜨면
님의 소원이 무엇이었던지를 표나게 알수 있도록
용맹정진 하시기를 빕니다.
박금애 2004.02.06 10:04  
  하루중 가장 신비스러운 느낌인 저녁어스름 전후가
 임의 아름다움을 찾는 눈길과 손길에 꽉 붙잡혔군요.
잘 감상했습니다.
 
장미숙 2004.02.06 10:57  
  해아래님께서 짧은 시간에 분주하게 움직이신 흔적이
이렇게 아름다움을 선물하시네요.
한자리에 모아놓으신 정경에 혼을 빼면서
특히 저의 눈을 오래 잡아두는 건물과 건물 사이의 빛~
포착하심이 아주 경이롭습니다.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한 저는 석양을 바라보며  이런 느낌이었는데..
^**^
석양의 유리벽

- 장미숙

지붕너머
해는 진다

해질 무렵엔 언제나
저 건너
아파트 유리벽에 부딪친
햇살
                     
그 사람으로
잠깐씩 내게 머물고
눈부시게 지나간다

깜깜한 유리벽은
바라 볼 때마다 빛,
빛이다





서들비 2004.02.06 16:09  
  일상에서
보석같은 아름다움을 낚아 올릴 수 있다는것은
큰 달란트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여전히 소중한 것을 나누시는 그 고운마음이
저녁놀 보다 더 아름답습니다.

고맙습니다.  ^^*
해아래 2004.02.06 20:21  
  오늘은 구름이 가려 달이 보이다가 말다가 그러네요.

늘 맞는 보름달이지만 그 일상에 의미를 부여해 보면 그 일상이
부여한 만큼의 의미로 다시 태어나는 것 같습니다.

운님, 정우동님, 박금애님, 장미숙님, 서들비님 반갑습니다.
그리고 장미숙님..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하다 하심에 마음이 쓰입니다.
장미숙님을 위해서라도 움직임이 조금 더 자유로운 제가
발품을 더 부지런히 팔아야겠습니다.. 
 
유랑인 2004.02.07 16:02  
  노을을 두고 갈수 없는 해아래님..  진정한 노을의 주인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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