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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 차

장미숙 1 989
녹 차
- 장미숙

이 한잔의 푸른물은
그 어머니의 말간 날들을
뜨겁게 안아
손톱잎 하나씩 떼어내며
지루한 공백을 지운 분심

허허한 바람을 거두고
옹숭그린 매듭을 풀어
끓어오른 주전자 바닥에
정결히 가라앉는다

여기서 더 빛을 먹을수록
혼은 어둡고
뼈는 단단하여
쓰고 떫기 전에 멈추는 생

녹잎 아래 고개 숙인 꽃일랑
희고 고와서 뒷걸음하고 싶은
열 아홉 순정의 손거울

밭고랑에 주저앉아 무심으로
바라보던 하늘이 찻잔에 들어
그의 어머니를 다독인다

(4월호 문예사조 연재시)
1 Comments
달마 2005.04.04 17:02  
  장 선생님...

글 속 따라 가다니...
아주 젊은 날
화계에서 쌍계사 오르는
길 옆 녹차 밭
참 덧 없었습니다...

좀 알았더라면

녹차 맞 우린 享情 젖어봤으련만
뭐이 그리 바쁜 젊음였는지
가끔은 비 맞고
십리 벗꽃길 혼자 걸은
걸음 추억합니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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