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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 중 이상 없음

바다 10 899
근무 중 이상 없음

우리 집엔 천연기념물인 세 마리의 개가 있다.
토종 삽살개 영평이와 진돗개 장군이와 구슬이..

 작년 8월 방학이 거의 끝나갈 무렵 남편이
난데없이 진도를 가자고 했다.
 아직 집을 짓지도 않았는데 개부터 먼저 사겠다고 하여
몇 번이나 입씨름을 했건만 이겨낼 도리가 없었다.
집을 다 지은 다음에 사도 늦지 않다고 했건만
다 큰 개를 데려오면 살던 집으로 돌아가 버릴 수도 있다고...

 모처럼 여유로운 시간을 내어 미리 연락해둔
진도의 어느 중학교 교장 선생님을 만나 강아지들을 구경한 다음
족보가 있는 45일된 구슬이와 두 달이 된 장군이를 데려왔다.
좁은 아파트에서 어떻게 키울지...

나는 별로 개를 좋아하지 않아서 어떻게 하면
돌보지 않을 궁리만 하고 있었다.

진돗개들은 하루가 다르게 이쁜짓을 하고 잘 자라주었다.
조금만 아프면 이제 한 가족이 되어 온 식구가 매달려 돌보고
그네들만 놔두고 출근할 땐  나도 모르게
"얘들아, 엄마 간다. 집 잘 보고 있어 . "
이렇게 속으로 말해놓고 내가 정말 왜 이러지....

 집 짓는 일은 점점  늦어지는데 강아지들은
어느새 무럭무럭 자라서 중개가 되어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질겁을 하며
경비실에 또는 관리실에 신고를 하여 자꾸 방송이 나오곤 하였다.

 드디어 이사를 하고... 
며칠 전 갑자기 불어닥친 한파로 안으로 들여놨는데
장군이가 밖을 내다보며 제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근무 중 이상 없음!
(2006.3.15)

10 Comments
별헤아림 2006.04.11 11:23  
  새 집으로 이사 하신 일 축하드리며,
든든한 경비원의 자세에 인격을 부여해도 손색이 없을 듯합니다...^^*
수패인 2006.04.11 11:26  
  글의 중간부분만 읽었을때는 와!!진돗개를 어찌 @에서? 의아해 했는데...
진돗개들이 드디어 제 보금자리를 찾았군요.
저도 몇해전 순종암컷 진돗개를 얻어 부모님댁에 드렸는데 어찌나 영리하고
이쁜지...요것이 부모님께 효도 합니다.
장미숙 2006.04.11 13:37  
  ㅎㅎ 선생님댁 개와 우리 딸 이름이 동명이라니..
우리 구슬이랑 선생님댁 구슬이가 모두
제 자리에서의 몫을 튼실하게 해 내길 비는 마음입니다~^^
새 집..새 가족.. 새 마음.. 새 삶..
진심으로 축복합니다~~ 
바다 2006.04.11 14:08  
  별~님!
우리 장군인 이름 값을 해요.
뼈대있는 집에서 태어났으니까 ㅎ ㅎ
바다 2006.04.11 14:23  
  슈패인님!
요즘 자녀들이 다 떠나고 없는 집은 개들이 자식노릇을 합니다.
머지 않아 저희 집도 그러게 생겼어요.
말동무가 되고 나들이 갈 때 동행하고 ...
개가 효도한게 아니라 슈패인님이 큰 효도를 하셨군요

. 나날이 트럼팻연주 실력이 늘어가고 있음을 멀리서 느끼고 있습니다.
좋은 오후 되시길 
바다 2006.04.11 14:24  
  장미님!
구슬이가 이름이 하도 좋다보니 ㅎ ㅎ
우리 구슬이는 진도출신 진구슬이랍니다.
구슬이가 먼 독일에 가서 열심히 성악공부에 전념하여
몇 년 후에 우리 나라 성악계에 큰 별이 되리라 믿습니다.
구슬이를 위하여
아자!아자! 화이팅!!!!!!!!111
유랑인 2006.04.11 17:02  
  아~~  새 궁전에 가더니 장군이도 새로운 각오로 경계에 임하는 모양입니다 ^^
입주 축하드리며 세 충견과 더불어 행복한 나날이 되시고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좋은 글도 새록새록 피어나시길 바랍니다.
정우동 2006.04.12 15:55  
  이사 인사가 늦었습니다.
이것 저것 생각하여 이룬 보금자리이니 가정이 행복하시고
특별히 원하기는
앞산 文筆峰의 영험으로 좋은 작품 많이 쓰시기를 기원합니다.

존함만 듣고 대면 인사를 못 드린
부군 선생님 丁 학장님께 글로나마 인사를 드립니다.
바다 2006.04.13 22:19  
  유랑인님!
장군이의 각오가 날마다 새롭습니다
퇴근해 오면 앞발을 들어 환영을 하며 꼬리를 180도로 흔들어 댑니다.
덕담 감사드립니다.
바다 2006.04.13 22:21  
  정우동 선생님!
축하해주신 일 감사드립니다. 나날이 노력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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