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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나의나뭇잎 5 755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심순덕)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깍을 수 조차 없이 닮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전혀 끄덕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_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5 Comments
하나의나뭇잎 2006.01.12 02:19  
  새벽녁 고향을 향해 떠나려는데 문득,오래전 읽었던 이 시가 떠오르는건
왜일까........
김형준 2006.01.12 02:48  
  울엄마 없었으면 난 어떻게 살았을까?
울엄마 참지 않았으면 난 지금 무얼 하고 있을까?
온갖 설움 다 당하면서도 아들 보고 사셨단다.
철도 없고, 이해도 잘 해드리지 못한 아들 바라보며....

울엄마 도망갔음 난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
그 험한 삶을 사시느라, 하소연 할 곳도 없었던지라
울엄마 속 얼마나 타들어 갔을까?
섬세하다고 자부하던 나는 얼마나 굼뜨고 눈치도 없었나.

울엄마 희생 먹고 나는 씩씩하게 자랐다.
죽고파서, 억울하고 분해서 살기 싫었던 그 삶을
사랑하는 아들 생각에 그저 그 모진 시간 다 보냈다.
울엄마 지금도 나 때문에 고생하신다. 그 사랑하는 아들땜에.....

울엄마가 정말 불쌍하다.
울엄마한테 너무나 미안하다.
조금이라도 편하게 해드려야 하는데, 어떻게 하나.......
오.랜.知.人 2006.01.12 15:38  
  엄마는 그러면 안되는 것이었는데도 ....
울엄마도 그리 사셨더랬습니다.

아파도 아프다 말못하고,슬퍼도 슬프다 내색않고,
하소연한번 해보지못하고 속으로 삭이시느라 종국엔
암으로 세상 떠나셨지요.

어떻게 해드리고 싶어도 해드릴수 없는 저는
더 가슴아픔 입니다.


하나의나뭇잎 2006.01.14 01:44  
  비 내리는 바다를 배를 타고 건너오며 , 30여분 바닷 길 건너에 계시는 친정엄마를 못뵙고 내일 이른 강의를 위해 상경하고 보니,새삼 이 시를 올려놓은 제가 부끄러워 지내요..........
김형준 2006.01.14 03:19  
  강의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돌아가시는 길에
만나 뵙는 어머니....
오면서 만날 수 없었음을 아쉬워하는 마음이
그 만남을 더욱 더 아름답고 소중하게 만드는 건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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