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 차
녹 차
- 장미숙
이 한잔의 푸른물은
그 어머니의 말간 날들을
뜨겁게 안아
손톱잎 하나씩 떼어내며
지루한 공백을 지운 분심
허허한 바람을 거두고
옹숭그린 매듭을 풀어
끓어오른 주전자 바닥에
정결히 가라앉는다
여기서 더 빛을 먹을수록
혼은 어둡고
뼈는 단단하여
쓰고 떫기 전에 멈추는 생
녹잎 아래 고개 숙인 꽃일랑
희고 고와서 뒷걸음하고 싶은
열 아홉 순정의 손거울
밭고랑에 주저앉아 무심으로
바라보던 하늘이 찻잔에 들어
그의 어머니를 다독인다
(4월호 문예사조 연재시)
- 장미숙
이 한잔의 푸른물은
그 어머니의 말간 날들을
뜨겁게 안아
손톱잎 하나씩 떼어내며
지루한 공백을 지운 분심
허허한 바람을 거두고
옹숭그린 매듭을 풀어
끓어오른 주전자 바닥에
정결히 가라앉는다
여기서 더 빛을 먹을수록
혼은 어둡고
뼈는 단단하여
쓰고 떫기 전에 멈추는 생
녹잎 아래 고개 숙인 꽃일랑
희고 고와서 뒷걸음하고 싶은
열 아홉 순정의 손거울
밭고랑에 주저앉아 무심으로
바라보던 하늘이 찻잔에 들어
그의 어머니를 다독인다
(4월호 문예사조 연재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