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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김의 편지] 두 대통령의 신년연설 / 좋은 글

자 연 3 865
 
  두 대통령의 신년연설

지난 1월23일에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과 미국의 부시 대통령이 각각 자국민들 앞에서 신년국정연설을 했습니다. 이를 두고 한국에서는 신년연설이라 하고, 미국에서는 연두교서(The State of The Union Address)라고 합니다. 제가 두 대통령의 연설 내용을 분석할 자격도, 능력도 없기 때문에 그분들의 연설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제 눈에 비친 두분의 차이점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한국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국무위원들과 사회 각층에서 선정된 사람들 앞에서 연설했으며 미국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의회에서 하원의장과 부통령(상원의장), 여소야대로 구성된 상원의원들과 하원의원들, 국무위원, 각 군 대표 그리고 초청받은 소수의 국민들 앞에서 국정연설을 했습니다. 이번 연설에서는 미국의회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이 하원의장이 되었기 때문에 대통령의 첫마디는 "마담 스피커"로 시작되는 깍듯한 인사와 축하였습니다.

그리고 연두교서 연설 동안에 국무위원 중 한 사람이 연설장에 나오지 않는 것이 관례인데, 금년에는 법무장관이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연설장에 모인 사람들 모두가 미국의 지도자들이기 때문에 국무위원 중 한 사람은 그 연설장에 나오지 않고 밖에서 유사시에 대통령을 대행할 태세를 갖추기 위해서입니다.

한미 두 나라는 대통령 중심제이기 때문에 이 두 대통령 모두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나라의 살림을 책임지고 국정을 운영합니다. 금년 두 나라의 국정연설은 공교롭게도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진행되었는데, 저는 한국과 미국의 시차 덕분에 두 연설을 모두 TV로 볼 수 있었습니다.

한국 대통령은 연설문을 10시간도 모자랄 정도로 준비해 왔는데, 이 모든 것을 말씀드릴 수 없다고 하면서 "그냥 넘어 가죠"라고 연설 중에 말했고, 미국 대통령은 주어진 시간에 모든 것을 말할 수 있게 준비해 왔습니다. 미국 대통령은 연설문을 자신이 직접 쓰지는 않지만, 연설문 작성자와 미리 상의하고 수정도 하고, 연설 연습도 한다고 합니다. 그래선지 한국 대통령에 비해 TV 앞에서 훨씬 유연하고, 연설문 내용을 시간에 맞춰 적절하게 배분해서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동갑내기인 두 나라의 대통령은 역사상 가장 낮은 지지율을 가지고 국정연설을 했습니다. 그러나 미국 대통령이 설 도중 여야의원들은 물론 모든 참석자들로부터 수십 차례의 기립박수를 받은 것에 비해 한국 대통령은 정부관계자들조차 한 번도 박수를 치지 않았습니다. 그 다음날에 있었던 신년기자회견에서도 기자회견을 마치고 돌아서는 대통령에게 박수를 보내거나 기립하는 기자들은 없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예의없는 자세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무리 인기가 없다고 해도 대통령에 대한 예를 갖추고, 존중해야 합니다. 이러한 무례가 한국인의 정서인지, 교육에 그 원인이 있는 것인지 다시 생각해봐야겠지만, 일단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겸손이 없는 한국인, 칭찬에 인색한 한국인, 고마운 줄 모르는 한국인, 이러한 수식어가 한국 사람들에게 점점 보편화되고 있는 것 같은데, 여기 이민온 교포들 역시 이런 태도로 인해 미국사회에서 환영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한국을 떠나 오랫동안 이곳에 사는 저를 비롯한 교포들 역시 같은 한국사람이면서도 이런 불친절에 충격을 받을 때가 있을 정도입니다.

우리 청소년들은 겸손하고, 남을 존중할 줄 알고, 칭찬에 후하고, 작은 것에도 고맙다는 인사가 금방 나올 수 있는 예의바르고, 따뜻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학교와 학부모가 책임을 지고 노력해야 되겠습니다.

로버트 김(robertkim04@hotmail.com" rel="nofollow">robertkim04@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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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오경일 2007.02.02 13:55  
  언제 부터인가 질서가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누구의 책임 일까요?
윤리가 없어지고,돈만 사랑하고 나만아는 풍조가 만연해 버린 세상
내가 책임 져야지요.
내마노의 아름다운 시와 음악을 통하여 이나라 이민족이 살기좋은 나라가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을 가져 봅니다.
좋은글을 올려주신 자연님 고맙습니다.
왕짱돌 2007.02.02 18:12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글이군요
좋은글 감사 합니다
정창식 2007.02.03 03:14  
  예로부터 한국은 동방예의지국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마음에서 우러나는 예의는 실종된지 오래된것 같습니다.
우리가 선택하고 우리가 외면하고 있으니 우리 모두가 자성해야지요.

과거의 예의는 억압의 예의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가장 민주적인 대통령이 아닐까요
멀리 미국에서 조국을 생각하며 올려주신
자연님의글 감명깊게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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