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이 아직 불기도 전에 마음이 바람이 들었다.
든 바람을 빼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바람 들도록 만든 사람, 만든 이유들이 해결이 안 되면 말이다.
바람이 부는 대로 바람이 싣고 가는 대로
자유로이 떠돌다가 바람이 잦아지는 그곳에서 쉬면 된다.

바람 드는 것이 그리 나쁜 것은 아니다.
춥고, 사나운 바람도 있지만 축복인양
우리의 마음을 기쁘게 해주고, 부끄럽게 해주는 바람도 있기 때문이다.
바람 들었다고 잔소리는 하지 말자.
잔소리하는 그 소리에 담긴 호흡이 또 다른 형식의 바람이다.
더욱 더 멀리 가기를 원하거든 그렇게 해도 되겠다.
그렇지 않으면 쓸데 없는 잔소리는 그만 두고,
그저 조용히 감사하는 마음으로 따스하게 감싸 안아주자.

안그래도 지쳐있는 안그래도 힘든
안그래도 방황하는 평화를 잃고 헤매이는 마음을
왜 그리도 매몰차게 힘들게 때리려 하는가.
차라리 기쁜 노래를 불러주자.
비록 마음은 아쉽고 서운해 찢어지더라도
웃어주고, 손잡아주고, 사랑의 마음을 함께 실어 보내자.

이곳저곳 바람과 더불어 구경 다니다가
다시 바람이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으로 실어다 줄 수 있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