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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을 들고 무대에 오른다.

권혁민 3 905
오늘날 봇물 터진 것처럼 아니 장마철 홍수물 나가듯이 신작가곡들이 눈만 떠면 매일매일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가곡의 문예부흥(르네상스)시대이다.
우리가곡의 최고 절정기라고 해도 결코 틀린 이야기는 아닐 거 같다.
많은 시인들의 주옥같은 시들이 우수한 작곡가님의 손을 거쳐 옷이 입혀지고 또 재능있고
기량이 뛰어난 성악가들-그들의 입으로 불려져 음반으로 나온다.
여러 연합회와 단체에서 제 각각 앞을 다투어 나오고 이를 알리기 위한 연주회 역시도 많은 곳에서 매일 열리니
우리 같은 아마추어들의 눈과 귀는 연신 즐겁고 매일 춤을 춘다.
신나고 즐거운 일임에 분명하다.

그런데 너무 많은 신작가곡이 한꺼번에 이렇게 사태지듯 쏟아져 나오다 보니
미쳐 다 들어보지도 못하고
또 한번 불러보지도 못하고 그냥 지나는 곡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 문제점이다.
그냥 음반속에서만 쿨쿨 잠자고 있거나 악보집 안에서만 정지된 상태로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가곡은 유행가와는 달리 한번 들어도 쉽게 우리의 귀에 금새 뿌리를 내리질 못한다.
듣고 또 듣고 부르고 또 불러서 이런 반복을 수년간 거쳐야만 우리의 귀에 입에 정착을
하게 되는데 한번 정착되면 쉽게 사그라 들지 않고 우리가 죽을 때까정 내 머리와 가슴에 둥지를
틀고 영원한 친구로 남게 된는데 이것 역시도 유행처럼 후딱 지나가버리는 대중가요와는 확실하게 구분 된다.

신작가곡은 전문 성악가들 역시 많은 부담을 가지고 부른다.
잘 알려지지 않았으니 부르는 이도 또한 듣는 청중도 다 함께 이런 심적 부담을 안고 있는데......
이런 신작가곡을 아마추어들이 무대위에 들고 올라가서 연주를 한다.
연주성공을 거의 포기하고 오른다해도 결코 과언은 아니다.
자기는 수백번 혼자 연습하여 나름대로 작품의 완성도를 꾀하였다하나 이를 들어 줄 청중은
영 아니올시다가 태반이다.
가곡 메니아들 조차도 미쳐 들어보지 못한 곡들을 연주하는 것이다.
그들은 처음 들어보는 곡이니 당연히 귀에 많이 거슬리고 쉽게 그 가사나 멜로디가 친숙치 못하니 의당 거부반응도 쉽게 일어 날 수 있는 것이다.

무슨 가곡이 대중가요 같다느니......
무슨 오페라 같다느니......
아이들 동요 같다느니.......

심지어 음악을 가르키고 전하는 일선에 계신 선생님들 조차도 기존의 고정관이나 틀을 깨지 못하고
강하게 거부하거나 부인하려 든다.
수강생들에게 한번 가르쳐 주시라고 어렵게 건낸 악보와 씨디는 서랍속으로 책꽂이에 그냥
장식되는 것으로 전락하고 마는 것을 저는 수차례 경험을 해야했다.

내 마음의 노래가 해야 할 일은
이런 신작가곡을 꾸준하게 보급시키기 위해 많이 틀어주고 그 악보를 잘 간직하여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공급하여 주어야 하며
우수한 가곡을 발굴하고 창작하는데에도 어느 정도는 우리의 몫을 감당해야 한다.
또 우리 동호인들은  실패를 결코 두려워 하지 말고 이런 신작가곡을 들고 무대위를 오르는 것을 주저 하지 말아야 한다.

요즈음 이런 가곡의 전도사 역활을 스스로 감당하고 계신 분들이 참 많이 계신다.
송월당님,유열자님,이선희님,조규성님,박재웅님,정창식님,홍양표님(무순이며 대표적인 몇분들만 거명한 것임),등등 수 많은 아마추어 분들.
이분들은 결코 자기의 노래 실력을 높은 무대위에서 뽐내려하기 보다는 매번 무대위를
오르실 때-신작을 들고서 오르신다.
굉장한 심적부담을 많이 안고 오르는 이런 분들이 많이 계시기에
우리 신작가곡이 더 빨리 더 많이 알려지고 보급되는 사실을 우리는 스스로 인정해야 하며
자라는 젊은 후배들 역시도 이런 개척정신과 대의를 먼저 위하는 자세를 열심히 배우고 본 받아야만 할 것이다.
무대 아래서 박수만 칠 것이 아니라
무어라 노래평만 할 게 아니라 그분들과 함께 그 아름다운 일에 다 함께 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신작이
내일에 명작이 되는 날까지 말입니다
3 Comments
송월당 2008.05.22 08:04  
권혁민님 이번 군산 행사에 차편 제공하시어 많은 회원이
참석 할 수 있었음에 진심으로 감사 드리며
그 날 부르신 '그 어느 지날 손이'는 지난 해 4월 내마노 가곡 부르기에서 배운
정영택님이 작곡하신 곡으로 저도 2005년 8월에 그 노래의 장소인 식영정도
가보고 영상도 만들어(게시물 3827번) 이미 익혀 두었던 곡인데 님께서 그 노래를 너무 잘 불렀어요.
정창식 2008.05.22 10:06  
지당한 말씀입니다.
언제나 권혁민님의 가곡사랑은 하늘도알고 땅도알고 바다도 알것입니다.
가곡사랑은 나라 사랑이지요.
좋은 신작가곡들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보급해야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함은 동감이며 안따까울 따름이지요.
그러나 희망은 있습니다.
님과같은 내마노 회원이 있으니까요!
권혁민 2008.05.28 17:03  
영동세브란스 병원을 찾았다.
정우동부운영자님과 함께.
박달나무처럼 단단하실 선생님께서
결핵성 늑막엽으로 입원하여 계셨기 때문이다.

저번 군산 내마노 가곡레스토랑 때 뵈었을 적
웬지 모르게 가뿐 숨소리와 야윈 모습이 이미 몸에 병을
지니고 계셨기 때문이 였음을.

환자중 박달목님을 찾습니다.
라고 간호원에게 물으니
그런 분은 안계신다고 전산을 조회하던 예쁜 손의 간호원이 이야기 한다.

박자 진자 환자.박.진.환
그렇다.
예명과 본명의 차이다.

병원 침상에 앉아 계신 시인의 옆에는
두꺼운 성경책과 수필집이 한권 놓여 있었고,
대를 이어 홍익대(조각) 대학원을 나 온 막내 아들이
아버지 병간호를 돕고 있었다.
집에서 직접 키운 신 딸기를 몇개 입에 넣어면서
담소를 즐기다 돌아 왔다.

입맛이 돌게하고
식욕이 왕성하게 할 그런 반찬 몇가질 해
다시 한번 찾아뵈야 할 거 같다.

당신의 가곡-그 어느 지날 손이 가사중
작은별은 아쉬워가 아니라(X)
작별은 아쉬워(O)라고
틀린 가사를 조심스럽게 정정하여 주시는 자상한 선생님.

건강하세요.
빨리 완쾌하세요!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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