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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의 원조?

노을 8 758
    - 성찬경, 「추사 김정희 선생」-

모두들 넋 잃고, 말도 잃고 감탄하다가
이윽고 앞을 다투어 붓을 들어
있는 솜씨를 다해 題贊한다.
하나같이 추사의 아득한 경지를 기리며
古今이 일반인 高士의 不遇를 비통해하니
이들의 시문은 이를테면
추사의 主唱에 和答하는 장엄한 交響이랄까,
우선은 마치 한 가지에 주렁주렁 열려 있는 열매처럼
이 시문을 세한도에 이어서 꾸며
그것을 다시 추사에게 보냈다.
추사는 길게 불어난 세한도를 보고
마음의 벗이 四海에 널려 있음을 실감하고
얼마나 맑고 황홀한
기쁨과 위안을 얻었을 것인가.

아는 분의 권유로 이명환 지음 ‘지상의 나그네’라는 수필집을 읽고 있습니다.
제주도에서 추사 김정희의 유배지를 다녀와 쓴 글에 이 시가 인용되었는데
문득 이 시의 내용이 요즘 인터넷의 댓글과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물론 그 예술적 품격과 고상한 交響의 향기는 따라갈 수 없지만요.
위험을 무릅쓰고 유배지의 스승에게 귀한 책을 선물한 제자 우선 이상적은
추사 김정희의 저 유명한 세한도를 답례로 받아 연나라에 은밀히 품고 가
당대의 名流 17인에게 보였더랍니다. 그 때 일을 성찬경 시인이 시로
쓰시고 시인의 부인이신 이명환님의 글에 인용된 것입니다.
혹여 시인께서 아시면 불쾌하실까 두려우면서도
그에 훨씬 못 미치지만 현대를 사는 우리도
인터넷상에 좋은 글을 올리고 아름다운 댓글을 달아
마음의 벗으로부터 맑고 황홀한 기쁨과 위안을 서로 얻으면
이 또한 아름다운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소개해 봤습니다.

8 Comments
수패인 2006.07.27 17:51  
  맞습니다.댓글을 달아 서로 위로하고 칭찬하는 일...손가락 몇번 수고로움을 끼치면 글올린 분들께는 큰 위로가 됩니다.
반면 악플이나 비난의글은 가슴에 상처를 남기지만...
열린세상 2006.07.27 23:45  
  정히 그렇습니다그려.
세라피나 2006.07.28 00:48  
  맞아요! 
비록, '사탕발림' 이라하여도 예쁜마음 담은
칭찬과 격려의말은 ,의기소침했다가도  새삼,
솟구치는  힘의 탄력을 받게 된답니다.^^

고마운 글을 주신 분께 어떻게  보답해야 할까..
고민하며 좋은마음을  궁리하게 하구요.^^
아름다운 마음의  끊임없는  순환의  릴레이지요.

'네'........  수패인원장님......!
아시죠?^^...침묵의  의미를요....
선생님! 이제  슬슬^^ 무대 점령 할  즈음,아닌지요?^^
많은 분들의 기다림도 깊습니다.^^ 준비 하시지요?^^
용하신  크신마음,..."네'.......

 
서들비 2006.07.28 10:01  
  현대인의 소외와 단절이
어떻게 극복 될까 궁금하고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방법이 있는걸 몰랐을때는요....
사람은 자연인고로 자연으로 돌아가려는 속성은
변하지 않고 그렇게 여전하리라는 믿음이 깊어졌습니다.  ^^*
노을 2006.07.28 13:20  
  수패인님, 그날 안보이시니 궁금해 하고 찾는 이 많아
수패인님의 빈 자리가 느껴졌습니다. 다음에는 그 빈자리 꽉 채워주실 꺼지요?

열린세상님, 정히 그렇다는 것을 발견하고 얼마나 재미있던지요. 

세라피나님, 댓글의 묘미는  이해와 소통에 있는 것 같아요. 더하여 격려를 얹으면 사랑이라는 방정식이 성립할지도 모르지요.

서들비님, 서들에 내리는 비는 과연 언제나 그칠까요? 나는 그래도 서들에 내리는 비를 떠올리면 기분이 장해집니다. 
 
세라피나 2006.07.29 02:43  
 
'비록' 사탕발림'이라 하여도.. 라는 부분이
왜이리, 미운글인지..다시 읽어보니  어휴!

표현력 부재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네요. 부끄럽게요..^^
'빈말'이라할지라도 정도의  표현을 한다는 것이..그만..^^

노을님의 문장력에 제가 주눅이 들었나봐요.^^

정우동 2006.07.29 09:59  
  노을님의 총명에 박수를 보내고 그 탁견에 동의합니다.
노을님의 이 참신한 발견이 새로운 발견들로 이어질 예감입니다.

생각해보면 이른바 댓글은 요즘의 인터넷만의 전유물이 아니고
일찌기 옛 선인들도 즐겨 쓴 흔히 볼수있는 문화현상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시조에서는, 잘 알고 있듯이
태종 이방원의 何如歌에 만고충신 정몽주가 丹心歌로 답하였고
漢詩에서도
앞 시의 韻字를 이용하여 답하는 和韻詩가 있는가 하면
앞 시의 운자와 차례까지 그대로 따라서 답하는 次韻詩도 있습니다.
그리고 현대시 중에도
인구에 회자하는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박목월의 나그네는
조지훈이 목월을 위하여 쓴 완화삼의 '술 익는 마을' '저녁 놀'
'나그네'를 그대로 반복하여 사용한 화답시입니다.
.
노을 2006.07.29 13:08  
  정우동선생님
무슨 탁견씩이나요~~
그런데 선생님께서는 동서양의 모든 학문과 예술을 망라해서
어찌 그리 식견이 높으신지요.
빙산의 일각과 같은
이런 저런 댓글만 보고도 그 정도 느낌이 오니
그 실체는 어떠할지 못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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