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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바람이 불면

해야로비 6 1476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나의 어머니는 더욱 바빠 지시곤 하셨다.

김장시장 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무청은
어머니의 장바구니에 차곡차곡 쌓여
고춧가루 비싸다 아껴가며,
소금 조금, 마늘 몇쪽 간신히 넣고 무청김치로 담궈졌다.

질기고, 시퍼런 김치
가난의 부끄러움을 안고 먹던 무청으로 담근 김치...

이제 어른이 된 지금,
시원하게 익을 무청김치, 내가 담고 있다.


찬바람이 불면...
누렇게 달려있던 문풍지가,
어느새,  새하얀 창호지로 바뀌어 달려었다

그때엔,
내마음의 문풍지도 덧달아 놓았었다.
행여 다칠까봐, 행여 뺏길까봐...
내마음의 틈새를 꼭 꼭 틀어막았다.

형체없는 바람이,
겨울내내 문을 열어달라고 울어 대었다.

이제 어른이 된 지금,
내마음에 달린 문풍지도 떼어 내고 싶다.
6 Comments
바 위 2008.12.06 04:13  
가늠하는 시절가
시인은 떠는 문풍지 소리에

어른 됨을 새기고
추억은 귀부인 고운 감성 깨우지

어머니 땅 아비 빛인가 구름인가
孝悌忠敬  땅. 仁義禮知 하늘이라 했던가 ?

고맙습니다...
열무꽃 2008.12.06 11:24  
난, 아직 어머니가 풀친해 놓으신
누런 문풍지를 그대로
달고 산다.
부끄럽게스리.
해야로비 2008.12.06 12:40  
죄송혀요~~  마음은 떼어놓아야지...하면서도, 그게 실은 안 떨어지더라구요~
오경일 2008.12.10 10:20  
찬바람이 불때 어머님이 연탄 난로를 놓으신다고 연통을 사오라 하시는데 
바쁜일이 있어 이따 해드릴께요. 했는데 무척 서운 하셨나 봅니다.
그리곤 사람을 시켜 난로를 놓으셨더라구요.

몇일 지난후 또 다른 부탁을 하시는데
옆에 계시던 친구분이 아들이 아무것고 할줄 모른다면서 뭘 시켜. 하시자
어머니 당황 하시며 눈을 찔끔 찔끔, 손을 막 내어 저으시며 말씀을 못하게 말리 시더라구요.
 잠시 서먹 하였는데 무척 죄송하더라구요 많이 서운 하셨었나  보더라구요.

그래도 아들이 필요 한것 같으면 좋아 하는지 싫어하는지 물어 보지도 않으시고 행동으로 옮기십니다.
어머니의 자식 사랑 이 너무나 큰것 같습니다.
해야로비 2008.12.10 18:04  
다른 어머니들은 안 그러는지 모르지만...저는 너무 이기적인 엄마인것 같아요.
내엄마가 나를 위해 당연히 해 주시던 모든것들이 이제 저는....
제가 바쁘고, 할일이 많다는 핑계를 대며...자식을 위한 헌신을 남의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답니다.
정영숙 2009.01.16 21:32  
참으로 내맘 같은 시입니다.
저는 예전에 어릴적에 시골에서 문풍지를 바르고 살았던 그때가 그리워 저작년에 한옥집에 이사와 하얀 뭄풍지를 바르고 살고 있습니다. 90세된 어머니와 문풍지 바른 집에서 추억을 더덕더덕 바르고 조용히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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