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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에 오동일선생님을 만나 뵈웠습니다

鄭宇東 0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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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4일 발렌타인데이에
꽁꽁 언 강도 (경제형편도) 풀리기를 속으로 노래하면서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장소를 잘 몰라 미리 확인하러 광화문 근처에 있다는 홍하앞 (이름도 너무 낯선)
포폴로 크로와를 둘러보고는 장소를 바꾸어 모두가 찾기쉬운 세종문화회관 뒷편
로이얄빌딩 지하 한방찻집에서 우리들은 만났습니다.
 
5.16직후 <새나라는 부른다>는 국민가요 현상모집에 당선하여 박정희의장을
만났을 때 건빵과 물로 점심을 떼우면서 걱정하는 비서에게 "배부르면 됐지뭐---"
하던 그때 그 장면이 혁명하던 사람의 참모습으로 뇌리에 깊이 각인되었고,
그 현상 상금 60만원에 조끔만 더 보태 보문동 옛집을 장만할수 있었다는 감개
무량을 들려 주었습니다. 전에 한번은 김동진 선생님이 국민은행사가를 작곡해
주고 많은 사례금을 받아 누상동 옛집을 사셨다는 풍문을 들었는데 이런 예술의
로또복권외에도 문화지원 프로그램 메세나운동이 보편화되면 더 많은 예술가들의
창작활동에도 도움이 될수있을 텐데 말입니다.


기존 서책이나 자료에 안 나오는 사생활을 여쭙는 중에
대학시절 스승분 친구얘기와 연애사건과 중매와 결혼생활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그중 하나로 吳東一 선생님은
吳金星님을 아버지로, 劉昌淳님을 어머니로 하여 1933년 5월 9일 평양에서 나서
두살때에 아버지를 잃고 해방후 어머니를 따라 경북 영주에서 성장했습니다.
사모님 김은숙님은 영주 출생으로 교사로 있던 서울에서 만나 중매 결혼했답니다.

어느 글에서 선생님을 포함하여 아들 며누리 손자 손녀 합하여 열명이 서울대 졸업생
이라하니 정말 드물게 보는 총기있고 총명한 집안 내력이겠지만 선생님은 여든이 다
되셨는데 "조침문"을 줄줄이 외우시며 젊은이들 기를 죽이십니다.

한번은 내가 장자서 읽은 우화로
장주가 밤나무 숲에서 어리석은 새가 이마를 치길래 따라갔다가 그 새는 범아재비를
노리고 또 범아재비는 매미를 노려 바투보느라고 그들의 위험을 모르는 단견에 탄식
하며 나오는 그 장자가 또 밤나무숲 주인에게 밤도둑이라고 쫓겨나와서는 이 일이 부
끄러워 두문불출 반성하더라 하니 선생님은 자기 그릇과 지혜만큼 이해할 뿐이라며   
하루살이와 매미와 참새가 함께 놀다 내년 봄에 만나 놀자하니 한여름만 사는 매미는
내년이 뭐냐 물었고, 매미가 잠을 자고 내일 또 다시 만나 놀자하니 하루밖에 못사는
하루살이는 내일이 뭐냐고 묻더라는 금시초문의 귀한 이야기를 들려 주었습니다.

오늘도 점심을 드시며 여느때처럼 반주로 맥주 글라스로 소주를 자시는데 소주잔을
다 채워도 큰 잔은 아직도 비어 있으니 더 채울수 있다면서 작은 지혜를 채웠다고 촐
랑대지 말고 겸손히 큰 그릇에 좋은 지혜를 많이 담아라고 충고하십니다.

요즈음, 선생님은  떠나온 고향 평양에 돌아 가는 날 부르기 위하여
고려시대의 문인 정지상님이 지은 시 "대동강大同江"과 "송인送人"으로 가곡을 만들
고 있는데 노작곡가의 명곡이 기대되고 선생님의 귀향의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빌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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