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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는 것들을 사랑합니다

barokaki 3 758

    겨울이면 아랫목에 생쥐들이 와서 이불 속에 들어와 잤다. 자다 보면 발가락을 깨물기도 하고 옷 속으로 비집고 겨드랑이까지 파고 들어오기도 했다. 처음 몇 번은 놀라기도 하고 귀찮기도 했지만 지내다 보니 그것들과 정이 들어 버려 아예 발치에다 먹을 것을 놓아 두고 기다렸다. 개구리든 생쥐든 메뚜기든 굼벵이든 같은 햇빛 아래 같은 공기와 물을 마시며 고통도 슬픔도 겪으면서 살다 죽는 게 아닌가. 나는 그래서 황금덩이보다 강아지 똥이 더 귀한 것을 알았고 외롭지 않게 되었다.

 
  권정생 선생님의 글입니다.  '강아지 똥'이라는 동화를 쓰신 분이라고 합니다.
  임길택 선생님의 '나는 우는 것들을 사랑합니다'라는 책을 보고 있습니다.
  그 책에 나오는 이야기를 인용하였습니다.
  위의 글은 권정생 선생이 서른 나던 해에 쓰신 글이라고 합니다.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제 나이 사십대 중반인데도 저는 아직 그런 생각의
  발가락 끝에도 이르지 못했음은 물론, 그 실천이 무망한 까닭입니다.
  술만 퍼마시며 폼만 잡으며 살아온 게 아닌가 싶습니다.
  유구무언입니다.


3 Comments
오숙자 2004.02.20 10:46  
  전원에 살다보니 초겨울이 되면 조그만 청개구리가
집안으로 들어와 부엌에서 함께지내고
또 먹이 찾으려 집안으로 들어온 다람쥐도 방안에서
한동안 함께 지낼때가 있습니다
도시에 살땐 내쫓고 했을텐데... 이젠 익숙해지고
자연의 섭리속에서 창조된 창조물이기에 그냥 식구처럼 여기고
먹을것을 주며 개구리와도 한 몇개월 살았습니다
어느날 항상 준비해놓은 물그릇에 떠서 자신의 수명을 다 했더군요.
지금 집에서 애지중지 키우는 진도견 <불론디>도 3,4개월 때 
우리집을 선택해 들어와서 업둥이 견으로 함께 살고 있습니다.
서들비 2004.02.20 11:43  
  어머나!!~~~~
오교수님도 권정생선생님처럼  사시는군요.  ^^*
어딘지 특별한 느낌이 있으신분이라 생각했는데......
그렇게들 특별한 공통점이 있으시군요.
놀라운 사랑입니다.

woon 2004.02.25 09:38  
  눈물 이 진주 값 만은 하지요...
에메랄드, 비취 그만 하단 들...
바로 보면 흔적은 아주 은은 하잔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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