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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만나고 싶은 사람 -박원자-

가을여자 9 910


가을에 만나고 싶은 사람

시/ 박원자

이 가을에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부르기만 하면 달려가서
두 손을 깍지 끼고
은행잎이 바람에 날리는 그 숲을
걷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가녀린 허리 동여 매고
산들바람에 고개 숙여
인사하는 코스모스를 보면
그 길을 함께 걷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국화향 가득한 꽃집 앞을 지날 땐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울었던 소쩍새를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빨간 단풍나무숲을 지날 때는
그 단풍 한잎 입에 물고
내 마음이 단풍처럼 붉다고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가을 햇살에
은빛 물결을 이루는
억새 옆을 지날 땐
내 마음은 솜털처럼 부드럽고
미풍에도 흔들리는
가녀린 마음의 나약한 여인이라고
고백하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지붕이 하얀 까페를 보면
향기가 진한 커피 한 잔에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며
그 음악 속에 릴케는
바로 당신이라고
말하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코발트빛처럼
푸른 하늘을 보면
내 그리움이 그렇게 푸르다고
말하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멀리 바라보이는
가을산 끝자락을 보면
당신을 그리워하는 그리움이
그 산 끝자락에 있다고
말하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스산한 바람이 불고
낙엽이 우수수 지면
내 그리움도 사라질까
그 바람을 온몸으로
함께 막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내 마음 속의 친구가
몹시도 보고 싶은 가을입니다

9 Comments
나비 2004.10.12 10:01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 아름다운시와 감미로운 바리톤으로
하루를 열게 해주심 감사 드립니다!
해야로비 2004.10.12 11:22  
  선생님의 시를 읽으며....전, 왜 가슴이 아플까요?
장미숙 2004.10.12 12:07  
  아름다운 마음의 가을여자님이 보여 주신
박원자시인님의 가을 마음..
가만 있는 제 마음까지 흔들어 놓아요~^^
아름다운 시와 음악이 행복한 가을 날입니다~~
유랑인 2004.10.12 16:12  
  늘 좋은 시에 좋은 음악과 영상으로 감상의 몰입을 이끄는 가을 여자님
!  잘 보았어유~~
바다 2004.10.12 19:16  
  가을여자님!
정말 감사합니다.
님의 손안에만 들어가면 변변찮은 글도 왜 이리 아름다워지는지요.
이 배경음악처럼 제게도 그런 멋진 시월의 어느 날에 마음 속에
친구를 만날 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 - 바리톤 김동규 .금주희 듀엣

눈을 뜨기 힘든 가을 보다 높은
저 하늘이 기분 좋아
휴일 아침이면 나를 깨운 전화
오늘은 어디서 무얼할까
창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
사랑은 가득한 걸
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
바램은 죄가 될 테니까

가끔 두려워져 지난 밤 꿈처럼
사라질까 기도해
매일 너를 보고 너의 손을 잡고
내 곁에 있는 너를 확인해
창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
사랑은 가득한 걸
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
바램은 죄가 될 테니까

살아가는 이유 꿈을 꾸는 이유
모두가 너라는 걸
네가 있는 세상 살아가는 동안
더 좋은 것은 없을거야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
우지니 2004.10.12 21:48  
  옛 날  사십여년 전에                                       
"가을의 온 여인" 이라는 소설을 읽었는데 그때 그주인공이 어찌나 차가웁던지 소름이 끼칠정도로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았는데..
 
가을여자 라고 처음 오셨을때
옛날 가을에 온 여인?  생각이 문득 떠 올랐는데 지켜보니  정 반대로 너무나 감성이 풍부하고 아주 멋쟁이시네요.  이 가을의 진풍경을 더욱 감미롭게 표현하시어 보는이들의 마음과 마음을 황홀하게 하네요.
이 가을의 아름다움을 배경과 음악과 시를  모두 담아 특작품으로 만드신 가을여자님께 찬사를 보냅니다.
가을여자 2004.10.13 09:37  
  시월의 멋진날에 멋진 시를 선물해 주신 바다님께 감사를 드리며,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의 노랫말과 제맘이 일치함을
여기오신 님들께 고백드립니다..^^

어여쁘고 늘 남을 배려하는 고운 마음씨의 나비님,

예술의 전당에서 뵌 해야로비님, 밝고 상큼한 인상을 받았었죠..

장미숙 시인님! 고고한 연꽃같은 기품이 있는분..언제나 감사 합니다.

유랑인님, 의리 빼고도 좋은걸 많이 가지고 계시지요..이분은~~^^
많이 감사해유~~ㅎㅎ

우지니님,무슨말씀부터 먼저 드려야 하나요?
너무 감사해서요..^^
과분한 칭찬에 그저 부끄럽기만 합니다..
이 멋진 가을날이 더욱 빛나시기를요..^^*
박성자 2004.10.13 10:52  
  가슴 시리도록 그리움이 베어 있는
애절함에 나의 가슴속에는 그런 그리운
사람이 있나 되돌아 봅니다.
해야로비 2004.10.13 17:03  
  가을여자님...
너무 멋지셔요.  예술의 전당에서 만나...터미널에 내려 드리고 같이 하지 못함이 아직도 서운합니다.

다음에 다시 만나면...더욱 더 기쁘고 반가울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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