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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김' 자유인 생활 1년 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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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은 못 받아도 남에게 피해 안주는 삶 살 것"

 로버트 김씨와 부인 장명희씨가 지난해 11월6일 오후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기다리고 있던 환영객들의 열렬한 박수에 손을 들어 답례하고 있다. 고영권기자 
 
 
"자유인이 된 지 벌써 1년이 됐습니다. 후회 없는 삶을 살겠습니다"
미국에서 국가기밀 유출 혐의로 수감됐다 9년8개월 만인 작년 가을 풀려난 로버트 김(65ㆍ한국명 김채곤)이 자유의 몸이 된 뒤 1년 간 느낀 소회를 최근 인터넷 팬카페에 올렸다.

그는 `로버트 김의 52번째 편지'에서 "한 주도 거르지 않고 편지를 쓰다 보니 자유인이 된 지 벌써 1년이 됐다. 이젠 고국에도 가을이 와서 단풍이 들었을 것 같고 어머니들은 김장을 하고 겨울 옷을 준비하며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겠지요"라며 조국에 대한 강한 그리움을 나타냈다.

그는 "이맘 때가 되면 길가에서 파는 따끈한 군고구마며 구수한 군밤, 뜨거운 단팥이 들어 있는 바삭바삭한 붕어빵은 향수를 더해준다. 불에 살짝 구어진 찹쌀떡이 든 단팥죽도 잊을 수 없다"고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렸다.

이어 "이 곳에도 이민을 많이 오셔서 한국에서 먹던 것을 거의 모두 사 먹을 수있지만 재료의 원산지가 달라서 그런지 한국에서 먹던 맛과는 아주 다르다"며 "생선도 맛이 달라 고향생각이 더 간절하다. 인간도 귀소본능 동물이라 나이가 들수록 고향을 잊지 못하는 것 같다"고 적었다.

지난 1년 동안 매주 써 온 `로버트 김의 편지'에 대한 느낌도 빠뜨리지 않았다.

그는 "전문작가도 아닌데 주제를 갖고 매주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해 글로 표현할 수 있었던 데는 여러분의 성원과 격려가 큰 힘이 됐다"며 "집에서 할 일 없이 지내는 백수의 두뇌가 활발히 움직이고 긴장해 노년이 무료하지 않게 됐다"고 했다.

편지에선 석방 후 현실과 몸으로 부닥치며 느끼는 좌절감도 엿보인다.

로버트 김은 "아무리 나이가 들었다지만 정신건강 만큼은 젊은이 못지 않아 아직 쓸 만한 곳이 있다는 기대감을 버리지 않고 있는데 아직 불러 주는 곳이 없는 것을 보면 착각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착잡한 심경을 털어놨다.

그는 "세상을 뜰 때까지 사람답게 살면서 존경은 못 받을지언정 다른 사람에게 피해는 주지 않고 원망도 듣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며 후회 없는 인생을 마감하려고 한다"는 소박한 각오로 글을 맺었다.
 
1 Comments
홍양표 2006.11.23 08:12  
    로버트 김의 생각과 고국 정서의 그리움은 우리 모두 같겠지요.
  그속에 들어가 보도록 바위님이 올린 글에 감사를 보냅니다.
  우리는 모두 같은 인간이며 그래서 사랑하게 되고 동정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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