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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어(梢魚)-2

이종균 9 1440
초어(梢魚)-2
               


비정한 손길이
섬뜩한 서슬로 난도질해도
토막 난 마디마디가
한사코 꿈틀대는
모진 투혼

정력에 군침 도는 술꾼이
작두 같은 이빨로
우두둑 우두둑 깨물어도
그의 입안을 물고 늘어지는
앙칼진 근성

먹는 자보다 더
소름끼치는
먹히는 자의 마지막 저항.
9 Comments
자 연 2007.04.25 14:07  
  박사님...

초어 -1
올리셨는지요 ?

먹는자 먹히는 梢  치열함 보입니다

언제나 좋은글 맞 뒷 맞길어 좋습니다

백두산 천지연 속엔 空中魚가 산답니다


고맙습니다...
정우동 2007.04.25 18:02  
  목 마르면 물 마시고 모르면 묻는것이 상책인데
여쭈어 답 얻으면 다행이고 없으면 사전 찾는것이 하책입니다.

octopus vulgaris 낙지는
작은 다리가 여덟이어서 小八梢魚라고도 합니다.
그래서 큰 다리가 여덟인 문어는 大八초어라고 합답니다.
정력증강에 좋다고 술꾼들이 마구잡이로 먹는데
낙지가 흡반으로 인후를 막아버리면 숨이 막혀 죽습니다.
그냥 술술 넘어가는 물도 잘 못 마셔 체하면 죽는데
단말마의 악쓰는 낙지한테 걸리면 그 순간에 萬事休입니다.

人(造)間바우님 !
천지연에 空中魚가 산다면
내 뱃속엔 花子魚가 사는데 이를 어찌 하오리까?
노을 2007.04.25 20:15  
  초어가 무슨 고기인지는 모르지만 되게 무섭네요.
열린세상 2007.04.26 00:26  
  혼신의 힘
                  이 종 균

초어(梢魚)가
가슴에 맺힌 먹물을 뿜어낸다.

원자운(原子雲)처럼
소용돌이치는 암흑의 순간
모든 생명은 일시 정지 상태
개벽(開闢)은
그 뒤에 일어난다

화선지 위에
저 먹물을 받아내면
원초적 생명력이 흐르는
한 폭의 묵화

뼈도 없는 몸을 쥐어짜던
너의 혼신의 힘이
거기 배이지 않았으랴.
이종균 2007.04.26 06:38  
  열린세상 선생님께서 올려주신 <혼신의 힘>을
<초어-1>로 하렵니다.

'초어'란
우리 주부님들 가까이에 있는 '낙지'를 말합니다.

관심 보여주신 여러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김형준 2007.04.26 10:35  
  이선생님의 시를 읽다보니
갑자기 낙지를, 특히 산낙지를 먹어서는 안 되겠다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잘리고 또 잘려도 여전히 꿈틀대는 놈을
아무런 의식도 없이 초장에 찍어 씹던 제 모습이
갑자기 부끄러워집니다.

생을 위한 투쟁을 하다가 사람의 뱃속으로 들어가면
어언 잠잠해져 버리는 '초어'

낙지도 생선(魚)이라는 것을
선생님의 시를 통해 배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이종균 2007.04.27 06:26  
  김박사님!

걱정 말고 많이 잡수세요.
어쩌다 눈에 띈
엽기적인 토막살생의 현장을 보고
떠오른 생각을 써봤을 뿐입니다. ^-^  ^-^*
권혁민 2007.04.27 14:29  
  싱싱한 횟살을 도려내는 것은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함이고,살아 꿈틀대는 산낙지를 초장에 찍어 기름장을 찍어 낭군의 입에 넣어주는 처형은 신랑에게 사랑받기 위함이니 나무랄 것 못 되는데.....무고한 생명을.폭행하고 목졸라 죽이고.아!재미삼아 목숨을 끊는 게 인간 말고 또 무슨 동물이 있을까? 
산처녀 2007.04.29 23:43  
  아 낙지가 초어이군요.
초어가 무엇인가 하고 한참 제목을 보고
생각했습니다.
먹고 먹히는 세상을 비유 하신 듯 합니다.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