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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주는 행복의 선물

정영숙 3 1428
여름이 주는 행복의 선물




                                      정영숙

 

 27년의 아파트 생활이 건조하여 작은 한옥으로 이사와 4년을

 살고 있다.

 마치 젊음을 타향에서 보내고 늘그막에 고향의 품속에 안긴 느낌이다.

 도시한복판이라 편리해서 좋고, 저녁이면 지리산 산골같이

 조용해서 좋다.

 그보다 더 좋고 행복한 것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 작은 화단에 물을

 뿌리면서 아기의 얼굴처럼 하루하루 변모하는 꽃들을 만나기 때문이다.

 생전 처음 보는 키다리 나리꽃, 겸손히 고개숙인 백합화, 아침햇살에

 빨갛게 반짝이는 단풍나무, 작년에는 하얀얼굴이 금년에 연보라빛으로

 변한 얼굴 큰 수국, 그 외 작은 여름 꽃, 봄꽃의 사명을 다하고 푸른

 잎으로만 서있는 연산홍,작은 어항의 물고기들, 곧 피어날 것 같이

 입을 벌리며 팔을 펴고있는 여름의 여왕 능소화의 거대한 무리들,

 하얀 피부에 달콤한 향기를 왼종일 풍기는 치자 꽃 등은 신이 여름에

 선물한 사랑하는 내 가족이다. 나는 그 선물과 깨끗이 청소한 마당을

 바라보며 마루 벽에 기대어 책을 읽는다.

 그렇게 찾아도 숨어있던 행복이 상그레 웃으며 나타나 날 보며

 자기의 존재를 알리고 있다. 

     

 

                                2010년6월21일아침

                  http://blog.naver.com/jhemi/55884102
3 Comments
열무꽃 2010.06.23 07:42  
정영숙샘,
central necrosis라는
상인들의 울상과는 달리
도시 한복판 기와집 정원을 가꾸시며
노모와의 행복한 여유를 보여주심
고맙습니다.
능소화와 노래연습 많이 해오세요.
바리톤 2010.06.25 01:35  
정영숙 선생님!
저도 선생님 처럼 살고 싶답니다. ^^
정영숙 2010.06.28 17:34  
댓글을 써주신 김경선회장님 그리고 바리톤님 감사합니다. 제가 아들집에 갔다와서  오늘에야 여기들어왔습니다. 집에 와보니 <능소화>가 피었다가 어제 내린비로 많이 떨어저서 놀랐습니다. 능소화는 꽃송이가 많아서 또 피겠지만 어쩐지 섭섭합니다. 그리고 키다리 나리꽃도 이제 시들어져 가고 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저희 대문을 들어와서 꽃에게 찬사를 보내고 갑니다. 줄것은 없고 꽃의 아름다움이나 나눠가지려고 합니다. 어떤 사진작가가 와서 지금 막 희기한 키다리 나리꽃을 찍어 갔습니다. 17:01그런데 회장님 저는 글쓰면서 가곡을 많이 듣고 하는데 따라 부르기는 어려워요. 함께는 불러도 절대로 능소화 독창은 아닙니더~그리아이소! ㅎㅎㅎㅎㅎ 부탁이 있다면 너무 앞 순서에 넣지 말아주세요. 수고 많습니다. 바리톤님께서 저처럼 살고싶다고 하셨죠? 그리 하시면 됩니다. 이 글과 우리집 사진이 합포만의 아침에 선택되어 올라왔는데 다 그렇게 살고는 싶는데 아파트에 살거든요. 댓글이 줄줄이 ㅎㅎㅎㅎㅎㅎ행복합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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