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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시가 됩니까?

비솔 2 1007
    <이제 우리 고개를 다시 넘자>
                                           


이제 우리 고개를 넘어 가자

까까머리 아이가 개나리 짐 울러메고
등굽은 아버지 따라
고향을 등지고 넘던 길
이 고개 넘으면 서울 가고 춘천 가서
출세하여 다시 오마 한 길

이제 우리 훌훌 털고 고개를 다시 넘어가자

어머니 동구밖까지 따라나와 눈물 한 방울
아들 넘은 고개 따라 올라 눈물 두 방울
까치는 가는 사람 배웅도 하던가
누렁이도 킁킁대며 배웅하던 고개

우리 가진 것 없어도 고개를 다시 넘자

일정시대 아버지 부역나가던 고개
포소리에 쫒기어 피난 가던 길
스므살 누님이 시집살이 떠나던 길

우리 이제 고개를 다시 넘어 고향에 가자

가난한 유학생 월사금 떨어져
타향살이 긴 세월 돈은 안 벌리고
한많은 시집살이 삶에 지친 우리 누님
눈물 반 한숨 반으로 넘어가던 그 고개

우리 이제 웃으며 넘어가자

아버지 따라 넘던 길 아들 데리고
봇짐 지고 걷던 마루턱에 차를 세우고
저 멀리 고향을 손짓해 보자

     

*고향이 시골인 제가 중학교 동창 홈페이지에
  올린 글이랍니다.
  고향엘 가자면 큰 고개를 넘어야 하거든요.
  고개를 넘어 고향을 떠난 지 30년이 넘은 지금,
  그 고향이 그립습니다. 
  요즘 긴 글을 쓰는 것이 구차하다는 생각이 들어
  시를 흉내내보고 있는데 잘 안되는 것 같습니다.

                  04. 4월  조병설


 
2 Comments
김건일 2004.04.28 17:43  
  조병설 선생님 시가 됩니다. 시가 뭐 별다른게 있는가요. 이야기를 짧게 재미나게 의미 깊게 감동적으로 쓰면 시가 되겠지요.
그런데 시는 되겠지만 시가 깔금하게 될려면 될수록 같은 이야기 안해도 될 이야기는 과감히 생략 하시고 꼭 필요한 이야기만 하면 시가 지루 하지 않습니다. 나의 시 눈꽃 사랑도 길게 쓰면 어느 봄날 눈꽃같은 벚꽃이 피었는데 그 벚꽃이 눈송이처럼 지고 바람이 불고 사랑하는 여인이 기분이 나쁜 사연이 있어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게 되는데 사랑하는 여인을 목숨 보다도 더 사랑하는 여인을 보내버린 사나이가 또 다시 봄이 되어 사랑하는 여인과 같이 슬픈 사랑을 나누던 눈꽃 같은 벚꽃이 다시 피면 사랑하는 여인은 보이지 않고 목숨처럼 사랑하는 여인을 애타게 그리워 하였다. 아아 어이 하겠는가. 이 슬픈 사랑을. 이렇게 길게 쓰면 소설이나 수필이 되겠지요.
시는 그 긴 이야기를 대폭 줄여서 한 장면을 사진 찍듯이 선명하게 줄여서 이미지를 만드는 것입니다. 조병설 선생님 줄이는 연습을 하시고 없애도 될 구절을 없애는 생략을 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압축된 시를 쓸 수 있을 것입니다. 나도 처음엔 소설을 썼습니다
비솔 2004.04.29 09:01  
  김선생님 감사합니다.
압축과 생략, 그리고 이미지 형성 연습을 해 보겠습니다.
어쩌면 이런 훈련은 좋은 수필을 쓰는데도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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