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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그 바람 속에

사은 0 1016
그 바람 속에 꽃의 화분(花粉) 묻어 있었다
이룰 수 없는 사랑만큼 아픈 생애
거리를 스치며 낯선 얼굴로 사라진 날들,

자욱히 쌓인 먼지들은 알고 보니
저 화려한 꽃들의 사랑이었다.
아무도 모르게 흩날리던 꽃들의 상처!

살아간다는 것 그 아찔한 삶의 곡예
아는지 모르는지 봄날에 바람은 불어
꽃들의 모진 삶 푸른 하늘가로 날아가고

오늘은 홀가분하게 생의 절반을 울었다.
이룰 수 없는 꽃들의 사랑을 아파하며
내가 바람의 거친 호흡은 아니었어도...

꽃가루 날리며 저 봄이 가면 알알이 맺힐
가을의 풍성한 열매, 그 꽃의 열매 속에
슬픈 내 인생 내력이라도 알아주었으면,

나는 구름처럼 한없이 혼자서 흘러가것다.












20004년 4월 22일 늘 푸른 제주에서 김광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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