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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대한민국 김관식

정우동 0 761
자기 명함을 " 대한민국 김관식" 으로 찍어 돌리던
괴짜시인은 예술의 고장 호남 (지금은 충남 논산)에서 태어난 金冠植 시인이었습니다.

그는 미당에게서 처제인 방옥례여사를 소개받고 목숨을 건 청혼끝에 아내로 맞았으며
가람 이병기 선생으로부터 천재를 인정받아 선생이 강의하던 전북대에 그냥 편입학 할 수
있었고 서울로 와서는 우이동의 최남선 선생댁에 기숙하며 육당이 친히 제자로 밝힐 정도로
사랑을 받았습니다. 시인이 서울상고에서 교편을 잡은것도 육당을 존경하던 이 학교 교장의
특채로 되었으니 이일로 보더라도 시인은 육당이 끼친 덕을 톡톡히 본 것이라 하겠습니다.

어느 해 설날에는 성북동 지훈 조동탁에게 먼저 세배 갔다가 탄로가 나서
샘 많은 공덕동 서정주 시인으로부터 술주전자로 술세례를 받고 매타작을 당할 정도로 천재
였고 어느 출판기념회에 가서는 축사중인 장기영님을 밀치고 자기도 축사한다며 소란 피우고
김동리 조연현 박목월 선생을 대놓고 김군 조군 박군으로 막부르는 괴짜였답니다.

여러 시인과 예술가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성북동도 공덕동도 아닌 가난한 동네 홍은동 산비탈에 지은 그의 집 당호
육모정(六慕亭)은 누구보다도 그가 사랑하고 흠모하여 스승으로 모신
육당 최남선 선생을 기리는 뜻이 담긴 그의 애뜻한 사랑의 표현일 것입니다.

나의 임종은 자정에 오라
가장 소중한 손님을 맞이하듯
너를 위해 즐겨 마중하고 있으마

하고 읊어 쌓더니
그의 예지력이든가 입살이 보살이라더니
그는 서른 여섯의 나이로 요절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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