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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에 실린 박원자 시인의 시

오숙자.#.b. 11 933
전남일보

2004년 4월 26일 월요일

윤달에 산 옷

박 원 자
 
 옷 두 벌 사서
 장롱 위에 얹어놨으니 와서 보거라
 국산은 너무 비싸고 믿을 수 없어
 차라리 안 둘리는 중국산 삼베옷 두 벌
 칠십만원에 샀단다.
 
 오랜만에 만난 언니
 벌써 수의를 준비했다고 자랑하네
 
 알몸으로 왔건만
 무엇이 부끄러워
 돌아가는 날은
 옷을 입고 가려는가
 
 죽기도 서러운데
 살아서도 못 입는
 그리도 비싼 삼베옷을 샀는가
 가는 날이 엄동설한이면
 어쩌려고 삼베옷을 샀는가
 
 ◇박원자.........
 △1955년 무안 출생
 △한맥문학동인회원.광주문협회원
 △현 광주유안초등학교 교사

11 Comments
유랑인 2004.04.30 18:41  
  법정 스님의 무소유가 생각나는 바다님의 귀거래 辯!

가는 사람의 치장 보다는 보내는 이들의 치장이겠죠
유랑인 2004.04.30 18:44  
  광주에 괴물 하나 있는데...  한상섭 이라구,...
그 괴물도 가끔은 가슴 찡한 싯귀를 풀어내곤 하는 데  ...
혹시 바다님 그 괴물 아시는지요?
노래천사 2004.04.30 19:30  
  왜 삼베옷을 준비했을까요? 생을 마감한 후까지도 자신의 생을 책임지겠다는 뜻이겠지요....  후손들의 신세 안지겠다는 뜻이겠지요.......
알몸으로 와서 알몸으로 돌아 갈 수 있는 님 ...  무에서 태어나서 무로 돌아 갈 수 있는 정신 ....    존경합니다
정우동 2004.04.30 20:33  
  박원자 시인의 활발한 창작활동에 경의를 표합니다.

타인의 고통 속에서 왔다가 자신의 고통 속에서 가는게
우리네 인생이라고 어떤 서양 시인이 말합디다려
나서 죽기까지 사는 동안을랑  박 시인께서
남의 아픔을 덜어 주고 남의 기쁨을 보태 주는
좋은 글 많이 많이 맹글어 주며 복밭을 가꾸소서
산처녀 2004.04.30 22:16  
  이생과 저생을 처연하게 표현한 박원자 시인의 글은 우리 모두의 코끝을
찡하게 하는것이였읍니다
누구나 어김없는길을
알몸으로 왔다가 추울때면 어쩌려고/////
톰돌이 2004.05.01 00:15  
  시의바다 박 시인님
바닷가 모래알 집어들듯
선뜻 내어밀면 시가 되시니
참으로 대단 하십니다
축하 드립니다^^
음악친구♬ 2004.05.01 00:24  
  바다님 시가 전남일보에 실려다는 기쁜소식을 듣고 기사를 올려야지 하곤 그만 깜빡~!
자상하신 오교수님께서 잊지 않고 올려 주셨네요

바다님은 우리 홈의 자랑입니다~
맑은유리 2004.05.01 00:43  
  바다님~ 시인이셨네요?...
신문에 글 실린 것 축하드립니다~~  열심히 사시는 모습 보기 좋습니다.

어려선 삶의 저편의 죽음을 무척 두려워 했었지요. 지금도 두려움을 부정하진 않지만 얼마전 친정 아버님이 돌아 가시는 것을 보고 죽음도 삶의 일부로 받아지더군요. 또한 수의를 준비하는 마음의 여유가 부러운 건 저도 나이가 들어가나 봅니다.

평화 2004.05.02 10:40  
  늘 푸른 바다님 축하드려요.*^-^*
길이길이 우리 문학사에 남을 훌륭한 시인이되시리라 믿어의심치 않습니다.
늘 신선하고 순수한 개성 만점인 언니의 시를 읽을적마다
무한한 가능성을 엿봅니다.
날마다 어김없이 떠오르는 태양처럼 언제까지나 빛나시기를 바래요.
자랑스런 언니! 화팅! 화팅! 화팅! 더욱 힘내요.
바다 2004.05.02 22:14  
  그리운 평화!
부끄럽고 감사하고...
계속해서 공부하는 사람이 될게
이명숙 2004.05.05 12:32  
  아! 바다님은 시인이시고 제가가장 존경하는 우리꿈나무들을가르치시는 선생님이셨군요! 아이들이 얼마나 행복할까요! 선생님 시읽고 돌아가신 엄마생각도 나고 이런저런 감정들이 엉켜 눈물이났답니다.좋은시 많이 쓰시고 절  너무 울리지 말아 주세요! 항상 건강 하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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