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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

산처녀 5 868
실크로드

조 성례

고해의 바다에서
평영밖에 할줄 모르는 너는
한번씩 잰 걸음으로 자맥질 할 때마다
실크의 세상을 꿈꾼다

한번 자고 나면 1령 두 번 자고 나면 2령
세 번 네 번 막잠을 자고 나면
환골 탈태하여 내장이 보이도록
청정한 수도자의 몸이다

머리를 360도 회전하면서
입에서 줄줄이 뿜어져 나오는
생의 길라잡이는 또 다른
환골 탈태를 꿈꾸며
하얀 집속으로 칩거를 한다

푸른 뽕잎을 사각 사각 갉아 채운 몸으로
집을 짓는 누에의 몸짓은
햇살비치는 문창호지의
날개가 스치는 음률
밤낮으로 일곱 밤을 자고 새며
비단을 엮어가는 고치
겸허하게
아름다운 여인으로 태어난다 .



 


 
5 Comments
바 위 2006.08.15 09:15  
  햇살비치는 문창호지의
날개가 스치는 음률이다...
사각사각 먹는소리 걷는소리 !


명인 이 괴산계심  이제야  몸짖하네

시절은 여여하여 桑葉 韻 노래하니

처녀 여 겸양지덕 늘 자조자조 펴소서


고맙습니다  @@@
장미숙 2006.08.16 11:13  
  정말 누에의 한 생애는 실크로드의 여정이었어요.
명주실오라기처럼 가느다란 시의 실밥 한 올을 잡아
산처녀형님만의 독창적인 시를 탄생시키심을 축하해요~^^
아름답습니다~~

산처녀 2006.08.16 19:52  
  권 선생님 항상 용기 주셔서 감사합니다.
장미숙님의 글에 댓글에 댓글을 읽다가 문득 새댁시절이 생각났어요 .
실패한 남편을 따라 시골와서 살면서 그 징그러운 벌거지가 돈이 된다고 하니 그리 사랑스러울수가 없더군요.
누에는 내게 많은 힘을 주었지요.
장미숙님 도움 말씀 감사합니다 .
그리고 로드와 길은 같은 용어이면서도 어쩐지 길을 써야 될것 같은 생각에 ㅎㅎㅎ
바다 2006.08.17 23:19  
  산처녀 언니!
 어찌 그리 잘 쓰셨습니까. ㅎ
감탄을 했습니다.
앞으로도 더욱 발전 있기를 빕니다.
산처녀 2006.08.18 00:27  
  어휴 ! 바다 아우님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그저 감사할뿐입니다.
처음부터 문외한인 제게 시를 써 볼수 있는 용기를 주심에
두고 두고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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