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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없이 웃고 있는 "느티나무"

김형준 1 915
"바람으로 떠 다니다 쉬게 해 주는 곳에 머물 겁니다."

어느 모임을 오랫 동안 참석하다가 다시 어깨에 배낭매고
배움을 찾아 떠돌고 있었다.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재능이 많은 사람은 질투의 대상이 되는 법이 아닌가.
나이를 묻지 말자. 팔, 구십이 되어도 질투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사람은 없는 법이니까.

일반 회원이 질투를 하는 것도 문젠데 최고 리더가 그러면
어떻게 될까. 또한 그런 감정을 여러 모양으로 표현해서
상처를 입도록 만들면 말이다. 그것도 자신을 열심히 따르고
존경하는 그런 사람을 고의적으로 아프게 했다면 큰 문제인 것이다.

품어 줄 사람이 그리운 것이다. 너무 작은 공간, 적은 무리와
오랜 기간 있다 보면 서로의 좋은 점, 나쁜 점이 다 보이게 마련이다.
차라리 모르면 좋을 것들도 다 알게 되면 정이 뚝 떨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몸과 마음이 완전히 떠날 수 있으면 참 좋은 데 그게 쉽게 되질 않는다.
사람의 감정은 미움이 생겨도 이미 있었던 사랑이 다 없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애증의 관계가 성립이 되는 것이다.
너무나도 사랑하다가 갑작스런 충격을 받으면 처음에는
'미움'만이 남아 있는 것 같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또 그리움으로
사랑이 찾아 든다.

'그 나이에 안길 품을 찾으려 하지 마세요.
차라리 다른 이들이 밑에서 쉴 수 있는 느티나무가 되세요.'

남이 쉴 수 있는 '그늘'을 만들어 준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인가.
하지만 언제까지나 다른 나무의 그늘에서 쉬려고 해서도 안 될 것이다.
배움이 더 깊어지고, 아픔을 통해 성숙함이 자리를 잡으면
깊은 뿌리를 박고 강인한 생명력으로 크게 자라나야 한다.
크면 클 수록 보다 많은 사람들과 다른 생명체들에 그늘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님은 많은 사람들이 쉴 수 있는 느티나무가 될 겁니다.'

자신도 아직 잘 모르는 것을 상대방은 확신에 찬 소리로 말한다.
'아차! 그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기대고 싶은데, 기댈 언덕이 없을 때 우리는 얼마나 외로운가.
뙤양볓이 기승을 부리고, 높은 습도가 숨을 턱 막히게 할 때 너무도 그리운 큰 나무 그늘.
아이들이 장난 삼아 칼로 이름 새기고, 짓궃게 굴어도 따스히 감싸 안는 나무,
자신을 흉보고, 괴롭히고, 발로 차도 끄덕 하지 않고 그늘을 만들어 주는 나무.
그런 나무가 되란다.

작은 나무는 쉼터가 되기 쉽지 않다.

아직도 여리고, 상처 투성인 작은 미완성물인데도 그는 그렇게 말했다.
무엇을 느꼈던 것일까.

'그래 이제 느티나무가 되자. 남을 위해 그늘을 만들어 주고 말없이 서있는.
눈이 와도, 강풍이 불어도, 태양이 성을 내도, 홍수가 나도
끄덕하지 않고, 어느 누가 와도 싫다고 하지 않는 의젓한 느티나무가 되어야지.'

커다란 나무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어려움들을 이겨내야 한다.
차라리 꺾여버리든지, 시들어 죽든지, 제대로 자라지 못해 잎사귀를 내지 못해도 좋다.
클 때까지 커보고, 그때 죽으면 여한이 없는 것이다.
바람따라 떠돌기만 하는 씨앗은 큰 나무가 될 수 없다.
어느 정도 이곳 저곳 날아다니다간 한 곳에 머물러 움직이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해서 바람이 실어다 준 그 작은 느티나무 씨앗이
옥토에 떨어져 큰 나무가 되기 위한 긴 수련 과정에 들어갔다.
1 Comments
건희예 2008.07.27 09:48  
화들짝 제마음이 보여지는듯 하네요 세상을 청초한 난초처럼 살아 가는것인줄 알았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사람들 무리속에서 나오는 작은 말들에 돌 맞아 아파하기도 포용하며 함께 어우러지는 연습을 한발짝 비켜서서 용서하며 또 포용을  열심히 수련중이기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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