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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인사

노을 6 756
유사 대상포진까지 생긴 걸 보니
저의 연말은 상당히 바빴던 모양입니다.
남들은 연말연시 인사와 덕담 주고받기 바쁜데
그런 사람노릇 하나도 못하고 해를 넘겼습니다.
와중에
뜻밖에 윤 지휘자님으로부터 연하카드가 날라왔습니다.
물론 저한테만 보내주신 것은 아닌 줄 알지만
꼭 혼자만 받아본 것처럼 반갑고 기뻤습니다.
받으면 그렇게 좋은 것을
저는 아무에게도, 아무것도 보내지 못하고 말았으니
참 염치가 없지요.

지난 한 해 돌아보면
내마노로부터 비롯된 즐거운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마산의 김경선 원장님으로부터 받은 '그날'의 악보가 있어서
송월당님, 유열자님과 더불어 여고시절로 돌아간 듯
소리를 맞추며 연습하는 즐거움을 맛보았고
가슴 떨리는 무대 경험도 했습니다.
정태준 선생님이 보내주신 악보 '추심'과 '그날'로 인하여
우리 교회 씨엘 중창단이 병원 위로예배에서 아름다운 화음을 선보였고
음악선생인 우리 후배도 그 악보들을 소중하게 사용했지요.
이종균 선생님께서 보내주신 귀한 책자와
장미숙시인님의 시집도 내마노가 아니었으면 만날 수 없는 기쁨이었어요.

가끔은 문화의 언저리를 빙빙 돌며
그 문화의 주체들인 문화인들을 멀리서 해바라기하듯 바라보며
안면을 익히는 일이 대단한 일을 한듯 즐겁다가도
그런 일들이 갑자기 부질없이 느껴질 때도 있었다는 것을
감히 고백합니다.
 
내마노에서 만난 아름다운 인연들은
그러나 약간의 그런 괴리감을 초월하게 합니다.
생활의 연대감은 없을지라도
가곡의 향기같이  은은하고 맑은 품성을 공통분모로
내마노 회원들은 늘 따숩게 연결되어 있으니 말입니다.

내마노로부터 받은 즐거움과 행복을 깊이 감사드리며
지각 인사로 대신합니다.
정해년 새해 모두모두 좋은 일만 듬뿍 있으시기를 빕니다.
 

   
 
6 Comments
해야로비 2007.01.05 17:16  
  노을님~~복...많이 받으세요~ 
저도, 내마노덕에 좋은분을 만날 수 있음에 행복해 하고 살고있습니다. 
열린세상 2007.01.05 18:22  
  새해에는 건강하시길 빕니다.
김경선 2007.01.05 19:24  
  고향의 언니같으신 노을님,
오늘 제 사무실은 하루종일
박종호의 음성으로
'한량없는 은혜    갚을 길 없는 은혜
 내 삶을 에워싸는 하나님의 은혜
..........................................."였습니다.
노을 2007.01.06 09:31  
  한 두가지는 으례 빼먹는 버릇이 이 글에서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이종균 선생님의 산에 관한 수필을 받을 때의 기쁨
장미숙 시인님의 시집을 읽을 때의 즐거움을 계속 생각하고 있다가
막상 급하게 글 올리면서 빼먹고 말아 정정했습니다.
 
늘 그 자리에 늘 고운 모습으로 계셔주시는 해야로비님
어김없이 어느 분의 글에나 댓글 달아주시는 결고은 마음씨를 대하며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열린세상님 감사합니다. 때때로 자주 닫히는 저의 마음도 열린세상을
닮아 늘 열려있기를 소망해봅니다.

김경선 원장님
내 삶을 에워싸는 하나님의 은혜.....
그 중에 내마노를 알게 하심도
그리하여 원장님을 비롯한 많은 고은 님들을 알게 된
일도 포함되어 있지요.
올해는 꼭 뵈올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건강하세요.
 
장미숙 2007.01.06 12:45  
  시집을 드리면서 많이 부끄럽기도 했는데..
읽으시면서 즐거우셨다니 감사해요.
제겐 새해 첫날..
여고동창 친구가 운명을 달리하는 아픔이 있었답니다.
지난해를 보내며 그 친구를 찾아보지 못한 일이
가장 마음에 걸리는 일로 남아있어 신년 초에 얼른 만나보려
친구에게 어울릴 이쁜 외투를 마련하여 시집과 함께 싸 두고,
자리에 누우신 친정어머니부터 뵙고 왔더니..
"사랑 할 시간이 많지 않다."는 말이 이렇게 가슴을 찌르네요.
다정스런 노을님께선 새해에 웃음으로 전하는 사랑안에
좋은 일로 가득하시길 빕니다~~

규방아씨(민수욱) 2007.01.07 16:38  
  늘 들어도 들어도 좋은말 건강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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