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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이별을 말하지 않았는데

바다박원자 9 1423
아직 이별을 말하지 않았는데

                      박  원  자

아무도 아직
이별을 말하지 않았는데
슬피 울며 내리는 저 가을비
못다 한 이야기가 하늘 아래 가득한데
쇠잔한 담장을 휘감고 있는
담쟁 넝쿨의 붉은 가슴이 젖고
사람의 가슴이 젖고 온 대지가 젖는다
밤이 다 이울 때까지 내리는 비에
임 바라기를 하던 끝없는 상념은
하나씩 너울을 벗고
아무도 아직
이별을 말하지 않았는데
서둘러서 찾아온 이별에
허허벌판 겨울 나무처럼
차디찬 가슴에 가을비를 맞는다

2004.11.11
9 Comments
인애 2004.11.18 03:52  
  찬비 맞아도 사색에 젖을 수 있음은 좋다
바다 시인님 고운날 내내 행복하세요...
오숙자.#.b. 2004.11.18 11:49  
  아무말도 하지 않았는데
찾아오는 이별

아무말도 하지 않았는데
떠나가는 세월

아무말 이라도 하고 또 하면
떠나간 사랑, 세월
다시 찾아 오려나...
바다 2004.11.18 14:11  
  인애님!
찬비 맞아도 사색에 잠길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그 날은 특별한 사색을 할 수 있거든요.

요즘 내마노 합창단에서 눈부시게 활동하시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그런 일은 내 자신과 이웃에 대한 사랑이 없으면 불가능하지요.
계속해서 아름다운 모습 보여 주세요. 감사합니다. ~_~;
바다 2004.11.18 14:15  
  늘 그리운 교수님!
아무도 말하지 않았는데 사랑이 찾아오고
아직 이별을 말하지 않았는데 이별이 왔습니다.
교수님 말씀처럼 아무 말이라도 한다면
떠난 사랑이 돌아오고 지금 곁에 있는 사랑이 영원히
머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늦가을 저녁무렵 내리는 가을비에 제 마음이 그러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장미숙 2004.11.18 19:25  
  가을에는 비가 한 번씩 내릴 때마다
날씨가 많이 추워지면서 겨울을 재촉하는 군요.
찬 비에 젖는 가슴, 가슴~
정스러운 바다선생님의 마음을
한 번 더 울리는 가을비였나 봐요~
산처녀 2004.11.18 21:52  
  가는 가을과 오는 겨울을  어찌그리 표현을 잘하셨는지 //
그렇지요
아무도 이별을 말하지않았어도
계절은 가고 또 돌아오죠
추적이는 차거운 가을비는 사색과함께 겨울을 동반하죠
바다 2004.11.19 16:23  
  장미님!
그 날 찬비에 젖은 가슴에서 그리움이 안개되어 솔솔 피어나더군요
아마 첫눈이 오는 날도 그러하겠지요?
감사합니다.

산처녀님!
가을과 겨울이 배턴타치를 절묘하게 하더군요.
늦가을 찬비로 말입니다. 감사합니다.
우지니 2004.11.19 21:52  
  아름답던 가을이 가을비 따라 슬피우네
가을이 무르익어 갈때
낙엽이 이별의 꿈을 꾸는 줄을 왜 몰랐던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이별의 노래를 하지 않아도
저 화려한 낙엽의 마지막 무대를 우린 보았것만
그저 황홀함에 취해 태평가를 부르는 사이
가을비는 차디 찬 겨울을 남겨두고
비구름속에 가을을 안고 저 높은 곳을 향하여 떠나가네
대지를 눈물로 적시며 저 먼 곳으로..

바다 2004.11.20 11:56  
  우지님!
저보다도 더 깊은 시심을 가지고 계시네요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 아름다운 답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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