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이별을 말하지 않았는데
아직 이별을 말하지 않았는데
박 원 자
아무도 아직
이별을 말하지 않았는데
슬피 울며 내리는 저 가을비
못다 한 이야기가 하늘 아래 가득한데
쇠잔한 담장을 휘감고 있는
담쟁 넝쿨의 붉은 가슴이 젖고
사람의 가슴이 젖고 온 대지가 젖는다
밤이 다 이울 때까지 내리는 비에
임 바라기를 하던 끝없는 상념은
하나씩 너울을 벗고
아무도 아직
이별을 말하지 않았는데
서둘러서 찾아온 이별에
허허벌판 겨울 나무처럼
차디찬 가슴에 가을비를 맞는다
2004.11.11
박 원 자
아무도 아직
이별을 말하지 않았는데
슬피 울며 내리는 저 가을비
못다 한 이야기가 하늘 아래 가득한데
쇠잔한 담장을 휘감고 있는
담쟁 넝쿨의 붉은 가슴이 젖고
사람의 가슴이 젖고 온 대지가 젖는다
밤이 다 이울 때까지 내리는 비에
임 바라기를 하던 끝없는 상념은
하나씩 너울을 벗고
아무도 아직
이별을 말하지 않았는데
서둘러서 찾아온 이별에
허허벌판 겨울 나무처럼
차디찬 가슴에 가을비를 맞는다
2004.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