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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줄..유전..가업을 자식에게 물려준다는것

심우훈 9 967


어찌어찌하여 생업으로 이 직업을 택해서
어쩔수 없이 이 일을 하고 있지만..
자식에게는 절대 이 고생을 되풀이 시키진 않겟다....

대부분의 가장이 최소한 10번이상 마음속으로
맹세하고 또 멩세하는 말일 것입니다..

저도 의료사고 등으로 시달릴 때는 이런 다짐을 수없이 하였지요

돌아가신 아버님은 한평생 공무원 이셨지만.
집안에서는 전기기술자 목수 아이디어맨 이셨습니다..

초인종 소리가 거실에서만 나고 방에서 잘 안들리니까
홈 오토 본체에서 스피커선을 찾아내어서 큰방 문틀을 지나서
안방의 컴퓨터 스피커에 연결하여서 초인종소리가 안방에서 나게하면서
소리 크기도 마음대로 조절하게 만드셨고(73세)

건망증 때문에 화장실 불을 자꾸 켜 놓으니까
화장실 조명등에서 전선을 빼서 화장실 문앞에
꼬마전구가 함께 켜져서 화장실 문을 닫아도
불이 켜저 있는걸 알게 만드셨습니다..(74세)

저도 아버님 피를 일부 물려받아서 제 적성은 공대였습니다.
지금도 .망치,끌,드라이버,줄자를 좋아하여
5m짜리 줄자를 1000원에(중국산) 파는가계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를 못합니다.
그러다보니 내 차에 5m줄자가 2개, 병원에 3개, 집에 4개가 굴러다닙니다.
집에는 2m 짜리 10m 짜리 줄자도 있습니다..

이제는 1000원에 5m 짜리 줄자를 보아도 안 살 자신이 생겼는데........
며칠전 7.5m 줄자를 1000원에 파는 가계를 발견하였고
그 즉시 구입을 하였습니다..
이제는 7.5 m줄자를 3-4개 더 사면 행복하겟는데....
집에 5m짜리가 여러개 굴러다니는 지라. 이걸 살 명분이 별로 없는겁니다.
그래도 며칠후면 참지 못하고 3-4개 더 사게 될것 같습니다..
어디다 쓸거냐구요....당연 길이를 재는데 쓰지요 ㅎㅎㅎ
아들놈하고 6m 되는 비단뱀의 길이가 얼마나 긴가 하고
7.5 m 줄자를 뽑아보며 무척 행복했지요^^..
체중은 아나콘다가 가장 많이 나가고 길이는 비단뱀이 제일 길다고 하네요

자식들이 3놈다 모조리 공대쪽으로 진학한다고 합니다.
요즈음에 공대가 인기없는줄 잘 알지만..
저는 기쁜 마음으로 그리 하라고 합니다..
이제야 적성에 맞는 직업을 택할수 있게 되었구나....

소프라노 백00 교수가 제게서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 DVD 를 10일쯤 빌렸다가
어제 저에게 다시 가저왔습니다..
그리고 오늘아침 백00 교수에게서 전화를 받았습니다
"딸이(2세) 라보엠 오페라 DVD 를 틀어달라고 엉엉 울며 졸라요
울음을 멈추게 할 수가 없네요...뮤지컬을 틀어줘도 안되고
라보엠 오페라만 틀어달라고 하네요 ..
그냥 그 dvd 사야겟네요 좀 구해주셔요 돈 부쳐드릴께요.."

백00 교수의 딸은 제가 몇번 본적이 있습니다.
아직 귀저기를 떼지못하고 아장아장 걷는 어린 아이이지만..
노래만 나오면 아주 놀라울 정도로 집중을 하고 좋아하더군요
백00 교수의 딸은 커서 틀림없이 성악가 가 될것 같습니다..
아니면 오페라 연출자 작곡가.....
9 Comments
바다 2007.04.11 14:01  
  공감이 가는 글 잘 읽었습니다.
저는 중고등학교 때 음악선생님이 성악을 전공하라고 권유하고
성악을 전공하고자 했던 딸아이를 처음엔 의대 나중엔 치대..
그러다가 딸아이는 고1 담임의 영향으로 정치외교를 전공하더니
방향을 바꾸어 복수 전공으로 사회복지를 전공하게 되었답니다.

지금은 유학대기 중에 있는데 어제는 미국의 대학원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여러 군데 내었으니 앞으로도 더 오리라
믿지만 하고 싶은 성악을 못하게 한 죄가 얼마나 큰지
또 타국에서 언어의 장벽을 완벽하게 뛰어넘어
제 길을 헤쳐나갈 일이 그저 평생 미안함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평생토록 만족하고 행복한 직업으로 후회하지 않을 직업이
과연 얼마나 있을지...
백00 교수님의 어린 딸은 어려서부터 부모가 잘 파악해서
그 애의 적성에 맞는 멋있는 직업을 택해 행복한 삶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권혁민 2007.04.11 14:07  
  저는 심우훈님의 글을 통해서 많은 지식과 지혜를 얻곤하지요.
남들보다 먼저 걸어가신 그 소리의 길.이미 나있는 길보다는 스스로 개척하고 다듬어시며 걸어 가야만 했던 그 외롭고 쓸쓸한 길.힘들고 어려워도 아무도 몰라 주어도 여태껏 걸어왔고 또 앞으로도 계속 걸어 가실 것을 생각하면 많은 후인들에게 후배들에게 교훈과 귀감이 되십니다.일기처럼 푸념이나 넉두리처럼 혹은 수필이나 체험수기 같은 글.- 그 고백이 노래를 통해 글을 통해 흘러나니 님은 선구자이시고 개척자이십니다.진솔한 이야기 아무쪼록 많이 들려 주십시요.감사합니다.
춘우 2007.04.11 14:08  
  제가 대학 다니던 때는 공대생이면 만물박사인줄 알던 시절이였습니다.(70학번)
지금도  공구 Box를  들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져서 교회 식구들에게
전기에서 하수도까지 손 볼 곳이 없는지 광고하고 다닌답니다.

심원장님 글을 보며 잠시 저의 돌아가신 재주가 많으셨던 아버님 모습이 겹쳐지내요.
제가 소질은 물려받았는데 아쉽게도 저는 딸만 둘이라 같이 즐길 사람이 없어서 아버님으로부터 물려받은 공구들이 어디로 갈지 모르겠습니다.

심원장님께 좋은 악보를 받은 지가 몇 달이 지났는데 진도는 "0"입니다.
원장님의 나날이 좋아지시는 소리를 보며  원장님의 음악에 대한 열정을
부러워만 하고 있습니다.

아드님들은 아버지를 닮아 음악을 좋아하는 공학도가 되겠군요.
바다 2007.04.11 14:09  
  진정 쓰고 싶은 이야기가 빠졌군요.
인술을 펴시며 성악가의 길을 걷고 계시는 모습
너무나 멋지십니다.

비록 공대에는 가시지 못했지만 지금 걷고 계시는 길이 귀감이 되고
제 3자가 보기엔 너무나 찬란해 보입니다.
심우훈 2007.04.11 15:39  
  글을 쓴 속마음은 .
..가업을 자식에게 물려주는 것이 좋은 것이다
입니다..
어느 직업이나 남모르는 애환이 있는것이고 그 아픔 고단함 때문에
자식은 부러워 보이는 다른 직업을 (저같으면 ..성악가^^)
하면서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것이 부모 마음일 것입니다.
하지만 제 자식들은 백00 교수의 딸 같은  음악에대한 집중력을
보여준 적이 없습니다..
음악을 전공하는 사람들은 음악가의 피를 타고난듯 하다 라는 겁니다.
취미로 음악을 하고 음악회를 꾸려가다보니
음악을 전공하는 사람들의 어린 자식들을 접촉할 기회가 많은데
백00 교수의 어린 딸과 같은 아이들을 여러번 보았습니다..
그 부모는 우연히 음악가가 된 것이 아니고 그런 유전 형질을 타고난듯하다는겁니다.
부모가 가는길을 자식이 가려고 한다면  유전적 적성이 잘 맞는거구
또 같은 길을 먼저걸어 보았기에 잘 이끌어 줄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공과계로 간다고 하니까 기쁜데...(딸 까지)..
잘 이끌어줄 공과계의 경험이 없어서 걱정입니다.




심우훈 2007.04.11 16:01  
  저는 아버님이 물려주신 공과계의 재능을 시민천문대와 국립과학관의
천체투영실에서 음향 조명 시스탬을 구축하는데 잘 활용했습니다.
배선이나 인풋 아웃풋 개념 ,프리앰프와 메인엠프 스피커와의
출력 조율을 하면서 아버님 생각이 많이 나더군요
바다 2007.04.11 22:18  
  저도 처음엔 가업을 자자손손 이어가고 있는 외국의 경우를
예를 들어서 썼다가 제 딸아이의 적성을 살려주지 못한 죄책감을
써버리고 말았지요.

가업을 자식이 이어받기를 바라는 부모보다
너만은 이 고생하지 말고 다른 길로 가라하는 경우를
 종종 본 적이 있기에...
 그러나 저희 집은 딸아이가 어려운 공부를 하도록 하는 것은
솔직히 말하면 제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받으라는 엄명인지도 모릅니다.
다행히 제 아들과 딸은 아버지가 걷고 있는 길을 존경스러워 하며
그 길로 나아가기를 원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끔은 죄책감에서
 벗어나기도 한답니다.
 심선생님의 아버님은 참 좋은 것을 아들에게 물려주셨군요.
심 선생님의 아들과 딸도 아빠의 좋은 점들을 다 닮지 않고
 누구를 닮겠나요? 아무튼 아름다운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정영숙 2007.04.12 08:47  
  핏줄의 흐름은 하나님이 주신것. 그르기에 좋은핏줄을 타고나야 되는데 그것이 내맘대로 되나요? 우리집은 부모님이 음악을 좋아하시어 교회 성가대도 하셨는데 오빠를 음악을 하면 못산다고 전여 엉뚱한 전공을 시겼는데 결국 오빠는 그길로 가지않고 음악을 하여 부산시립교향악단으로 취직해 있다가 은퇴하고 저 역시 피아노. 내 딸도 다른 전공을 시킬려고 (피아노가 어려워서) 했는데 기여이 피아노 전공으로 졸업하고 또 손녀도 만물박사라 못하는 과목이 없는데 처음에는 바이올린을 배우더니 4학년이 되더니만 할머니 전공한 피아노 하겠다며 또 그 쪽으로 바꾸었습니다. 물론 나는 내 손녀가 내 대를 이어준다는 것이 얼마나 기쁜지 말할수 없습니다. 책도 그랜드피아노도 할머니 것을 물러받겠다고 그대로 놔두라고 합니니다. 그런데 아들이 인생의 후회가 있다면 내가 왜 음악을 전공하지 않고 공대를 갔을까 하는 것이라면 지금도 미련이 있어서 성가대를 하며 앞으로 성악을 배우겠다고 합니다. 그르니까 우리집에는 90%가 음악가. 문학가. 종교인(그르니까 부자하고는 거리가 먼 당신이지만)이지만 행복합니다. 그른 뜻에서 오늘 이글은 대단히 공감이 갑니다.
노을 2007.04.12 09:55  
  저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도 버는 사람이 제일 부럽답니다.
선생님께서는 돈 버시면서 하고 싶은 일도 병행하니 그것 또한
부러운 일입니다. 좋아하는 노래도 부르시고 집안에서나마
공기구 만지는 일도 즐기시니 얼추 다 이루고 사시는 편이지요?
그보다 높으신 연세에 생활의 편리함을 아이디어로 창출해내시는
그 아버님 삶도 존경스럽군요.
살면서 참 피는 못 속인다는 생각 많이 들어요. 내남 할 것 없이...
따뜻한 대물림 이야기 즐겁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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