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연주.감상후기, 등업요청, 질문, 제안, 유머, 창작 노랫말, 공연초대와 일상적 이야기 등 주제와 형식, 성격에 관계없이 쓸 수 있습니다.
단, 영리 목적의 광고성 정보는 금지하며 무단 게재할 경우 동의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기존의 회원문단은 자유게시판으로 통합되었습니다.

오리무중 달마산에서

시와사랑 1 966
오리무중 달마산에서
- 시와사랑-

안개비가 자욱히 내리는
졸음이 가시지 않는 이른 아침
번쇄한 세상사를 뒤로하고
달마선사의 자취를 찾았다.

대지를 적시는 사랑
즐거워하는 초목들
불청객의 발소리에
안개속에 숨어버리는데
고요한 마음으로
가랑비에 얼굴을 싯고
바람에 마음 닦는 나그네

잎새에 맻힌 물방울들
바람에 춤을 추는데
정적을 깨는 산객은
산중 생령들이 미안하고
홀로 가슴에 품은 뜻만
바람에 실어 보낸다.

한치의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와 바위 밭을 헤치면
생과 사의 의미가 가슴에 담겨오고
땅이 하늘인지 하늘이 땅인지
산이 나인지 내가 산인지
알 수없는 안개속
부는 바람에 내가 살아있음을 느낄 뿐

불선봉에 흐르는 구름을 타볼까
이끼에 미끄러지랴
조마조마 오르는 길
산새의 이야기는 즐거운데
산정의 구름은 보이지 않고
자욱한 안개에 세찬 바람만 부는구나.

산의 자취도 바다의 내음도 사라진 산정에
바람속에 한마리의 학이 되어 날은들
유한한 시야에 무엇을 담으랴
산의 마음 내 마음으로 담아
고요히 돌아올 뿐이어라
1 Comments
바리톤 2007.05.03 11:32  
  인생의 맛을 느낄 줄 아는 오랜 연륜과 삶의 깊음을 느끼게 해 주는 글입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