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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에서

최기섭 4 1398
하늘나라.....389회


                    일기장에서           


일기를 쓴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너에 대한 나의 그리움을 쓴다.
너 없는 동안 가슴으로 일기를 쓰고, 또
일기 쓰는 외롭게 설레이는 마음으로 펜을 잡는다.
일기장에는 온통 너에 대한
나의 미칠것 같은 보고픔과 그리움과
억울함과 분노가 있지만,
일기를 쓰는 시간에는 자연히 추모시가 되고
나는 또 울컥 이슬이 젖곤 하지만.
날마다 너를 생각하는 나는
너를 보는듯 한 느낌이 있고.
이렇게 일기을 써야만 단 하루라도 너를 잊지 않을테니까...


이 시간 -
책상앞에 앉아
한가닥 흔들리는 그리움으로
너에 이름을 써 본다.
생년월일도 잊지 않았다.
그리고 엊그제 생일날에는 손수 미역국을 끓이고.
나물 서너가지도 만들어서 올려 놓기도 했다,
숟가락을 올려 놓고
촛불을 켜고 향을 피워 너를 보고 싶어 했다.
향은 항상 똑같은 걸로 피운다.
혹시라도 향냄새가 다르면 못 찾아 올까 봐
해년마다 똑같은 걸로 피워 놓는다.


어디서 오는지 --  너는
언제 왔는지  나는 알 수 없지만.
어쩌면 어디에 앉아  있어도 나는 보이지 않지만.
너는 나를 보고 궁상맞게 산다고 야단을 치겠지.
그건 어쩌면 너의 속깊은 말일테지.
하지만, 나는 알아듣지 못하거든. 다만,
나의 영혼은 너 하나
죽어서도 잊을 수 없다고 향을 피울 때마다
말 해 주잖아.


슬플 때도
힘이 되어 준 너가 있기에.
마음에 샘은 맑게 흐르고
보이는 것은 다 아름답고 예쁘고.
좋은 생각으로 너를 그리워 할 수 있고.
나의 일기장엔
너의 예쁜 미소가.
너를 향한 나의 그리움이
글씨 되어 자리하고, 나는
너를 찾으려 일기장 속으로 산책을 나오고
오랜 날들 내가 그토록 사랑한 너에게
너를 만나는 날부터 부족한 나가 되기 싫었지만.
떠난 뒤에 부족한 생각을 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니.


이제 흐르는 세월은
내 마음 속에서 너랑 같이
흐르는 사람이 되어 살고
때론 울어도 보고
하늘을 보며 원망도 해 보고
하지만,  내 곁에는 어느날 부터 정다운 사람 하나 보이지 않고
저무는 석양을 근심으로 바라 보며.
묵묵히 하늘을 여는 마음으로 너를 그리워 하고
하늘과 별이 잘 보이는 언덕에 앉아 있기도 했단다.
산에 올라 보면
더 가까이 다가오는
하늘을 바라보며 나는 쓸쓸한 자유인이 되어
삶은 지쳐가도
어느 때는 언덕에 오르는
발길은 쓸쓸하게 터벅거려도 아름다운 나의 하루속에
일기장을 열고
조금만 더 살다가
더 많은 일기를 쓰고
나의 흔적은 남기지 말고
너의 흔적을 많이 남기고 가야 한다고
가슴은 아프게 모여서 빛깔도 없는 나의 인생을
다 태우고 혼에 불을 지펴 너 있는 하늘나라로
보내 놓고 내가 가야지.하는 아직은 젊은 생각으로 ........


너의 아홉번째의 생일과
너의 아홉번째의 카네이션과
너의 아홉번째의 기일. -
너의 기일은 내가 제일 울적한 날이거든.
어느덧 아홉번째의 기일이다.
비에 젖은 나의 육신.
가슴은 처절하게 신음하며 사는
나를 보고 있겠지...
그것은 다만. 너를 잊지 않을려는
나의 기본 양심이지만.......................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별들 속에서
                              우린 이 세상에 내려 와
                  인연이란 울타리 안에 갇혀 사랑을 하며 살다가
                  너는 너의 별나라에서 먼저 불러서 간 거잖아.
이런 인연으로 나는 오래동안
너를 그리워 하며 살았고.
나 사는 길
이제는 멀고 낯선 길 일지라도
한가지 소원은, 또
너를 만날 수 있다는 것 그 것 하나. -
2806일째 - 너의 영정을 닦으면서
너을 위한 추모시 2000편을 써서 읽어 주고
여기 차곡차곡 쌓아놓고 너 만큼이나 아끼면서
너로 하여금 내가 사는 지혜를 알고
아무도 오지 않는 나의 가슴속 깊은 빈 집에
항상 너와 함께 하리라고,-
내가 가는 그날까지 일기를 쓰며
너를 그리다가 아무도 모르게 너에 곁으로 가리라.
그날에는 ...
천둥이나 치지 않았으면 ................!!!!!!!!

                                                        20070705 - 최기섭

4 Comments
정영숙 2007.07.06 09:01  
  아내 보낸지 9년이라고요? 이제는 그만 아내를 놓아주세요. 저는 아직 그런 사랑을 못해봐서 그런지 최선생님의 시를 읽을때마나 과연 사랑이란 이토록 괴롭고, 아프고, 그리운 것일까 의문이 갈때가 있습니다. 아마 지금까지 여기에 올린시를 책으로 낸다면 부인 죽고나면 화장실가서 웃는 남자들은 웃기는 사람이라고 하고 여성들은 바로 이런것이 사랑이여라고 하며 가슴깊이 최선생님을 존경할것입니다. 존경합니다. 최선생님!
최기섭 2007.07.06 09:20  
  정영숙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건강하게 잘 계시는지요.
맞는 말씀입니다. 각각 사람들의 생각이 다르고
느끼는 감정이 다르겠지만, 한번의 사랑은 영원한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쉽게 처신할 수 없답니다.저는.....
늘 좋은 말씀으로 가르침 주시니 너무 감사합니다.
시집을 내는것보다  책을 내는것 보다 그냥 마음만 가지고 있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송인자 2007.07.06 10:01  
  최기섭선생님, 대단하시군요.
저는 이 일기장을 처음 대합니다
그래서 읽어 내려가면서
글 속의 주인공이 자식인줄 알았답니다.
아내라고요?
여태껏, 흐르는 세월과 상관없이 오래도록 가슴 속에 남아서
남아있는 자들의 가슴을 후벼파는  대상은 자식 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던터라.....
아내 되신 분은  참 행복한 분입니다.
.
최기섭 2007.07.06 10:16  
  네. 반갑습니다.
송인자 수필가님 !
내마노에 글을 올린지는 얼마 안되어서 저도 아직은 낯설곤 하지요.
그래도 많은분들이 가르침을 주시고 글을 읽어 주시니니까 참 좋습니다.
송인자 수필가님.
바쁘신분 일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수필가님은 많은 글을 써야 하니까
좀채로 시간이 없을텐데 제 글에 대한 느낌을 주셔서 갑사 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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