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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교양소설(向敎養小說)

鄭宇東 0 1396
우리는 교양소설하면
괴테의 빌헤름마이스터의 수업시대와 편력시대를 교양소설의 전범과 대표작품으
로 치고 있습니다. 나는 괴테의 빌헤름 마이스터를 알기전에 이보다 앞서
부제가 교육론인 쟝 자크 루소의 에밀을 먼저 읽었기에 빌헤름과 나탈리에에게
친근하기보다 지금도 에밀과 소피에게 더 친근한 편이 되었습니다.

교양을 지향하는 장르의 소설에는
교양소설, 교육소설, 성장소설, 발전소설등의 개념이 흔히 혼동 혼용되고 있습니다.
인간의 내-외적 성장과 발전을 다룬다는 주제점에서는 공통적이지만
이들이 달성하고저 하는 목표에서는 뚜렷한 차이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교양소설은 주인공의 교양과정을 보편적이고 조화로운 완성단계까지 서술하는데
주인공의 자아형성이란 방향을 분명히 제시하고 있는 점에서
 
발전소설이 주인공의 내면적 성장 과정을 취급하면서도 이상적 목적을 향한 방향
제시가 결여된채 실제적인 삶의 행로만을 묘사하고 있는 점이 교양소설과 다릅니
다. 여기서 우리는 주인공의 자아 발전과정보다 타자인 세계의 분석으로 편향시킨
다면 그 소설은 세계속에서 미처 자신을 발견치 못하는 공간소설에 머무르게 되고
말며 주인공의 체험속에서도 자아의 완성만을 위해 내면분석에 치중한다면
인물소설이 되고 맙니다. 이러한 장르 중 특히 교양 목적을 향한 주인공의 자기형
성을 조장하는 요소가 교육등의 외부의 힘인 경우를 교육소설이라 하며 이경우에
는 성장교양과정을 교육적 측면에서 서술하고 있습니다.

위와 같은 교양소설의 개념에서 비춰 볼때 교양소설은
빌헤름 카이저가 소설의 구조적인 요소와 형식적인 실체를 중심으로 분류한
소설의 장르 중
인간의 전인적 완성을 지향하고 영혼소설을 목표한 인물소설의 원래적원형이며
삶의 과정에서 부딪히는 난제를 해결하는 사건소설의 형식을 취할 수밖에 없으며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전체상을 표현한다는 점에서 공간소설에 가깝습
니다. 요컨데 교양소설은 로타르 쾬에 의하면 결국 공간소설과 영혼소설의 양극
에서 발생한 소설의 부류에 속한다 하겠습니다.

교양소설이라는 용어가 일반화한 것은
독일의 철학자 딜타이가 그의 저서 <슐라이에르마허의 생애>와 <체험의 문학>
에서 이 말을 사용한 후부터입니다. 그는 교양소설이 탄생한 것은 프랑스 혁명에
공감하고 있던 사람들이 J.J.루소의 <에밀>의 영향 아래서 신분제의 틀을 뛰어
넘은 자유로운 인간의 존재방식을 탐구하기 시작하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일반적 개념은 괴테의 <빌헬름 마이스터>를 바탕으로 한 것이지
만, 독일에서는 이런 경향의 작품이 이미 중세 말기에 나타났는데, 볼프람의 서사
시 <파르치발  Parziva1>은 그 하나입니다. 중세 말기의 신비주의자의 내적 고백,
르네상스를 거쳐 바로크 시대의 H.J.C.그림멜스하우젠의 <천치 이야기 Abenteu
erlichen Simplizissimus>(1668∼69), 그리고 18세기의 독일 시민사회 성립기의
계몽사상 등은 J.G.헤르더, W.훔볼트의 人文思想과 함께 독일의 근대 교양소설
성립의 역사적 조건이기도 하였습니다. 괴테는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
에서 주인공 빌헤름이, 귀족사회 ·연극 ·조형미술 등으로 대표되는 예술생활 ·
종교 ·자연관 같은 넓은 교양의 요소와 접촉하게 함으로써 전인간적인 자기형성
을 묘사함과 동시에, 교양 요소의 다면성을 요구하는 근대인의 복잡한 양상을 제
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밖에도 F.슐레겔의 <루신데  Lucinde>(1799), 노발리스의 <푸른꽃
Heinrich von Ofterdingen>, G.켈러의 <녹색의 하인리히  Der gruene Heinrich>
(1854∼55), E.뫼리케의 <화가 놀텐  Maler Nolten>(1932), 그리고 토마스.만의
<마(魔)의 산 Zauberberg>(1924)과  H.헤세의 <유리알 유희 Das Glasperlen
spiel>(1943)등은 독일의 대표적인 교양소설입니다.

그리고, 본고장 독일을 벗어난 이 밖의 지역에서의 교양소설로는
필딩의 톰 존즈, J.J 루소의 에밀, 플로베르의 감정교육, 발자크의 잃어버린 환상
로맹 롤랑의 장 크리스토퍼, 칼라일의 의상철학, 디킨스의 데이비드 커퍼필드,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등이 있으며
우리 한국의 경우에는 박경리(朴景利)의 <토지(土地)>(1969~95, 5부작)는
한국의 격동기속에서 주인공 최서희가 심리적으로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그린 점
에서 교양소설의 범주에 넣을 수 있습니다.
 
교양소설은 제재(題材)를 작가의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경험에서 취하는 수가
많으나, 이것은 자서전이나 사회비판과도 다르고, 현상(現象)을 자기 정신의 성장
과정에 따라 내면적으로 파악하여, 현상 자체에 전인간적(全人間的)인 보편적 가
치를 부여하는 데 특징이 있습니다. 이러한 소설기법은 영국이나 프랑스의 현실적 ·
사실적 소설과는 다른 독일문학의 본질적인 성격의 하나인데, 교양소설에서 묘사
되는 개념적 분위기는 일반 독자에게 지루함과 난해성(難解性)을 느끼게 하는 수
가 종종 있어, 재미가 없다고 속단하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이럴수록 우리는
교양소설을 코란경처럼 MUST BOOK으로서 열심히 더 많이 읽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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