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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의 자화상

화지 9 856
세안을 마치고
맑은 얼굴로 거울 앞에 앉으면
속절없는 여인네 하나 웃고 있습니다.


세월은 어느새 반 생을 돌아
뛰놀던 고향도 동무도 간 데 없건만
먼 산천의 진달래는 피었다 지기를 마흔 다섯번.


제 설움에 겨워 사무치던 날들도
버거운 삶을 안고 몸 부림 치던 날들도
그 흔적을 눈가에 남기고


긴 항해를 마친 후 돌아와 정박한 배처럼
휴식을 남겨둔 여인네가
잔잔이 나를 들여다 봅니다.


사랑마져도 놓아버린 빈 가슴으로
핑그르르
흐려지는 거울앞에서


자신안에 하늘나라를 품은 여인네 하나가
깨끗한 얼굴로
나를 보고 웃고 있습니다
9 Comments
sarah* 2006.09.01 09:38  
  ... "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누이" 처럼...
속깊고  맑은 얼굴로...  연한 듯 질긴 생명력을 잔잔히 드러내고 있군요......
아직도 난... 인간사 다 겪어낸 누이 같은 얼굴로 나를 보기엔... 
내 속의 얼크러진 미성숙한 자아가 자꾸 거울을 흐려 놓네요
이 환한 가을 아침에.....

그래요  화지씨...  우리 가을 여행 가요^^ 
바다 2006.09.01 10:58  
 
 자화상...
 그 정도면 정말 멋진 모습입니다.
삶이 여유로운 사람만이 거울 앞에선 자신을 들여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화지님!
 첨 뵙는데 아름다운 분이시군요.
 글 속에서 님의 얼굴이 마음이 보입니다. ㅎㅎ

반가워요^^*
사랑스런천사 2006.09.01 12:04  
  화지님글은,,정말로 가슴깊이 느껴지는 글이예요~ 항상 내가 생각한부분들을 콕짚어 잘표현하시는게 부러워요~ 내면의 생각을 이렇게표현할수있다는것 용기가 아니가싶습니다, 보통은가슴으로 삭이거나 감추고 사는데 마음을 열수잇는 그마음이 좋아요^^  아~~나도 가을여행떠나고싶어요^^
자 연 2006.09.01 14:23  
  書 화지 맑은얼굴 墨 색이 곱더라니

이 가을 문인마음 콕 찍은 거울속을

가만히 훜쳐 봄도야  9 월탓요 하리라
송인자 2006.09.01 14:56  
  아 ! 마음을 정화시켜 주는 좋은 글입니다.
화지님 멋진 분.^^
해야로비 2006.09.02 01:55  
  하늘나라를 품은 여인네 하나가
깨끗한 얼굴로
나를 보고 웃고 있습니다.

...........부럽습니다.  그 깨끗한 얼굴로 자신에게 웃움을 보낼 수 있는...하늘나라를 품은 여인네......
화지 2006.09.02 10:20  
  귀여운 사라언니, 첨 뵙는데 친근감 가는 바다님, 통통한 미소가 예쁜 천사님,첨 뵙는데 지적이실것 같은 자연님, 이름처럼 인자한 인자언니, 내가 너무 예뻐하는 해총님.ㅎㅎ  감사합니다. 좋은 날들만 되시고 늘 행복하세요
뭉게구름 2006.09.02 15:54  
  박 속 같이 맑고 하이얀 화지님이 떠오릅니다.
어디서 이런 좋은 시가 나오시는지요!  참으로 부릅습니다.
좋은 시로 스스로 미소짓는 화지님 되세요.
화지 2006.09.03 20:27  
  뭉게구름님  격려하시는 말씀 감사합니다.  미소짓는 화지...예쁘네요. 그렇게 더 많이 노력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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