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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가족나들이를 하고

鄭宇東 6 914
세딸과 우리부부 이렇게 다섯 식구가 모두 함께하는 가족나들이는
그동안을 살면서도 채 한손 손가락을 꼽을 정도만큼도 가져보지 못했는데
그래서 가족들의 원망을 듣기에 말문이 막히고 땀을 빼도록 미안합니다.
아직도 살림보다 무거운 부담을 지고 가계까지 꾸려가는
아내가 잠시 쉬고, 시집간 막내 딸이 오고, 놀토 만난 두딸이 합류하여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무이리 백운계곡에 있는
이름 그대로 조성되어 있는 숲속의요정 펜션(www.elfpension.com)으로 갔습니다.

동화속의 이야기처럼
요술나라 치장을 한 뾰족뾰족한 6각탑을 가진 집들이 대부분인데
우리는 공의 반쪽 돔을 가진 아라비아풍의 천정이 높은 집에 여장을 풀었습니다.
잠시 숨을 고르고는 가까운 봉평읍에 있는 이효석문학관을 찾아 나섰습니다.
가는 길에 너무 많이 주차해 있어서 가히 자동차나라라 하여도 좋을 허버나라에
잠시 들렸다가 이효석 선생의 메밀꽃 필 무렵에서 읽은 물레방아터 마을을 지나 
이효석문학관을 탐방할 수 있었습니다.

내색하지 않았지만 은근히 기대해 왔던 곳이기에
전시된 명품이 분명한 만연필로 단정한 필체로 칸을 메운 선생의 육필원고지들과
둘째 따님이 정성스레 선친의 신문기사를 스크랩한 귀중한 자료철과
가산선생의 작품들과 당대의 문학인들의 작품이 고스란히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서재에 놓인 축음기와 피아노로 보아서 선생의 가세를 짐작할 수 있었지만
선생에 대한 가족들의 존경과 사랑과 이해가 각별했음을 읽을수 있었습니다.

전시실을 보고 마당으로 나오니
전시되어 있던 저 중절모를 멋지게 쓰고 안경을 낀 지성적인 용모에
말쑥한 신사복을 차려 입은 신사가 의자에 앉아서,
당신의 옆에 또 의자를 놓아두고, 사진 찍기를 권하길래 그렇게 했습니다.
문학관에 드나들며 본 문학비 전면의 可山李孝石文學碑는
동반문학가로 활동하고 일세를 풍미한 유진오 선생의 명필휘호였습니다.

가까이에 있는 생가를 찾으니 넓은 마당에 꾀나 큰 규모의 기와집이었습니다.
박 대통령의 새마을운동으로 초가지붕이 함석지붕으로 바뀌었다가
기와지붕이 되고 다시 하중때문에 지금은 가벼운 개량기와를 이고 있었습니다.
지난날 철되면 메밀꽃이 하얀 소금을 뿌려 놓은 것처럼 정갈하던 곳이
조용하고 단아하게 살아 온 선생의 생가라면 사색의 터가 되어 마땅하지만
이제는 시도 때도 없이 사철내내
메밀꽃 간판을 내걸고 검은 메밀꽃을 피우고 있는 장사속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6 Comments
달마 2008.04.22 07:17  
님은 부자요
정립은 아닙니다.

섬세함 만한
세월중에 님은 세월닮음이지요..
당간 축하합니다.
거깉 갔더면 좀 도울일이 있었으련만.
조금 눈돌리면 감자꽃 필무럽 찾집을 들렀으면
자칭 이효석님 동생 이규석이란 친구죠.
아마 최 사모님 슬쩍본일도 있었을수도 ?

스테이지 뒤에 보면 정도사님
좋아 하시니는 心垢水不洗 명필이 있지요.
물처럼 가족사랑이 최선입니다...
보기 좋고 부럽습니다...

정 부자님 要 !
고맙습니다.
얌전이 2008.04.22 07:34  
사철 아름다운 곳이지요

모처럼 봄 나들이 하셨습니다

언제나 그 인자하신 모습으로
남다른 가족 사랑과 가장으로서 존경을 받으실줄로 사뢰됩니다
-내마음의 노래-를 위한 헌신적인 노고를 다시 한번 감사드리면서
더욱 거강하심을 기원드립니다 .

저도 가족14명과 한 바퀴 돌았습니다.
열무꽃 2008.04.22 07:44  
정샘가족의 봉평행 봄나들이
감상 잘 했습니다.
저도 소금을 뿌려놓은 듯한 메밀꽃밭은
먼 기억상자 속에 보관하기로 했답니다.
장미숙 2008.04.22 14:16  
서로서로.. 가족에게 시간을 내어주는 일이
사랑이라 느껴집니다.
화창한 이 봄에 봉평 나들이로
가족들과의 행복한 시간을 갖으신 정우동 선생님!
좋은 기억만을 남기시면서 아름다운 추억 간직하세요~
정영숙 2008.04.23 10:14  
가족 나들이는 벗꽃길을 걸어가는 기분일거라 생각됩니다. 자주자주 가족들과 드라이브도 하고 맛있는 김밥도 먹고 하세요. 흔히들 바깥에서 일등인 남편이 집안에서는 꼴등인 분들이 많거든요. 그래서 19세의 어느 유명한 목사님 아들이 아버지를 보고" 아빠가 내 아빠 맞아요? 우리들 데리고 외식한번 했어요?" 하면서 반항을 하여 그때 비로소 앗차! 했답니다. 모처럼 가족 봄나들이 축하합니다. 저도 위의 글을 읽으며 여행 잘 다녀 왔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글.
산처녀 2008.04.30 11:10  
봉평을 마음속에서만 그리워하고 간직하고 있습니다 .
부럽습니다. 밖에서의 섬세하심이 얼마나 가족들에게
좋은 길꾼이 되셨을까 짐작이 갑니다.
그저 행복하십시요라고 전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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