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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는 전화선을 따라.........

바람소리 5 971
냄새는 전화선을 따라.....


약 30년 전의 일..........
우리 형제는 3남2녀의 5남매로 장난과 재치로 언제나 웃으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서로 낄낄거리고 웃으며 골려주기도 하고 탄복할 만큼 지혜가 돋보이는 행동들에 모두가 좋아하는 가족이었습니다.
그 가운데 생각나는 한가지, 전화로서 장난하던 일을 생각해 볼까요.

누구나 외출을 하던지 다른 곳에 있으면 서로 전화를 하지요.
외출을 하게되면 지금처럼 휴대전화가 보편화되지 않았던 시절이라 대부분 공중전화를 많이 사용하였지요.
그러나 우리 식구들의 전화는 평범한 전화방법에서 가끔 장난 한가지가 더 추가되기도 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죄송한 표현이지만 전화를 하다가 신체적인 생리작용으로 방귀가 나오면 "행님 잠깐만 있어 보이소" 하며 송수화기를 엉덩이의 방귀 분출구 쪽에 살짝 갖다 대고 아랫배에 힘을 줍니다.

'뽀오~옹~ '

전혀 변화를 주지 않은 아름다운 음향을 그대로 전화선에 실어 보냅니다.

" 행님, 내 빵구 맛있습니꺼."

" 캬~하~, 니 빵구는 와그리 독하노. 그걸 니나 묵지 나한테까지 주나. 그래 고맙다. 그라고 니 뱃속 썩은거 아이가, 병원에 가봐라."

" 아이구 그래도 행님따라갈라카몬 아직 멀었심더."

우리 가족들은 아마 전화선을 타고 들려오는 방귀소리만 들어도 그것이 어떤 냄새를 풍길지를 아는 사람들이었나 봅니다.
형님과 남동생의 소리가 다르고 누님과 여동생의 소리가 달랐으며, 풀피리소리, 대포소리, 오토바이소리, 차량 소음기 터진 소리, 천둥치는소리 등

그 소리마다 각각 풍겨나는 냄새가 달랐고, 그 다름을 전화선을 타고 들려오는 소리만 들어도 알 수 있는 그 방면의 도사라고 할 수 있는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이었습니다.
제가 밖에서 볼일을 보다가 공중전화를 사용하여 집으로 전화를 하게 되었는데, 집에서 여동생이 전화를 받았습니다.

" 별 일 없나. 어쩌구, 저쩌구............ "

" 오빠야, 지금 어딘데 ? 이러쿵, 저러쿵......... "

이렇게 한참 통화를 하다가 갑자기 저에게 생리적인 가스분출을 요망하는 신체적인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참고 참아, 참을 수 없을 때까지 모았습니다. 그리고는,

" 아참, 니 잠깐만 있어봐라. "

나는 동생이 눈치 못 채게 연막을 피운 후, 슬그머니 그리고 잽싸게수화기를 가스분출구 쪽으로 갖다대고 아랫배에 힘을 주었습니다.

' 쾅 ! '

과연 모아놓은 보람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아폴로 우주선의 발사를 방불케 하는 우렁찬 폭발음이었습니다. 분명히 놀랬을 거야.
나는 흐뭇한 미소를 띄우며 여동생에게 물었습니다.

" 맛있제 ?"

" 오빠야는, 참 내. 그럴줄 알고 코를 막았지. 그래도 지독하다. "

" 집에 가서 한 방 더 주께. 이만 끊는다. "

나는 전화를 끊고 출입문이 없는 공중전화박스에서 나왔습니다. 좀 오래 통화를 한 때문인지 뒤에 3명이 줄을 서 있었습니다.
나는 미안하고 멋 적은 마음으로 가다가 공중전화박스 쪽으로 돌아보았습니다.
그 때 나는 보았습니다.

내 다음차례에 전화할 아가씨가 전화할 생각은 하지 않고 수화기를 들고 서서 입으로 수화기를 훅훅 불고 있었습니다.
무엇 때문일까요.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아마 수화기에 베인 방귀 냄새를 털어 내려고 그랬는가 봅니다.

저는 미안한 생각도 들었지만 웃음이 나와서 견딜 수가 없어 얼른 그 자리를 도망 나오고 말았습니다.

이젠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이름도 모르는 그 아가씨에게 미안한 생각이 드네요. ㅎㅎㅎㅎ...
혹시 그 아가씨가 여기에 들러 이 글을 볼지도 모르겠네요....ㅎㅎㅎㅎ

50이 넘어 아직 그 기능이 예전과 같을런지는 모르겠지만...ㅎㅎㅎ...그 방귀소리의 진동과 냄새를 쳬험하시고 싶은 분이 혹시 계시면 저에게 전화주소서....ㅎㅎㅎ...전화선이 아닌, 무선으로도 가능하지 시험해 보렵니다....ㅎㅎㅎ...
.............건강하시기 빌며...............

5 Comments
바 위 2006.09.05 03:07  
  부럽소 돈 보다도 금 보다도 옥 보다

아 아 아 이런우애 찾아오신 당신을

한양에 초대합니다  가곡교실 오시라


마나님 모시옵고 따님 아들 호위하여

잊히지 않을추억 만들고 안겨주소

산 다는  기막힌 이유를  몸소나눈 가정 아 !!!
화지 2006.09.05 07:18  
  참 예쁜 일상...고운 추억...두고 두고 형제간에 얼마나 이야기거리가 되고 재미있었을까? 상상만으로도 즐겁습니다.  그런 오빠를 가진 여동생이 부럽네요
해야로비 2006.09.05 09:09  
  아주 다정한 오누이와, 형제간의 사랑나눔.....정겹습니다.
50 넘어서의 성능...실험...해 보셨나요?
수패인 2006.09.05 11:03  
  디지털의 홍수를 이루는 요즈음 그나마 내마노에서 아날로그의 향수를
느낍니다.
비슷한 추억 누구나 다 있지요.
노을 2006.09.05 12:03  
  만인환시의 공중전화 박스에서 했던 그 일
지금은 더 쉬워졌겠어요.
개인전화가 다 있으니 말입니다.
관중이 없어서 재미가 없을까요?
재미있는 3남2녀의 우애, 지금도 여전하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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