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쓰는 여자
시를 쓰는 여자
권선옥(sun)
세상을 잘 조각하는 남자라고 그 영혼마저 아름다운 건 아니었다.
깨끗한 시를 쓰는 여자라고 그 생활마저 깨끗한 건 아니었다.
벚꽃에 아지랑이 묻어나는 화사한 봄날 예쁜 강아지를 안고 산사에 나타난 여인
예쁜 암캉아지에게 성욕을 느낀다는 사람은 한 눈을 가리고 그녀를 기다렸다.
그녀의 시는 여전히 깨끗하다는 새털처럼 가벼이 하늘을 나는 기억도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처럼 떨어져 늦가을 어디론가 굴러가는 낙엽
그 떨어진 낙엽이 되던 날 풀기 어려운 세상만 읽던 평론가는 그 낙엽을 주웠다.
깨끗한 시를 쓰는 여자는 세상을 다 속일 수는 있어도 짐승을 속일 수는 없었다.
- <문학공간> 10월호 -
권선옥(sun)
세상을 잘 조각하는 남자라고 그 영혼마저 아름다운 건 아니었다.
깨끗한 시를 쓰는 여자라고 그 생활마저 깨끗한 건 아니었다.
벚꽃에 아지랑이 묻어나는 화사한 봄날 예쁜 강아지를 안고 산사에 나타난 여인
예쁜 암캉아지에게 성욕을 느낀다는 사람은 한 눈을 가리고 그녀를 기다렸다.
그녀의 시는 여전히 깨끗하다는 새털처럼 가벼이 하늘을 나는 기억도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처럼 떨어져 늦가을 어디론가 굴러가는 낙엽
그 떨어진 낙엽이 되던 날 풀기 어려운 세상만 읽던 평론가는 그 낙엽을 주웠다.
깨끗한 시를 쓰는 여자는 세상을 다 속일 수는 있어도 짐승을 속일 수는 없었다.
- <문학공간> 10월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