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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쓰는 여자

별헤아림 5 1385
시를 쓰는 여자
권선옥(sun)

세상을 잘 조각하는 남자라고 그 영혼마저 아름다운 건 아니었다.
깨끗한 시를 쓰는 여자라고 그 생활마저 깨끗한 건 아니었다.
벚꽃에 아지랑이 묻어나는 화사한 봄날 예쁜 강아지를 안고 산사에 나타난 여인
예쁜 암캉아지에게 성욕을 느낀다는 사람은 한 눈을 가리고 그녀를 기다렸다.
그녀의 시는 여전히 깨끗하다는 새털처럼 가벼이 하늘을 나는 기억도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처럼 떨어져 늦가을 어디론가 굴러가는 낙엽
그 떨어진 낙엽이 되던 날 풀기 어려운 세상만 읽던 평론가는 그 낙엽을 주웠다.
깨끗한 시를 쓰는 여자는 세상을 다 속일 수는 있어도 짐승을 속일 수는 없었다.

- <문학공간> 10월호 -
5 Comments
고진숙 2005.10.22 00:31  
  너댓새나 걸려 있는 시 '시를 쓰는 여자'는 방금전까지 팔십 회의 조회를 했으면서도 외롭게 서 있다. 이전의 별헤아림의 시나 그 밖의 글에는 항상 대한 글이 다르게 줄을 잇는 것을 보아 왔다. 이번에는 못 본 체하는 것도 아니고 읽고 그냥 지나가곤 그만이다. 갑자기 별...님의 글이 재미가 없어져서일까.  꽤 많이 읽히었다. 재미가 없다 하면 좀 이해하기에 난삽한 대목들이 비교적 짧은 글(시) 속에 제법 있는데 그것 때문일지는 모른다.
별...님의 시를 읽은 것은 이 사이트 안에서 본 것이 전부이다. 그러나 1십 수 편은 된다. 나도 이 시에 대하여 코멘트하기에 다소 주저 안 한 것은 아니다. 그것은 시의 특성들을 넓게 함축하고 있어서 객관성을 파악하기도 어렵거니와 객관화된 글이 나오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물론 본격적 시에서 굳이 객관성을 요구하거나 주장할 필요도 없고 또 그래서도 안 된다.
일언이폐지하고,  별...의 시는 시상과 소재 선택에서 폭 넓게 다루고 있다. 그러므로 시어들의 다양한 수집에 골몰을 안 해도 저절로 멀리 있는 시어를 끄집어 내게 된다. 그만큼 시인이 시를 써 나가는 데는 덜 고생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시를 쉽게 썼다는 뜻으로 오해가 없어야 한다. 왜냐 하면 시인이 폭 넓게 다루는 데서 얻은 소득이라고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시를 써 나가는 자세도 볼 수 있는데, 착상하고 주제를 잡았으면 과감한 대시를 한다. 조그마한 일에도 주저하는 대부분 시인의 시작 태도와는 차별되게, 거침없이 써 내려간다. 그만큼 내 주장이 강하고 배짱도 보이면서 봐란 듯이 써 내려간다. 이것이 별...의 시작 태도의 특성인지도 모른다.
실제 시의 예를 제시하면서 말하고 싶으나 꼬릿말에서 장황하게 늘어놓는 것은 분명 브레이크가 파열된 차마냥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하는 약점을 보이는 일이다. 꼬릿말에 주어진 스페이스 안에서 한계를 넘지 않도록 이만큼만 써도 될 것 같다.
 
장미숙 2005.10.22 13:19  
  우선 "시 쓰기를 폭 넓게 다루는 데서 얻은 소득.."이라며
시인을 헤아리신 고진숙선생님께 감사드려요.

사람됨을 안타까워하는 저에게 어느 분은
연예인은 그 연기나 보고,
예술가는 그 작품이나 감상하라 하는 식의 말씀을
해 주셨지만 시의 바탕도 문제 의식에서 출발됨을
주지한다면 바른 시안을 갖으신 별..님의 시를
감상하며 제 속이 다 후련했거든요.
권시인님!
풍요의 계절에 좋은 수확 하세요~

고진숙 2005.10.22 22:47  
  장미숙 시인의 언급에 대해 관심을 높게 표명합니다. 시를 쓰는 진통에서 모든 논란이 시작되고 또 그 점에 모두의 의견이 귀결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어 시인의 애환을 잠시나마 맛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별...님의 '시를 쓰는 여자'는, 타 사이트에서의 반응을 보여 준 내용들이 제시되는 등, 음악 사이트로서는 문학 전문 사이트 못지 않은 회원 문단의 활발한 분위기 조성에 일조를 했다고 봅니다. 장미숙 님의 시를 관심 있게 보겠습니다.
우지니 2005.10.23 23:27  
  별헤아림님 축하합니다.
공간문학지에 시를 5편이나 발표를 하셨군요.
제가 원민이네 집 강남에서 지내다보니 몰랐네요.
너무나 고맙습니다.
별헤아림님께서 요즘 작품활동도 많이하시는 것을 보니 밝은 표정을 보는 듯 하여 반갑습니다.
앞으로 더욱 더 건강하고 문운도 가득하시어 건필하시리라 믿습니다.
별헤아림 2005.10.24 00:35  
  우지니님. 늘 감사합니다.
재색을 겸비한 따님도, 고 깜찍한 원민이도 잘 지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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