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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역습의 명장면

鄭宇東 1 1318
유쾌한 역습의 명장면

ㅡ 철학자의 압도적인 역습 ㅡ

논리가 정연한 철학자와 농담하기 좋아하는 문학가 두 친구가 식당에서 갈비를 뜯고
있었습니다. 자기가 발라 먹고 난 뼈는 으레 식탁아래 자기 발옆에 버리는 것이 관습
이었습니다. 아주 맛 있게 먹고 있는 상대를 놀려 주려고 문학가가 자기가 먹고 버리는
뼈를 슬그머니 상대방의 뼈에 합쳐 놓았습니다.
이윽고 식사가 끝나자 이 사람은 무척 놀란 표정을 지으며
문학가 ㅡ  참 식성이 좋으시군요. 잡숫고 버린 뼈가 이렇게 많으실 줄이야.
그러자 상대편은 매우 겸손하게 대꾸하였습니다.
철학자 ㅡ 원 천만의 말씀을. 저야 말로 노형의 왕성한 식욕에 놀랐습니다.
              그 단단한 뼈까지 다 드실 줄이야.


  ㅡ 예언가의 절묘한 역습 ㅡ

프랑스왕 루이 XI 세는 봉건세력과 투쟁하여 전국을 통일하는 업적을 남겼습니다.
성격이 강직한 그는 불길한 예언을 퍼뜨려 혹세무민하는 예언자를 싫어하여 제거하
기로 하고 그중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사람을 잡아들여 심문하였습니다.
루이왕 ㅡ 예언을 잘 한다는데 사실인가
예언자 ㅡ 예언이 빗나간 적이 었습니다.
루이왕 ㅡ 그럼, 그대 자신의 운수도 잘 알고 있겠군.
예언자 ㅡ 저 자신의 운수는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루이왕 ㅡ 그러면서 남의 운수를 이렇쿵 저렇쿵 하다니 꾀심한지고.
예언자 ㅡ 그러나 나의 운명 한 가지는 확실히 알고 있습니다.
루이왕 ㅡ 그게 무엇이냐
예언자 ㅡ 저는 폐하께서 승하하시기 3일전에 죽는다는 사실입니다.
루이왕 ㅡ (아이구 두야) 뭐라고.
결과적으로 루이왕은 예언자를 죽이지 않고 돌려 보냈습니다. 아무리 미신이라하지만
예언자를 죽인 사흘 뒤에 자기마저 죽는다는 예언은 피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예언자를 없애려다 그의 덫에 걸려 미신의 함정에 빠져버린 형국이 되고 말았습니다.


서양사람들의 흔한 제스추어로 엄지를 치켜 세워 상대방을 가리키면 네 손가락은 자기를
가리키게 됩니다. 그래서 그런 손가락질로 남을 비난하거나 험담을 하면 상대방에게 하나
가면 자신에게 부메랑이 되어 4배로 오는 격이니까 늘 경계할 것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위 두 이야기에서
문학가에 대한 철학자의 어떤 변명도 불허하는 완벽한 반격과
루이왕의 저의에 대한 예언자의 지혜로운 역습과 반전은 읽는 우리들의 기분까지 상쾌
하고 유쾌하게 만들어 주니 나는 이런 고급유머가 오래오래 잊히지 않습니다.
1 Comments
고진숙 2009.10.11 15:35  
매일매일 독자를 불리고 있는
<정우동의 단상(?)>은 이젠 재미의 곡선이 절정을 향해 새순이 무럭무럭 자라듯이 오르고 있습니다.

결국 철학자와 예언가의 지략에 문학가, 정치가(왕)는 추풍 낙엽이라 할 만하군요.
참 재미있습니다.
정우동님은 요 짧은 글을 쓰기까지 어지간히 많은 책을 읽었겠구나 여겨집니다.

한 가지 제언--패배자 문학가, 왕이 재역전하는 글을 어떻게 만들어 볼 수는 없을까 하는 조크 아닌 조크같은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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