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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작 소설 <언제나 미완성> 中에서 ...<5회>

별헤아림 3 998
습작 소설 <언제나 미완성> 中에서
권선옥(sun)

1.악마의 유혹 <5회>

그녀와 악마는 밤으로 가는 전차를 타고, <악마의 성>을 향했다. 그녀로서는 멀리서나마 <악마의 성>을 보기는 했으나 자세히는 알지를 못 한다. 악마와 인간은 섞일 수 없는 다른 족속임을 아는 까닭에.

그녀는 나날이 악마를 그리워하고 마음에 담아 둔 탓으로 <악마의 성>을 향한 그 어떤 동경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저 그 근처를 서성이다 그녀의 공간으로 되돌아가곤 했었다. <악마의 성>이 가까워 올수록 그녀의 마음에 한 울림이 들려 온다. 멀리서 들려오는 바닷가 물결 치는 소리. 이제 곧 헤어질 악마와의 이별이 주는 애틋함에 매달려 우는 소리.
악마는 그녀의 그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말도 없이 무표정하게 있는가 했는데 느닷없이 그녀의 손을 잡아 일으켰다. 그가 가는 곳으로 함께 가자는 몸짓으로. 불안한 악마와 불안한 이끌림. 어두움에 싸인 공간 속에서 성긴 조명들의 불빛마냥. 둘은 말없이 하나가 되어 간다.

<악마의 성>은 더 깊은 어둠이다. 한밤을 지난 고요한 어둠을 따라 둘은 말없이 움직인다. 악마가 지내던 작은 방으로 들어간 그녀는 방문을 잠갔다. 악마가 덮고 자던 실크의 감촉이 그녀의 살갗을 스칠 때마다 느껴지는 그 경이로움과 황홀스러움. 악마와 한 집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매혹적인 그런 순간이었다.

잠시 후 문 두드리는 소리에 문을 연 그녀의 손을 잡고 잠들지 않은 악마가 자기방으로 데리고 들어 갔다. 둘은 방 안에 들어서자 마자 익숙한 몸짓으로 하나가 되었다. 악마의 펄이 섞인 금속성 은회색의 피부 위로 그녀의 벗은 관능적인 육체가 물결처럼 다가간다. 말이 없어도 되는 둘은 베어진 나무 등걸에 걸쳐진 옷자락 마냥 붙어 있었다. 환희와 사랑의 순간들이 빈틈없이 이어졌다 끝난 순간, 정적인 상태에서 흐르는 잔잔한 전류를 타고 시간도 흐른다. 문득 떠오르기라도 한 것처럼 갑자기 악마는 불안한 심사를 감추지 못해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는 둘은 각 방으로 튕기듯이 떨어졌다.

그녀가 누워 있는 방에 악마에게 들어오는 메시지가 난무한다. 오래도록 어지럽게 공간을 날고 있다. 쉽사리 떠나질 않는다. 시간은 흘렀다. 그녀는 오래도록 자존심 없이 날아다니던 메시지들를 소리 없이 그저 짜증스런 표정으로 잡아냈다.
그녀의 느리지만 명석한 두뇌로 힘들여 해독하지 않아도 난수표 같은 진동은 그녀에게 한낱 노리개같은 비웃음으로 처리된다. 이미 다 알고 있는 악마를 재해석할 필요가 없었으므로.

별이 보이는 곳에서

-별이 보이는 곳 -
권선옥(sun)




가라앉는다.




별은 더 높이 뜬다.

더 빨리
더 많이
하늘에 뜬 별들을 헤아려 봅니다.
내 마음에 진 별들도 꺼내 봅니다.

안으로
안으로
팽개쳐진 삶
별이 보이는 곳에서는
버려진 삶도 아름다운 거라고



-계 속 -
3 Comments
뭉게구름 2006.11.09 23:44  
  별헤아림님!
참으로 다재다능 하십니다. <언제나 미완성>이란 소설 중 <악마의 유혹>을 잘 읽고 있습니다. 이곳 회원문단에서 소설을 쓰기 시작하신 것은 처음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끝 부분에 <별이 보이는 곳> 시 한편도 아주 돋보입니다. 새로운 분야로 놀라운 창의성을 발휘하심에 감사를 드리며 더욱 건승을 빕니다.
에버그린 2006.11.10 09:10  
  .... 6회 언제 올리시나요?  ^*^.
별헤아림 2006.11.11 11:03  
  뭉게구름님.
조건 없는 마음으로 늘 밀어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미약한 저에게 든든한 힘으로 격려 주시니, 없는 힘이나마 다독이며
살아야겠습니다. ^^*

에버그린님.
제 머리 속에서 난수표처럼 휘날리다가,
차츰 수열로 공식화되고 있는 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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